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원전 12년간 6,739조Bq 방출

국회 박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을)과 (사)환경과 자치연구소는 22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국내 원전 방사성폐기물 방류량’과 ‘국내 원전 삼중수소 방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지난 12년간 무려 6,739조 베크렐(Bq)의 액체 및 기체 방사성폐기물을 대기나 바다로 배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치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일 방류량으로 평가되는 705조 베크렐의 약10배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국내 원전에서 배출한 기체폐기물의 방사능량은 약 3,906조 베크렐(Bq), 액체폐기물은 약 2,382조 베크렐(Bq)로 총 6,739조 베크렐(Bq)의 방사성폐기물이 대기나 바다로 방출됐다.

이 가운데 월성원전에서 배출된 방사성폐기물양은 국내 원전 전체 약66%를 차지했다. 중수로 노형인 월성원전은 경수로 원전보다 10배 이상 삼중수소를 더 배출하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이 배출한 방사성폐기물 중 삼중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체폐기물의 약 90%, 액체폐기물의 99.9%에 이른다. 삼중수소는 필터로 걸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한수원 자료에서 확인된 2016년 1월~10월까지 인근 바다로 배출된 액체 폐기물배출량은 월성원전 75,555.7m3, 한빛원전 31,636.2m3, 한울원전 26,800.7m3, 고리원전 10,540m3 로 나타났다.

액체와 기체 방사성폐기물 중 삼중수소가 차지하는 비중과 주변 환경으로의 배출이 인근 주민 피폭에 미친 영향은 2015년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월성원전 인근 나아리 주민의 소변 검사결과에서 확인되었다. 5세에서 80세에 이르기까지 조사대상이 된 나아리 주민 모두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었다. 이런 점에서 고리원전 배수구로부터 11km 떨어진 곳의 해수담수화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가 막연한 우려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감기 12년인 삼중수소는 120년 동안 위험하며, 물로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한 장소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바다로 흘러나온 삼중수소는 바닷물에 융합해서 이동을 하고 조류에 따라 움직인다. 해수담수화시설이 있는 바다까지 흘러 올 수 있다. 환경에 배출된 삼중수소는 음식 속에 있는 물이나 음용수, 공기 중으로 흡입하거나 피부를 통해 몸속에 흡수된다.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는 감마선을 내는 세슘이나 요오드보다 2~3배 더 위험하다. 모든 방사성물질이 그렇듯이 삼중수소 역시 안전한 기준치가 없다. 아무리 미량이라도 DNA 분자를 파괴하기 때문에 암이나 유전적 영향, 기형을 유발한다.

국내 원전의 대규모 방사성물질 배출에 대해 박재호 의원은 “현재 원전에서 배출되고 있는 기체 및 액체방사성폐기물에 대한 현행 농도규제를 총량규제로 전환하여 방사성물질의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효선량에 기초한 총량규제로서는 방사성폐기물의 감축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방사성폐기물 배출에 대한 절대총량규제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의원은 “중국발 미세문제는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미래과제다. 마찬가지로 방사성폐기물의 총량규제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향후 중국 서해안에 계획된 다수의 원전에 대한 모범답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철저히 규제해야 중국에게 동일한 규제를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서토덕 (사)환경과 자치연구소 기획실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및 최근 경주 지진발생 등으로 방사능누출사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원전에서 배출되는 방사성물질의 종류, 배출량뿐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의 배출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등 제도적 시스템을 도입하여 원전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어>
-베크렐(Bq) : 방사능 물질이 방사능을 방출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방사능의 국제단위(SI)로 베크렐(Bq)로 표시한다. 종전에는 방사능 단위로 큐리(Ci)를 사용했다.

-삼중수소(3H) : 질량수 3인 수소의 동위원소. T나 3H로 표기한다. 수소폭탄에 사용되며, 화학, 생물, 생화학 연구에서 방사성 추적 물질로도 사용된다. 원자로에서 저속 중성자 충격을 통해 리튬6으로부터 얻어지는 삼중 수소는 방사능 위험성도 갖고 있으며 입자를 흡입할 경우, 폐에서 장기간 발암성 유해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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