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편집국장

[산경e뉴스] 사실상 여당의 참패다. 

이만섭 편집국장
이만섭 편집국장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자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첫번째 국정감사가 다음주 끝난다. 

행정부를 견제하자는 취지의 입법부 잔치였건만 국민의 귀를 즐겁게 해야 할 국정감사가 혐오의 장으로 멀어졌음을 목도했다.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원전 중심으로 재편됐고 이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여당은 가로 막았다.

비교적 점잖게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은 구체적 자료를 근거로 접근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전 정부 탓만 하며 탈원전 이념논쟁으로 국감의 질을 저하시겼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원전업계의 전폭적 지지로 당선됐으니 원전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올바른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원전 산업이 현재 국내 에너지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좀 더 상생의 관점에서 세계적 대세인 재생에너지를 살펴보고 지정학적으로 에너지 고립섬에 처한 한국의 상황을 여야 의원들이 함깨 고민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특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듯 여당의원들은 대통령의 원전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이 확연했다.

지난해 윤 정부 출범 후 열린 국감에서 일부이기는 했지만 국민의힘 의원 중 일부가 보여준 산업위 국감장에서의 날카로움은 올해 찾아보기 어려웠다.    

원전을 당장 없애자고 한 정권은 역대 없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원전 R&D 예산을 일부 줄이기는 했지만 큰폭으로 줄이진 않았다. 

반면 현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혐오하는 것 같다. 그것이 예산편성 과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여야 의원들의 수준이다. 행정부가 무리하게 말도 안되는 예산안을 처리하면 입법부는 여야 간사회의 등을 거쳐 국감장에서 적절히 중재안을 제시하면 되는데 이번 국감에선 이게 아예 불통이 됐다.  

심히 걱정이다. 

결국 욕먹는 쪽은 국회가 아니라 원전 업계가 될 지도 모른다. 오늘날 선진 한국의 기틀을 만든 원전 업계가 상생의 에너지정책을 이끌지는 못해도 욕은 먹어서는 안된다. 

대다수 원전종사자들이 우려하는 것이 이것이다. 정치인들의 탐욕과 이권 때문에 굳건히 성장해온 원전 업계가 더 이상 욕먹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이 뭐라 해도 국회의원들이 더 공부하고 국가장래를 설계하는 자세에 임하도록 하는 대통령의 포용의 리더십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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