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편집국장

[산경e뉴스] 한국전기공사협회 제27대 중앙회장 선거가 내일(9일) 치러진다. 

이만섭 편집국장.
이만섭 편집국장.

전국 21개 시도회에서 직접선거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는 기호1번 장현우(남도전기 대표) 후보와 기호2번 감영창(동현전력 대표) 후보가 막판 표심 얻기에 분주하다. 

7일부터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은 오늘(8일) 막을 내린다. 선거 초반에는 정책대결을 중심으로 예전 선거보다는 차분하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한 후보 간 선거가 진행되는 듯했다.

선거 초반 분위기는 제23·24·25대 경북도회장, 안전기술원 이사장 등을 역임한 기호1번 장현우 후보가 전국시도회장단 2/3 이상의 지지선언을 받으며 앞서갔다. 

열세를 느낀 기호2번 감영창 후보측에서는 현 협회 집행부의 오송 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오송 이전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기호1번 장현우 후보가 현 집행부 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호2번의 존재 의미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특정 언론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아예 그 특정 언론은 6번의 시리즈로 협회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선거기간에 내보냈고 선거 분위기는 협회의 발전을 위한 정책 선거에서 네거티브 선거로 변질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거 개시에 앞서 양 후보는 공정하고 바람직한 정책선거를 다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특정 언론은 선거가 종착역을 달릴 시점에 특정 후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아니면 말고 식'의 협회 비판 기사를 줄줄이 내보냈다. 

협회 오송 이전 과정에 상당한 비리가 있고 그 피해는 유권자인 협회 회원들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은 기호2번 감영창 후보의 중요한 선거전략이기도 하다.  

누가 보더라도 그 특정 언론의 기사가 다분히 편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협회를 오래도록 출입하는 언론이 관련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비판을 가장한 '선거용 기사'를 그 특정언론이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공사협회 중앙회장 선거뿐만 아니라 전기공사공제조합 이사장 선거, 전기기술인협회 회장 선거 때마다 그 특정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하여 그 특정 언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바로 직전 전기공사협회 중앙회장 선거에서 그 특정언론은 기호2번 감영창 후보를 적극 밀었지만 현 류재선 회장에게 패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 다시 출마한 감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정론직필, 중도의 입장을 견지해야 할 언론이 특정 선거에 개입하는 일이 지난 10년 넘도록 이어오고 있음에도 전기업계는 넉넉한 품으로 선거가 끝나면 없던 일로 넘어갔다.

모든 언론이 그 특정 언론처럼 선거때마다 개입하지는 않는다. 다만 선거를 비판 중립적으로 보도하려는 입장을 견지하기는 한다. 

그런데 그 특정 언론은 자사 이익을 위해 선거판을 이용하는 듯하다.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어야 광고 수익이 늘어나고 "내가 도와주었으니" 다른 매체보다 광고를 더 많이 주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선거기간이 아닌 평상시 협단체들의 비판 기사를 쓰고 정부 정책에 대해 언론의 비판기능을 유지해온 언론이라면 십분 이해가 되지만 그 특정 언론은 평상시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일이 별로 없다.  

선거 때마다 '나팔수' 역할을 하는 그 언론에 대해 많은 전기공사업계 관계자들은 혀를 내두른다.  

오송 시대를 열며 향후 전기공사업계의 발전 방향을 논해도 모자랄 판에 현 집행부가 오송 이전 과정에서 많은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호도하는 시리즈 기사는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이다.

이번 선거가 그 특정 언론의 바람대로 기호2번 감영창 후보의 승리로 끝난다면 기호1번 장현우 후보 측에서 선거과정 전반에 대한 불공정 시비, 특정언론을 이용한 부정선거 시비가 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특정 후보의 정책을 그대로 베껴 쓰는 이런 부류의 기사가 나가고 그것이 선거에 악용될 경우 분명 어떤 후보는 이득을 얻고 또 다른 후보는 피해를 볼 수 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그랬고 가깝게는 지난 대선에서도 상대 후보를 흠잡고 전 정부를 비판하며 표를 얻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선거하는 과정이야 어떻든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할 문제일까. 선거가 세상을 바꾸는 잔치판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정치에 있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를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부른다. <군주론>을 저술한 마키아벨리에서 유래한 말로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수단은 어떻더라도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논리인데 다분히 반민주적이고 비인도적인 정치 문법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는 전기공사업법 제25조에 근거한 전기공사업 유일의 법정단체다. 협회 설립목적은 ▲회원의 복리증진 ▲전기공사 시공방법 개선 및 기술 향상 ▲품위 유지 ▲국가전력사업 기여 등이다.   

협회는 최근 홈페이지에 오송 이전 과정에서 부정이 존재했다는 특정 언론의 지적에 대해 지난 2일, 6일 해명자료를 공지했다.

그러나 그 특정 언론은 이에 대해 단 한 줄의 기사도 쓰지 않았다. 

협회가 공적인 업무와 회원들의 이익을 공유하는 업무가 존재하는 이상 어떻든 언론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해명했다면 이에 대해 분석하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후속 보도가 나와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그 특정 언론은 이를 쓰지 않았다. 

오히려 선거 2일을 남겨 놓은 7일 비난의 화살을 협회에서 출자한 전기신문, 전기문화대상 선정 문제로까지 확대했다. 이것은 언론으로서의 견제 기능보다는 선거에 다분히 개입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유추할 개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일반 선거와 달리 협회 중앙회장 선거는 협회의 장기적 발전과 회원들의 이익에 복무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 과정이다. 

기자는 출입처의 많은 것을 보고 듣는다. 기자는 내막을 다 안다고 미주알고주알 쓰지 않는다. 그것이 사회에 미칠 영향력, 파장 등을 고려해 사실만을 써야 한다고 기자 초년 시절 배웠던 경험이 있다. 그 배경에는 팩트가 우선해야 한다. 

만약 사실에 입각한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해당 언론사의 이익을 위해, 특정인을 위해 거짓 기사를 쓴다면 언론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잃는 행위다.   

퇴임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류재선 전기공사협회 회장과 오찬을 하며 들은 얘기가 기억난다.

"남들은 회장이 고급차나 타고 다니는지 알지만 국회의원, 관료 경조사 때마다 전국을 다녔다.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 협회 이익을 위해서라면 간쓸개도 다 빼주었다. 그 힘센 국토부와 분리발주 문제를 놓고 싸울 때는 정말 쉴 틈이 없었다."

그렇게 해서 전기공사 분리발주를 법으로 보장받았다. 오송사옥 이전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과정에는 전 정부 실세도 도움을 주었다. 이런 것이 회장의 역할이다. 

7년 전 허허벌판이던 땅이 오늘의 오송단지가 될 것을 미리 알고 당시 90만원대에 구입한 1만3000여 평의 오송 사옥 부지는 현재 평당 가격이 300만원을 넘는다. 

7일에는 한전 정승일 사장이 오송 사옥을 방문했다. 한전 사장이 공사협회를 직접 방문해 시설을 둘러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전언이다.  

이런 일이 비판받아야 할 일이라고 보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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