[산경e뉴스] 운송 부문은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7%에 달한다. 

강홍석 전주대(탄소나노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
강홍석 전주대(탄소나노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

탄소 배출 제로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2020년 10월부터 총 48대의 수소연료전지(Fuel Cell.  FC)로 구동하는 엑시언트(Xient) 대형 트럭 (FCT)을 세계 최초로 스위스에서 운행을 시작했다.

2024년 6월엔 총 1000만km를 주행하여 FC 트럭의 안전성과 성능을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 

이 트럭에 31kg의 수소 탱크를 장착하면 상응하는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은 72kWh로서 총 중량이 약 34톤 가량인 트럭이 스위스의 산악지대를 총 400km를 주행할수 있다고 한다. 

이는 스위스가 트럭에서 배출하는 탄소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가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기반의 수소 충전 시설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스위스는 2016년부터 에니와(Eniwa) 수력발전소에서 PEM(Polymer Exchange Membrane) 방식의 수전해로 연간 20,000kg의 녹색 수소를 생산, 가까운 수소 충전 시설에 저장한다. 

스위스는 2025년 1월 기준으로 1500개의 수소 충전 시설을 가동중이며 오는 2030년까지 전국적인 수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운행중인 시설에서는 승용차는 700기압으로, 상용차는 350기압으로 기체 상태로 충전할수 있으며 이 때 충전 가격과 시간도 휘발유와 비슷하다고 한다. 

참고로 수소는 매우 가볍고 확산 속도가 커서 가능하면 낮은 압력으로 저장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나 주행거리가 반비례해서 짧아지는 단점이 있다.   

현대자동차가 스위스, 독일 등 유럽시장에 먼저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전기트럭 엑시언트 홍보사진. 한국 시장에는 유럽보다 늦은 2022년 12월부터 출시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가 스위스, 독일 등 유럽시장에 먼저 출시한 수소(연료전지)전기트럭 엑시언트 홍보사진. 한국 시장에는 유럽보다 늦은 2022년 12월부터 출시를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2023년 700기압에서 저장하는 69kg의 기체 수소를 원료로 이용하면 720km를 주행할수 있는 엑시언트 FCT 30대를 미국 캘리포니아에 공급했다. 

CEC(California Energy Commission)는 2025년 1월 31일 기준으로 105 군데의 수소 충전 시설을 컐리포니아주에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이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는 2024년 9월 기준으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 약 100대의 엑시언트를 수출, 공급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처음으로 FCT를 시범 운행한 이래, 오는 2030년까지 10,000대를 운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엑시언트 FCT를 야심적으로 유럽 및 미국 시장에 진출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2024년 10월 아산공장과 평택항을 잇는 왕복 40km 구간에서 처음으로 11톤급 한 대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수소 충전소는 180개소로서 미국 캘리포니아에 비해 단위면적당 훨씬 더 높은 밀도를 자랑하고 있으나 수소저장 용량과 충전 장소의 면적 제한으로 인해 대부분 승용차 충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독일의 다임러 트럭은 2023년 9월에 40 kg의 액화 수소 탱크와 150kW FC를 2개 내장한 GenH2 트럭을 시험적으로 출시했는데 한번 충전에 총 40톤의 중량을 끌고 1047km라는 긴 거리를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사용된 수소는 바이오메탄으로부터 생산된 재생에너지로서 고압의 기체수소 대신 –253도의 저온에서 충전된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액체 헬륨과 액체 질소를 이용한 수소의 액화 기술과 이를 새지 않게 밀봉하는 미국 나사(NASA)의 기술을 채용하여 FC 트럭이 무거운 중량의 화물을 끌고 장거리를 주행할수 있음을 실증한 것이다. 

2024년 11월, 100대의 GenH2 트럭을 추가로 테스트하기 위한 2억3500만 유로의 페가수스(Pegasus) 프로젝트를 독일 정부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러나 수소 경제와 고압 충전 인프라가 아직 초창기인 점에 비춰 유럽의 대형 트럭 제조 회사들은 배터리 전기승용차와 충전 인프라를 공유할수 있는 배터리 전기트럭 (Battery Electric Truck. BET) 상용화에 보다 적극적이다. 

Electric Mobility Magazine에 따르면 BET는 2032년까지 200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휘발유차와 디젤차의 연료 효율은 각각 25%,  40% 정도에 불과하나 배터리 전기차는 95% 이상을 달성할수 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2022년 볼보 트럭은 총 44톤 중량으로 300km의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하는 BET인 FH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24년 9월에는 보다 장거리 디자인을 발표했다. 

전기 모터, 트랜스미션, 뒤 차축을 통합하여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인 e-axle을 채택하여 더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고, 보다 성능이 향상된 배터리와 BMS를 사용하여 한번 충전에 600km 주행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BET에는 벨기에의 Ghent에서 조립되는 삼성SDI의 NCM 배터리를 장착했는데 90kWh의 용량을 갖는 팩을 6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이 조립 공장은 100% 재생에너지(RE100)로 가동된다. 

볼보는 전세계 46개국의 고객에게 3800대 이상을 인도하여 BET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중량으로 대략 1300km 주행이 가능한 내연기관 트럭에 비해서는 주행거리가 아직은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2025년 9월 세계적인 상용차용 동력장치 회사인 ZF Commercial Vehicle Solutions에 따르면, 대형 트럭, 버스 등에 사용되는 'CeTrax 2 Dual'이라는 새로운 전기 구동 모듈을 발표했으며 이를 OEM 방식으로 자동차 회사에 공급한다고 한다. 

이 e-drive는 2024년 4월 베를린에서 열린 BustoBus Trade Show에서 “지속가능상”을 수상했는데 총 44톤의 중량을 견인하며 2개의 800V SiC 인버터, 3단 기어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디젤엔진차와 동일한 크기의 장착 공간을 갖고 있어서 생산 라인을 서로 공유할 수 있으므로 상호간 전이를 보다 쉽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SiC 인버터는 배터리의 직류에서 모터 교류로의 변환에 이용되며 기존의 실리콘 기반의 트랜지스터에 비해 더 높은 변환 효율을 나타낸다.  

포드(Ford)자동차는 CeTrax 2 Dual 기반의 e-drive를 세계 최초로  채택할 예정이며 2025년 말에는 아시아, 북미 시장에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ZF는 전망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2024년 6월 중국 Geely 그룹의 상용차 회사인 Farizon과 새로운 BET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독일의 다임러는 2025년 LFP 배터리를 장착하여 500km를 주행할수 있는 자체 BET인 eActros 600를 출시했는데 특이하게 이 회사는 FCT와 BET를 동시에 상용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BET 트럭은 2025년 ‘올해의 트럭상'을 수상했으며 2024년 10월 기준으로 2000대 이상의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1MW 급의 충전기를 이용하면 20%에서 80% 충전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것 역시 44톤의 중량을 견인하며 4단 기어를 장착하고 400kWh, 600kWh 두 종류의 베터리를 장착할수 있으며 2024년에 총 중량 40톤을 끌고 유럽의 22개국을 거쳐 각각 15,000 km의 시험 주행을 마쳤다고 한다. 

2025년 2월, 미국의 소매회사인 아마존은  200대 이상의 eActros 600을 주문했는데 이는 대형 전기 트럭에 대한 단일 주문중 세계 최대에 해당한다고 한다.  

요약하면, 대형 수송 트럭의 탄소 중립화를 위해 두 가지 서로 다른 방법이 경쟁적으로 상용화 과정에 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 수소기체 기반의 연료전지 트럭인 엑시스를 유럽 및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운행중이다. 

반면, 유럽은 승용차용 배터리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 기반의 트럭에 보다 주력하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 및 독일의 ZF Commercial Vehicle Solutions이 대표적인 예이다.  

흥미롭게도 탄소 제로의 대형 트럭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의 다임러 트럭은 투 트랙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다. 

즉, 2023년부터 장거리 주행을 위해 FCT를 테스트 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술적  난이도가 더 높고 더 비싼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한다. 
디젤 트럭에 견줄만한 장거리 수송을 수행하는데 이 FCT 기술이 언제 상용화될 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2025년부터 LFP 배터리를 이용한 BET를 상업 생산중이다. 

배터리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FCT보다 더 먼저 장거리 주행에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대형 트럭에 대한 2트랙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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