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e뉴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탈 탈원전 정책으로 합리적인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으로 20대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새정부가 10일 출범한다.  

대통령직 인수위가 3일 발표한 110대 과제를 살펴보면 에너지 부분은 문 정부와 큰 틀의 변화 없이 원전산업 육성만이 불거졌다. 

원전을 활용, 합리적 에너지믹스로 탄소중립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는 에너지안보 차원에서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합리적 조우가 가능할지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에 단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다시 한번 지적하는 바이지만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이고 여전히 크고 작은 원전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국내 가동 원전에 대한 철저한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대선국면에서 잠시 잊혀졌던 원전 안전문제가 다시한번 불거졌다. 

작년 9월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가 지난 4일 2차 조사 경과 및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1차 조사 결과 구조물 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밝혀졌던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와 폐수지 저장탱크(SRT)에 또 다른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작년 9월 발표된 1차 조사 결과 월성 1호기의 SFB 차수 구조물인 차수막과 차수벽이 손상됐고 SFB 벽체 이음부 등에서 누설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차 조사 결과, 월성 1~4호기 SFB의 바닥부 에폭시라이너에서 부풀음과 표면 균열이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1997년 보수를 진행했던 월성 1호기 SFB 남측 외부 벽체에서 누수가 있음을 확인했다. 누수의 원인은 시공 당시 콘크리트 매질을 통해 발생한 균열 때문이었다. 

즉, 사용후핵연료저장조의 바닥부 에폭시라이너, 벽체 콘크리트에는 균열이 발생했고 차수 구조물인 차수막과 차수벽은 손상되었다는 것이다.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담겨 있어 매우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사용후핵연료저장조 곳곳이 균열과 손상 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누수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월성 1호기의 지하수 관측정인 WS-2에서 28,200Bq/L의 높은 삼중수소와 1호기의 터빈갤러리 바닥 침전물에서 감마 핵종이 검출된 이유도 밝혀졌다. 

조사단은 1호기의 폐수지 저장탱크인 SRT의 에폭시라이너 결함 등으로 누설이 발생했고 SRT에서 누설된 오염수가 우수배관을 타고 흐르던 중 WS-2 관측정에 인접한 곳에서 또다시 누설되어 WS-2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2019년 11월~2020년 2월에 진행된 월성 1호기 정기 검사 과정에서 SRT에서의 누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주변의 오염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볼 때 원전 내부라고 하더라도 비계획적 유출에 대한 보고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원전 사고에 대해 아직도 우리나라는 암묵적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원자력, 원전 등 과학지상주의 산물에 대해 일반인들은 접근하지 말고 알 필요도 없다는 과거 권위주의 정치체제에서나 가능한 정치논리가 윤석열 정부에서 만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것이 다양한 방식의 언론통제이든 알아서 감추는 기관이데올로기이든 원전 안전문제는 그 파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늘 촉각을 세워 관찰해야 한다. 

지난 3일 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정책과제에 원자력안전위원회 격상문제는 빠졌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중 원안위를 현재 국무총리 직속기구에서 대통령 직속기구로 격상해 원전 안전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인수위는 이 문제를 슬그머니 뺐다. 

원자력 안전문제를 제대로 펼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원안위가 국내 원전 안전문제를 미국, 캐나다, 프랑스처럼 엄격한 기준으로 적용하면 국내 원전산업계는 상당한 고전을 하게 된다.

원전 안전도를 높임에 따라 운영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고 그럴 경우 원전산업은 재생에너지 산업에 비해 더 이상 저렴한 에너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안위원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지 않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면 이 나라는 가능성이 없는 나라가 분명하다.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새정부는 원전의 합리적 활용을 통한 에너지믹스에 전념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지 여부는 안전문제를 기본 베이스로 했을 때 가능하다.

에너지, 원전 문제만 놓고 보건데 국가와 민족을 위하지 않고 조직과 집단의 이익만을 앞세운 세력들이 늘어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은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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