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객원 편집위원)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산경e뉴스] 나는 5월을 좋아한다. 5월의 청명한 하늘과 푸른 대지를 좋아한다. 나는 사랑한다. 연둣빛 물결 출렁이는 5월의 숲을 사랑한다. 새들이 노래하고 꽃들이 춤추는 5월을 사랑한다. 
2018년부터 태양광 산업계에 몸담게 되면서는 더욱 5월을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태양광 업계에 5월은 호시절이다.

1년 중 5월은 우리나라에서 햇빛이 가장 좋다. 일사량이 풍부하고 햇빛의 품질도 가장 뛰어나다. 대부분 태양이 작열하는 칠월이나 팔월이 태양광 발전이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5월에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많다. 12월에 비해 거의 2.5배 정도 많다. 이산화탄소도 그만큼 많이 줄일 수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5월이 소위 피크 철이다. 5월에 대한 기대로 힘든 시기를 버틴다는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많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월만 같아라’라는 말이 태양광 업계에 회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찬란한 5월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정부가 5월부터 보상대책 없는 태양광 출력제어를 호남·경남권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태양광 풍력 발전비중이 5%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출력제어가 발생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보급확대 계획에 걸맞은 계통망 보강혁신, 화석연료 발전소 감축, 산업시설·백업장치·에너지효율화 연계 등 효과적인 정책 추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부와 한전에 책임이 있다. 그런데도 근본적인 대책 없이, 적절한 보상대책 없이 태양광 발전사업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날씨가 좋고, 햇빛이 좋고, 발전량이 많은 날부터 출력제어의 목표물이 될 것이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태양광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정책과 조치가 계속되는 속에서 출력제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가 RE100, 탄소국경조정제도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태양광 빅뱅 시대를 준비하고, 태양광을 국가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만 재생에너지를 푸대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태양광 축소에 정신이 없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생에너지 비중 축소(2030NDC 30.2% -> 21.6%), RPS 의무공급비율 하향 조정, SMP상한제 실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기준 강화, 태양광 폄훼(일부의 문제를 구조적인 이권 카르텔 비리 규정), 집권 여당(국민의힘) 태양광비리진상규명 특위 구성, 금감원은행권 태양광 대출 전수조사, 감사원 정부·공공기관 신재생 담당 부서 및 공무원에 대한 감사 실시(작년 9월부터 현재까지), ‘태양광 재활용 사업권’ 태양광과 1도 관계가 없는 환경부 특수관계단체에 제공 등 지난 1년간 정부의 각종 정책과 조치는 태양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에 비해 40% 이상 규모가 축소된 2022년 태양광 시장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제 더는 찬란하고 눈부신 5월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다. 찬란하면 할수록 우울하고, 쨍쨍하면 할수록 짜증 나는 5월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5월의 행복을 빼앗기고 말 것이다. 

2023년 5월, 오늘은 유난히 햇빛이 쨍쨍하다. 눈부신 우울한 심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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