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산경e뉴스] 지난 18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누설 문제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조사단장으로 발표를 주도한 홍성걸 서울대교수(건축학)는 주민들의 질문공세에 땀을 뻘뻘 흘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전공분야에서는 권위가 있을지 몰라도 원전 특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월성원전 누설은 건축뿐만 아니라 원자로 계통과 방사선, 그리고 폐기물에 대해 설계, 시공, 운영 모든 분야에 경험이 많아야 한다. 

하지만 권위를 내세웠다가 주민들의 질문에 혼쭐이 났다. 이는 원안위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술을 모르는 행정가인 원안위 사무처는 권위로 모든 안전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대표적인 관료적 모습이며 이들에게 규제를 맡긴 원전의 안전이 매우 우려된다. 

당일 주민과 함께 온 언론, 전문가 등의 다양한 참석자들에게서 차라리 한수원에 맡겨 놓는 게 더 일이 쉬웠을지도 모른다. 

원안위가 끼어서 소통도 절벽이고 일도 제대로 잘 안된다는 푸념이 나왔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심각하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사용후핵연료저장조와 차수구조물의 건전성 확보

저장조의 건전성은 누설건전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경주 지진 당시 0.1g를 초과하는 부지지진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운영 중 가만 놔둬도 누설되는데 0.2g 설계지진을 초과하는 지진이 오는 경우 현재의 내진설계강도로 누설건전성이 확보될지에 대한 검토가 전혀 없었다. 

현재 방수도막으로 사용된 에폭시는 점검보수를 강화하겠다고 하나 이는 누설을 전제로 한 구실에 불과하다. 

에폭시는 방사선과 지진에 취약하다. 

전세계 중수로는 이미 누설을 예방하는 조치를 강화하여 내벽을 스테인레스 철판으로 방수막을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냥 가겠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월성원전 건설 이후 중수로의 저장조 설계개념이 사후조치에서 예방적 조치강화로 이미 바뀌었다. 우리나라만 취약한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터빈갤러리 삼중수소 농도관련 대책

공기 중에서 맨홀에 고인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매우 높아 원인규명이 필요했다. 조사단은 공기 중 삼중수소 농도와 물의 농도축적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공기를 오염시키는 삼중수소 유입원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사실 공기중 삼중수소가 고인물에 유입되는 것이 밝혀진 것이었는데 이를 통해 그동안 상당량의 삼중수소가 모르게 대기중으로 꾸준히 또한 새어나갔다는 사실에 대해 조사를 하지 않았다. 

사후조치만 거론하여 주민들의 안전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 

계획적 유출의 경우, 공기 중으로 배출구로 나가는 기체, 액체 방사능에 대해 원안위 뿐만 아니라 주민 개개인에게 사전 통보되는 것이 요구된다.

사용레진수조 누설방지대책

사용된 레진은 방사능을 걸러낸 화학물질이므로 방사능이 높아서 누설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집수조의 경우 철판으로 라이너를 시공하겠다고 했지만 본체 건물의 내면은 에폭시를 보수하겠다고 하여 사후조치를 강화하는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여 누설원인에 대한 보완책이 될 수가 없다. 에폭시 방수막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폭시 대체소재를 개발하겠다고 하는데 개발되어 적용하고 누설이 발생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적용되는 동안 누설되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조치가 될 수 없다.

부지내 삼중수소 감시강화

부지내에서 유의미한 환경 누설이 없었다고 하는 결론은 한마디로 허구에 가깝다. 
얼마가 새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환경에 누설이 없다는 주장은 허망하기까지 한 주장이다. 

바다로 지하수 흐름의 방향이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바다로 흘러가는 것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환경누출이 아닌가? 이해할 수 없는 결론이다.

결 론

이와 같은 조사단의 결론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사후적 조치강화는 이미 누설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 설계사에서 이미 사후조치 개념에서 사전의 예방조치강화를 위해 신뢰도가 높은 철판으로 방수막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설계개념 자체가 바뀌었다. 

이를 두고 볼 때 보다 안전을 중시하는 사업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내벽을 철판으로 공사하는 해외사례는 이미 나와 있으며 공사비 또한 호기당 200억원 규모라고 해도 4개호기 연간 200억원 수준이다. 

한수원의 연구개발비 연간 5000억원에 비하면 이 비용은 조족지혈 수준에 불과하다. 

한수원 가치경영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월성원전 누설대책이다. 

오히려 한수원 보다 사업자적 마인드에 더욱 충실한 듯한 원안위의 무능한 모습에 주민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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