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와 지난해 홍수물관리일원화 합의해놓고 이번에는 제외
하천관리업무 국토부로부터 이양받아 댐 홍수관리 중요한시점

[산경e뉴스] 새해부터 하천관리업무가 기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일원화됐지만 환경부가 통합물관리추진단을 발족하면서 지난해 물관리 통합 합의를 이룬 한국수력원자력을 배제해 물의를 빚고 있다.

같은 댐관리 업무를 하는 한국수자원공사는 통합물관리추진단에 포함했기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발전용 댐을 다수 운영하며 한강 홍수물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을 배제한 셈이다.

지난해 6월11일 춘천 한강수력본부에서 통합 물 관리 실현을 위한 ‘한강수계 발전용 댐다목적 활용 선포식’이 열리고 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는 하천관리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지난해 12월31일 공포하고 하천업무의 안정적 이관과 홍수기 대비를 위해 통합물관리추진단(총괄단장 환경부 차관)을 5일 구성했다. 

통합물관리추진단은 홍수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홍수대응추진단 △하천관리 일원화 준비단을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했다.

홍수대응단은 환경부, 국토부, 한국수자원공사가 협력하여 홍수기 전인 5월까지 전국의 댐, 하천 취약지점을 전수조사하고 보수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문제는 추진단에 환경부, 국토부, 한국수자원공사가 포함됐는데 발전용댐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배제됐다는 점이다.

통합물관리추진단 조직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가뭄 및 홍수에 대비한 효율적 물관리를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지난해 4월1일 합의한 있다.

당시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기존 발전댐의 효율적인 활용으로 장래 수도권 용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돼 산업부, 환경부 간 물관리기관 협업으로 통합 물관리 정책의 성과로서도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발전용댐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을 산하기관으로 둔 산업부와 홍수조절용 다목적댐을 관리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산하기관으로 둔 환경부가 의기투합한 결과다.

충분한 용수를 담아놓고도 발전용댐으로만 지정돼 홍수 가뭄을 위한 다목적댐으로 활용되지 못했던 춘천댐이 다목적댐 역할을 하게 됐다.

한수원은 지난 4월 기후변화 대비를 위해 북한강수계에 위치한 발전용 댐을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다목적으로 활용한다는 ‘한강수계 발전용 댐의 다목적 활용을 위한 협약’을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와 체결한 것.

한수원-환경부의 협약 이전에는 발전용댐에 저수된 물은 발전 목적으로만 사용토록 해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할 때 물 이용과 홍수조절에 활용이 사실상 어려웠다.

또한 수도권의 추가용수 수요가 계속 증가하나 생수-공업용수를 담당하는 한강수계 다목적댐의 여유물량이 4억㎥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추가 수원 확보가 어려웠다.

그런데 지난해 양 부처간 협약으로 발전용댐을 발전 위주로만 운영하지 않고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새해들어 통합물관리추진단을 발족하면서 한수원을 배제한 것이다.

정헌철 한수원 한강수력본부장은 "화천댐의 경우 댐건설(1944년) 후 76년간 발전 위주로 운영하다가 간헐적으로 홍수가뭄시 활용해 왔으나 앞으로는 평상시에도 다목적댐처럼 운영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화천댐을 다목적댐처럼 운영할 경우, 발전 목적으로만 운영되던 댐의 수위를 현재보다 높게 유지할 수 있어 가뭄시 수도권 지역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하고 추가 수요 발생시에도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강의 화천댐을 남한강의 충주댐과 연계 운영할 경우, 남한강 수계의 홍수조절능력이 증대돼 과거 홍수피해를 경험한 남한강과 한강 하류지역의 홍수피해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한수원이 운영중인 한강수계 댐배치도.

남한강 수계(충주댐 등)의 홍수조절용량 6.3억㎥이 북한강 33.9억㎥에 비해 적어 홍수에 취약, 홍수시 화천댐(북한강)을 활용할 경우 충주댐(남한강) 수위를 낮춰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산업부-환경부는 ▲정부(한강홍수통제소)는 발전용댐의 운영계획과 발전용댐-다목적댐간 연계 운영계획을 수립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운영계획에 따라 수문조작과 발전용댐-다목적댐간 연계운영 ▲화천-팔당댐의 시범운영을 통해 용수공급 및 홍수조절 효과 분석 등에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통합물관리를 위해서는 환경부가 전담하게 될 통합물관리 추진단에 환경부만의  통합이 아닌, 발전용댐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주)이나, 농업용 물을 관리하고 있는 농어촌공사도 추진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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