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터뷰-이종호 한수원 기술본부장

▲ 이종호 한수원 기술본부장이 2월2일 한수원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수원이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핵심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예측진단용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설명하고 있다. <경주=이만섭 기자>

예측정비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활용…자동으로 진단
전체 발전소 설비 상태 IoT 기술 사용…빅데이터 구축
인공지능 빅데이터에 접목…운전상태 데이터 자동 진단
24개 원전 1만6천개 자동 예측진단 빅데이터 구축 완료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면서 원전 정책이 사실상 탈핵 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원전업계에 팽배한 가운데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깜짝 놀랄 일을 터트렸다.

한수원이 세계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핵심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예측진단용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지난 1월초 발표한 것이다. 만약 이 시스템이 한수원 발표대로 정확히 운영된다면 현재 가동중인 24기 원자력발전소 핵심설비 1만6천대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 선제적인 정비가 가능해져 고장을 줄이고 원전 안전성은 더한층 높아질 것이다.

이 패러다임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의 근간으로 내세우는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기에 탈원전 운동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팩트가 될 수도 있다.

한수원은 오는 8월까지 1만6천대 핵심설비 중 240대에 대한 자동예측진단 시스템을 우선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2020년 5월까지 전체 1만6천대 설비에 대해 무선센서 적용, 3D 가상설비 구현을 통한 고장 분석 등이 추가된 자동 예측진단 확대 구축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총 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이 한수원 발표대로 “세계 최초”로 구축 완료될 경우 국내 원전 안전성은 물론, 국내 기술로 수출한 UAE 원전 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체코, 영국, 중국 등 해외 원전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 사업을 처음부터 제안하고 기술적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이종호 한수원 기술본부장을 만나 예기를 들어보았다.

▲자동 예측진단 기술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예측정비는 설비의 상태를 감시하고 비교분석, 평가하여 설비의 결함을 조기에 진단하고 예방하는 활동이다. 자동 예측진단 기술은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이러한 예측정비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자동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개인별 역량이 달라 발생하는 설비진단 수준편차를 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상당히 줄일 수 있고 설비 결함진단을 실시간으로 신속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가. 

해외 원자력발전소 예측진단 시스템을 보면 발전소별, 설비별로 분산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한수원은 24개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발전소 설비 상태 감시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사용하여 온라인과 연계해서 설비들을 통합 진단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즉 빅데이터를 구축한 것이다.

이 빅데이터는 발전소 감시시스템, 진동감시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24개 원전을 통합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빅데이터는 한수원의 운영노하우가 다 들어간 것 아닌가. 이걸 외국에서 도용할 경우 대책은 무엇인가.

그렇다. 자그마한 반응에서부터 사고까지 1만6천여개의 다양한 신호들을 데이터화했기에 당연히 이건 우리의 고유 지적재산이다. 전력산업계에서도 트랙레코드가 중요하다. 이건 돈주고 사고 싶어도 외국의 기업들이 절대 팔지 않듯이 이번에 우리가 구축하는 빅데이터는 모두 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또한 적용되었다고 하는데 어떠한 것인가.

예측진단용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많은 정보들 중에서 설비결함 징후를 잘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이미 효과가 증명된 알고리즘, 즉 서포트 백터머신 등의 인공지능을 빅데이터에 접목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설비의 운전상태 데이터를 자동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4차 산업혁명기술과 관련한 한수원의 기술개발 현황은.

현재 24개 원전 1만6천개 설비의 데이터를 온라인 연계하여 자동 예측진단용 빅데이터를 구축 완료한 상태이며 이 가운데 5종 240대 설비에 대해 올해 8월까지 시범적으로 예측진단용 인공지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5종 설비는 원전의 핵심설비인 터빈-발전기, 고정자냉각수펌프, 충전펌프 등이다.     

▲어느 정도의 인력이 투입되었으며 전담조직은 있는지.

한수원 중앙연구원에 예측진단기술그룹을 발족하여 기술개발 및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5명의 전문가를 투입하고 있고 올 하반기에 착수하는 2단계 기술개발 사업에 대비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확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원전의 안전성 증진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우선 수동으로 분석하던 예측진단이 자동으로 전환되어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설비 결함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24개 원전 설비들을 중앙연구원 한곳에서 집중 감시하여 어느 하나의 설비에 결함이 감지되면 다른 발전소의 유사한 설비가 이러한 결함이 있는지 비교할 수 있다. 이렇게 유사고장 및 결함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함으로써 원전의 안전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동예측 기술을 원전에 접목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원자력발전은 국가기반 사업으로서 정보침해, 해킹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다수의 설비 상태감시 데이터를 온라인 연계하여 빅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사이버 보안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수원은 이러한 장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정보원 및 산업부의 보안성 승인을 받았고 지금은 온라인 연계를 통한 빅데이터 구축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얼마전 4차 산업혁명 기술 워크숍을 개최한 것으로 아는데.

1월3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국내 산학연 전문가들과 워크숍을 가졌다, 이날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관련 선두에 나서고 있는 5명의 교수 특강과 산업혁명 기술을 한수원에 적용하기 위한 패널 토의 등이 있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산학연 기술협력으로 원전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최신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원전 해외수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자동 예측진단 기술 적용 대상설비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20년까지 24개 원전 전체 약 300종 1만6천대 설비에 4차 산업기술을 적용하고 또한 3D 전산설비 모델 개발 등의 추가기술을 적용하는 등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경주=이만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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