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감축 선도모델-인프라 구축 두마리 토끼 일거양득...COP28, 전기차-태양광-풍력, 기후위기 대응 3대 품목 결의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 달성 위해 전기차 전환 필요 동의...국내 전기차 시장 2012년부터 2배 성장, 2023년 51만 대 보급

가장 현실적인 탄소중립 기반 사업화 대안으로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 구축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일러스트=김미정 기자)
가장 현실적인 탄소중립 기반 사업화 대안으로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 구축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일러스트=김미정 기자)

[산경e뉴스] 요즈음 날씨는 한겨울임에도 초여름 기온에서 갑자기 북극 한파가 몰아쳐 영하 10도로 떨어지기도 한다. 여름에는 연일 30도를 넘나들며 폭염과 열파가 전국을 뒤덮고 기습적인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가 발생해 대규모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킨다. 

한국의 기후변화와 두바이 기후 당사국 총회(COP28) 결의

황우현 서울과기대 교수
황우현 서울과기대 교수

이와 같은 기후위기는 지구온난화가 주요 원인으로 밝혀져 화석연료 사용감축과 에너지전환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12월 13일 두바이에서 폐막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2015년 파리협정 채택 이후 지구 온도상승 1.5도 억제를 위해 2050년 탄소 중립 이행 목표를 재확인했다.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의 주된 사업은 2030년까지 전 지구적 재생에너지 용량 3배 확충, 에너지효율 2배 증대, 원자력 및 탄소 포집 활용저장(CCUS) 등 기술 가속화와 저감장치 없는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기로 결의했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화석연료에 거리 두는 소비자

여기서 주목할 것은 1, 2, 3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구축된 화석연료 인프라 전환의 불가피성이다.

증기기관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주체는 엔진이었고 수많은 공장과 자동차가 등장해 인간과 역할을 분담하며 생산성이 늘어나는 혜택을 보았다. 

산업화와 정보화로 이어진 2, 3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과 통신망 확장으로 일상의 풍요와 편의성 향상의 효과를 거두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을 마주한 소비자는 전기차와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고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직접 생산해 이용하는 등 화석연료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관건은 전기차, 태양광, 풍력발전 생산의 선도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미국, 유럽 국가들이 신기술 확보와 시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산업 3대 주력 품목의 강자, 중국과 유럽의 부상

전기차, 태양광, 풍력발전은 기후위기 대응 3대 주력품목이다. 

중국은 이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2023년 2월 656만 대로 전 세계 전기차의 61.3%이며(SNE리서치), 제조기업도 중국 BYD가 1위이고, 미국 테슬라가 2위, 상하이자동차그룹이 3위, 독일의 폭스바겐이 4위이다.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전망도 올해 말 중국은 155GW로 미국 35GW, 독일 10GW, 한국 2.5GW에 비해 훨씬 규모가 크다.(수출입은행) 

2021년 설치된 신규 해상풍력 21.1GW의 점유율은 중국이 80.2%이고, 베트남 3.7%, 덴마크 2.9%, 네덜란드 1.9% 순이다. 

주력 기업은 2006년에 설립된 상하이 전기가 설비용량 1위, 밍양스마트에너지가 2위로 올라섰고 독일의 지멘스는 6위로 하락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나라 시장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아 국내 시장 기반으로 단기간에 선두기업을 추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나라 탄소중립 목표달성의 우선 승부처

우리나라 CO2 감축 목표량은 2030년 40%인 2억9100만 톤이고 2050년 100%인 7억2760만 톤이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된 원인은 석탄, 석유, 가스 소비시스템과 엔진차이다. 

2022년 한국전력 발표에 의하면 그동안 전력생산은 화력 63.3%, 원자력 27.4%로 COP28에서 제기한 화석연료 전환의 주된 대상이다. 

따라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력생산 체제를 바꾸어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 일 수 있고 전력공급망과 운영시스템을 보완하여 글로벌 선도국으로의 부상이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투입과 기술개발, 인프라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지난 100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석탄, 석유, 가스 공급 인프라를 얼마나 빨리 태양광, 풍력, 바이오, 수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대체하고 엔진차를 전기차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느냐가 승부처다. 

글로벌시장을 선점하려면 COP28 결의 사항 중 기술경쟁력 확보와 사업 가속화가 가능한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설치 확대를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글로벌 선도국의 입지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다. 

2024년 청룡의 해, 기후위기 대응선점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자

이산화탄소 배출원과 인프라를 전면적으로 대체할 경우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에너지전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국가 경쟁력 강화가 늦어질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탄소중립 기반 사업화의 대안은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인프라구축을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글로벌 탄소중립 서비스모델을 강화하는 것이다. 

먼저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전 세계 엔진차 등록 대수가 2020년 14억9000만 대이고 지난 10년간 평균 4%씩 증가했다. 

이것은 COP28에서 제시한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달성을 위해서도 전세계 대부분 국가가 전기차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2022년 2550만 대의 엔진차가 등록되어 있고 그 중 전기차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해 올해 9월 51만 대를 넘어서 시장 잠재력이 확인됐다. 

지난 10년간 전기차 보급과 충전기 설치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전기차의 50% 정도를 급완속 충전기로 신규 구축해야 한다. 

국내 엔진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충전기는 최대 1300만대가 필요하고 해외는 무려 7억 대에 달한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규모는 방대하고 전기차 보급 시장선점과 후방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밝다. 

게다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는 대부분 국가가 50% 내외로 달성이 시급한 현안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중국이나 유럽과 달리 최근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급률은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의 주된 장애 요인은 가격이 엔진차에 비해 아직 비싸고 보조금도 축소된 데다 충전장치 부족과 요금인상, 충전장소 접근성 불편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러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면 전기차 이용은 급격히 늘어날 것이며 부가적으로 자율주행과 신재생에너지 연계 충전, 차량 배터리를 이용한 V2G 사업 등 소비자, 제조기업, 국가적으로도 친환경에너지 수급과 경제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2024년 청룡의 해에는 기후위기 대응과 연관된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지구온난화 해결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황우현교수는 >
■ 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석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데이터마이닝 전공 박사
■ 1986년 9월 한국전력공사 입사 후 30여 년간 스마트그리드-ESS 처장, 에너지신사업단장, 제주본부장, 인재개발원장 등 역임하며 배전자동화, 스마트그리드, ESS, 마이크로그리드, AMI, 전기차충전장치 등 개발 및 구축 총괄
■ 2020년 3월부터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으로 근무하며 육해상풍력사업, 태양광, 전기차충전, RE100, 신재생발전연계 수소 생산 등 제주 CFI구축 기반 조성 
■ 2020년 3월 ~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스마트그리드공학 연구, 강의
■ 2023년 2월 ~ 현재, 대통령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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