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조 수력발전 사령탑 '한강수력본부'
수력-양수 백업전원 800만kW가 불시 전원사고 대비 항시 대기
한강수력본부가 있는 춘천댐 "전력생산-물관리" 기능까지 수행
수력 8개댐, 양수 7개댐, 건설중인 신규 양수 3개댐 합쳐 8백만kW
동하계 전력피크시 즉각 가동 가능...전력수급 안정에 절대적 기여

[산경e뉴스] 문재인 정부 4년동안 재생에너지 비중은 큰 폭으로 늘었다. 2018년 이후 국내 태양광발전은 360만kW를 넘어섰다.

2015년 100만kW를 처음 돌파한 뒤 2018년 200만kW, 2019년 300만kW, 2020년 360만kW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처음으로 400만kW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정도면 전력규모로 원전 4기에 해당한다.

춘천댐 한강수력본부 봄철 벚꽃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 한창 허드러지게 핀 벚꽃에서 아름다운 위안을 느끼듯 전력이 위기상황으로 급조될 때 수력은 한때 나마 비상전력으로서의 제역할을 다한다. 벚꽃 너머로 한강수력본부가 보인다.(사진=김미정 기자. 지난 4월 촬영)
춘천댐 한강수력본부 봄철 벚꽃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 한창 허드러지게 핀 벚꽃에서 아름다운 위안을 느끼듯 전력이 위기상황으로 급조될 때 수력은 한때 나마 비상전력으로서의 제역할을 다한다. 벚꽃 너머로 한강수력본부가 보인다.(사진=김미정 기자. 지난 4월 촬영)

급증하는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가 가진 태생적 한계, 즉 간헐성 문제가 남아있다.

이들 재생에너지원은 항상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다. 흐린날, 태양광은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풍력발전도 비슷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때 사이좋은 오누이가 수력발전이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메워주는 역할을 100% 재생에너지인 수력발전이 해준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가 국내 수력발전을 총지휘하는 야전사령관임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춘천댐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바로 춘천댐이 수력발전 야전사령관인 한강수력본부가 있는 지휘센터다.

여행을 좋아하는 마니아라면 춘천댐을 벚꽃으로 유명한 명소로 기억할 것이다. 1964년 댐 을 건설했으니 어느덧 마흔일곱살 중년이다.

중후한 느낌의 봄 벚꽃은 춘천댐을 기억하는 또하나의 키워드다.     

우리나라 전원믹스에서 적은 비중이지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 한강수력본부다.

원전 중심의 한수원에서 수력과 양수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정책을 펼친 문 정부는 더 이상의 원전 확대 정책을 중단했다.

문 정부 초기에는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메꿀 전원으로 수력, 양수, 가스복합, 연료전지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신규발전소를 건설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예산 투입 대비 가장 효율적인 백업전원을 찾았는데 결론은 양수발전이었다.

수력발전은 신규창출이 쉽지 않다.            

수력발전은 대표적인 청정에너지로 전력계통의 첨두부하 전력공급원 역할을 한다.
한강수력본부 손영조 차장은 "수력발전은 전기품질 향상 및 전력계통 안정에 기여하기 때문에 주파수 추종운전 능력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전기품질 확보의 핵심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용량 발전설비가 불시정지할 경우 순간 대처능력이 우수하다. 양수발전이 대두한 이유다. 

화력이나 원전 등이 불시 정지할 경우 계획전원에 빠져있는 화력이나 원전을 다시 가동하는데는 최소 10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원전은 30시간, 석탄화력은 13시간, 그러나 수력과 양수발전은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국내 수력발전은 수량이 풍부한 북유럽이나 북남미대륙에 비해 발전량에 있어 전력비상수급 대처 능력이 크지는 않지만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는 데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재생에너지 3대 트로이카, 태양광-풍력-수력발전의 공식이 필요하다. 

춘천댐 전경.7월의 춘천댐은 더위를 피해 온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춘천댐 전경.7월의 춘천댐은 더위를 피해 온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다.

한수원은 화천, 춘천, 의암, 청평, 팔당, 강릉, 칠보 등 8개 댐과 청평, 삼랑진, 무주, 산청, 양양, 청송, 예천 등 7개 양수발전을 가동하고 있다. 한수원은 현재 영동군, 홍천군, 포천시에 3개 신규 양수발전을 건설하고 있다.

수력발전의 순간 공급전력량은 모두 59만kW다. 양수발전은 470만kW다. 5년후 3개의 신규 양수발전 300만kW가 가동하면 수력과 양수 합쳐 800만kW가 넘는 전력을 전력수급 비상시에 가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이 증가한다면 우리나라의 전력수급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하다.   

그 첨두 역할을 수력과 양수가 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현재 경영이 분리되어 있는 수력본부와 양수본부를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헌철 한강수력본부장은 "수력발전은 상시 대기 예비전력 기능을 수행하고 양수는 대용량 원자력, 화력 등장 이후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개발됐다"고 설명하고 "수력은 양은 적지반 적기에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조하고 홍수조절 및 용수조절까지 담보하는 에너지-환경 복합역할을 수행하는 첨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참조>  

한수원은 발전량의 80.3%인 2311만6000kW를 원자력, 나머지 19.6%에 해당하는 530만6000kW를 천혜의 친환경 에너지인 수력(양수)발전에서 얻는다.

정헌철 본부장은 "한강수계 발전용댐들이 다목적으로 활용된다는 것은 서울의 젖줄 한강이 가뭄과 홍수 등 기후변화에 대비한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수력본부가 관리하는 8개 발전용 댐에 저수된 물이 지난해 4월 환경부와 기능조정을 통해  한강수계 발전용 댐의 다목적 활용이 가능해졌다.

발전(發電)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방류했지만 앞으로는 가뭄 또는 홍수 발생 시 물의 활용을 조절하는 물관리 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정부 통합물관리 정책에 맞춰 수자원관리의 일원이 된 한수원은 물관리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수자원관리 전문인력도 양성하여 국가 물관리 정책에 적극 기여할 전망이다.

한수원은 수력발전소를 70여간 운영해 온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수력발전소 노후설비에 대한 성능개선, 용량증대 등 수력발전소 건설, 운전, 정비 등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파키스탄, 조지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북한 노후 수력발전소에 대한 기술이전 및 노후시설 개선을 위한 기초작업을 한수원이 진행중임을 아는 일반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남북 에너지 교류의 최전선에 한수원 한강수력본부가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발전용 댐이라는 신규 수원(水原)이 확보돼 한강수계 댐 관리체계가 개선되고 신규로 발생할 용수 수요에 대처하여 가뭄과 홍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정부의 통합 물 관리 정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이 국가 수자원 관리의 중요한 일원이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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