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전기 부족해 광역정전 발생했지만 현재는 넘쳐서 문제
태양광 설비 2013년 1.0GW, 2023년 28.9GW 10년간 27.9GW 증가

[산경e뉴스] 전기는 부족해도 문제이지만 넘쳐도 문제다. 

예전에는 전기가 부족해 광역정전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전기가 넘쳐서 광역정전 사고가 날 수 있다. 

전력계통 수요와 공급의 균형 때문이다. 이게 깨지면 광역정전이 발생한다.    

태양광 설비용량,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자료=산업부)
태양광 설비용량,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자료=산업부)

안정적 전기공급은 특정 주파수를 실시간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60헤르쯔(Hz)를 정격전압으로 운영하고 있다.

가정용, 상업용, 산업용 전기수요(부하)가 발전소에서 생산된 발전량(공급)보다 낮을 경우 주파수는 상승하고 높을 경우 주파수는 하락한다. 

주파수가 정격치인 60헤르츠(Hz)를 크게 벗어나게 되면 발전기 연쇄 고장 등으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정전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태양광발전이 급격히 늘어난 문재인 전 정부 이전에는 여름, 겨울철 냉난방 수요 증가에 대비한 공급이 이슈였다. 

이때는 전력수요보다 발전설비가 부족해 발생할 수 있는 주파수 하락 방지에 주력했다. 

정부는 여름, 겨울철 냉난방 설비 사용으로 인한 전기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줄이는 동하계 수급대책을 수립했다. 

전력수요 패턴 비교(2013년/2023년). (자료=산업부)
전력수요 패턴 비교(2013년/2023년). (자료=산업부)

그러나 지난 문재인 정부 에너지전환정책의 영향으로 태양광발전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봄, 가을철 저수요, 고발전이 현안으로 대두한 것이다. 

전력수급 여건이 태양광 증가로 인한 발전원 구성 변화 때문에 변동성이 급격히 증대했다. 

과거 발전원은 예측가능성이 높은 석탄화력, 원전, 가스발전 등으로 구성했다.  

가스, 석탄화력은 연료투입에 따라 출력조정이 가능하며 원전은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는 경직성 전원이다.

반면 태양광 발전은 불확실성이 높다. 기후에 의존해야 하다보니 간헐성 전원으로 분류된다. 

탄소중립, 전원 믹스 변화에 따라 재생에너지가 늘어나고 있지만 변동성이 높아 계통불안정성을 갖고 있다. 

태양광 설비는 2013년 1.0GW에서 2023년 28.9GW로 최근 10년간 원전 28기 규모에 해당하는 27.9GW가 증가했다. 

대폭 증가한 태양광 발전은 기상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며 기존 발전원과 달리 발전량 예측이 어려워 전기공급 불확실성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자가용 태양광은 발전량만큼 전기수요 감소효과가 있으나 이러한 효과가 기상여건에 좌우돼 전기수요 예측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전력부하 개념 설명. (자료=산업부)
전력부하 개념 설명. (자료=산업부)

봄철 전력패턴의 특징은 수요는 연중 최저이나 태양광 이용률은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 있다. 

전기수요가 낮은 봄-가을철, 태양광 발전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된다. 

봄-가을철 전기사용량(소비)는 냉난방부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여름, 겨울철의 65% 수준까지 하락하고 있다. 올해 봄철은  37.3GW로 최저 수요가 전망된다. 작년 봄에는 39.5GW를 기록했다. 

태양광은 여름이 아닌 봄철에 이용률이 최대이다. 

태양광 발전량은 뜨거운 여름에 제일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봄, 가을철에 가장 많다.  

여기에 전력수요가 낮은 봄철, 태양광 이용률의 맑은날(89% 수준)과 흐린날(18% 수준) 편차는 약 71%p(20.5GW 규모)로 매우 높아 수급관리 어려움이 대폭 상승한다. 

우리나라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국내에서 해결해야 하는 계통섬이라는 점 또한 계통운영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유럽 처럼 전기가 모자라거나 남으면 바로 다른 나라에 팔거나 사오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것이 어렵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과잉발전 발생시 모든 발전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석탄화력, 가스발전, 연료전지 등은 즉각 감발이 가능하지만 원전은 즉각적인 감발이 쉽지 않다.

결국 태양광발전을 감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실이다. 

돈 한푼 안들어가는 재생에너지를 감발해야 하는 아이러니가 지금 한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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