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편집국장

[산경e뉴스] 정승일 한전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막판 제외됐다.

이만섭 편집국장
이만섭 편집국장

당초 전경련 발표 명단에는 들어 있었지만 방미 며칠전인 22~23일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다.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 사장이 윤석열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 

정 사장은 최근 2~3주전부터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였다. 

전기요금 관련, 산업부 주재 회의에 불참한 경우도 있었고 주요행사에 다른 임원이 대신 참석하기도 했다. 

필자도 한전을 출입하기에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해당 출입처에 수차례 묻고 확인도 했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 방미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접하며 올 게 왔구나 직감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가을 국정감사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새정부가 지난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혼란스러울 때 열린 윤 정부 첫 국감에서 정 사장은 여야 의원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새정부에 안정감을 주었다. 

산업부 3대 천재라는 닉네임이 결코 헛된 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그런데 전기요금 인상문제를 두고 새정부와 의견차가 나온 것 같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부 당정 인사의 강압적 태도가 자존심 강한 정 사장을 자극한 것 같다는 평이다.  

새정부는 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인상에 앞서 한전을 필두로 한 에너지공기업의 방만경영 문제를 지적했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임금까지 깎는 각고의 자구책 노력을 주문했다. 

그러나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에 흡족한 답안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가스공사 사장, 산업부 차관을 역임한 정 사장이 못미덥다는 당정 일부 인사들의 의구심도 한 몫 했을 터이다.    

결국 지난 정부 사람들을 정리하자는 것으로 회자정리된 듯하다. 

차라리 이럴 바에야 새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임원들이 옷을 벗는 것이 나을 뻔 했다는 세평이 나오고 있다.

그랬더라면 구조조정 명분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연계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최근 한전이 운영하는 한국에너지공대(켄텍)에 대한 산업부 감사가 집중 진행되고 있는 것도 정 사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정부시절부터 무엇인가 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표적감사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켄텍 감사가 자칫 정 사장 퇴진을 위한 압박카드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산업부 3대 천재" 정승일 사장이 윤석열 정부로부터 '토사구팽' 당하는 형국이라면 참 억울할 것 같다.

그는 새정부 인사검증 과정에서 너무도 청렴해 오히려 의심을 받았을 정도였다. 자존심 하나로 실력으로 살아온 인물이 이런 모양새로 퇴진한다면 국가적으로도 손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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