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40만kW늘었지만 태양광 153.7만kW 증가 
피크 기여도는 태양광이 우세...산업부 무슨 근거

[산경e뉴스] 이번 여름은 전력수급 관리 측면에서 녹록치 않은 여건이었다. 7월 장마 직후 8월에는 습하고 무더운 날씨로 전력수요가 급증했다. 

8월 평균기온은 섭씨 26.4도(˚C)로 역대 6위를 기록했다. 태풍으로 인한 설비 피해 우려, 9월 초까지 이어진 이상고온 등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 여름 전력수급은 매우 양호함을 견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올여름 원전 최대가동으로 전력수급 안정화를 꾀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과장됐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산업부는 올여름 전력피크 때 원전이 기저 전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신한울 1호기가 가동을 시작한 덕분에 피크 시 발전량(21.9GW), 가동기수(21기) 모두 역대 여름철 최고치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피크기여도(23.4%)도 2016년(23.6%) 이후 최고 실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폭등한 지난해보다도 높았다는 것이다.

140만kW 신한울 1기가 늘었다고 전력수급 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논리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태양광발전의 피크기여도는 지난해 97.3만kW에서 올해 251만kW로 거의 2배인 153.7만kW가 늘어났다. 

원전은 지난해 2050만kW에서 올해 2190.3만kW로 140.3만kW가 늘었을 뿐이다. 

에너지원별 속도로 보면 태양광발전 기여도가 원전보다 더 컸음을 알 수 있는데 산업부는 태양광 얘기는 없고 원전 때문에 올여름 전력수급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과대포장하고 있다.  
지난 여름 전력수요 피크는 8월 7일 오후 17시, 93.6GW로 역대 여름철 전력수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전력수급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피크때는 지난해보다 4.6GW 많은 104.3GW의 공급능력을 확보했다. 

원전, 석탄, LNG, 신재생 모두 공급능력 증가에 기여했다. 

하지만 피크 시점의 실제 발전량을 기준으로 본다면 원전과 신재생은 전년보다 증가한 반면, 석탄과 LNG는 감소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지난해 피크(2022년 7월7일 17시)때는 1.0GW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5GW로 크게 늘었다.

태양광 비중이 커지면서 전력수요의 변동성도 높아졌다. 

2020년에는 17GW 수준이던 태양광 설비용량은 현재 27GW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태양광은 날씨가 좋을 때는 전력수요를 분담하는 효과가 있지만 날씨에 따른 변동성이 크고 예측 가능성이 낮아 수급 관리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다. 

피크를 기록한 8월 7일에도 수도권은 고온다습한 가운데 태양광이 밀집한 호남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발생하면서 태양광 이용률이 낮아지고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높아진 바 있다. 

안정적 수급관리를 위해 재생에너지의 예측 가능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내 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은 약 2700만kW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500만kW는 가정용, 소형 자가발전태양광으로 계획조절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감발이 쉽지 않은 원전은 약 2500만kW가 가동하고 있다.  

여름, 가을철 태양볕이 최고도로 좋을 때 하루 8시간, 평균적으로 4시간을 기준하지만 원전에 육박하는 태양광 발전 때문에 전압조정을 하지 않으면 순환정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모를 것이다. 

원전을 감발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결국은 간헐성 때문에 돈 한푼 안들어가는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는 아이러니가 지속되는 것이 최근 대한민국 전력당국 현장의 모습이다.    

산업부는 원전 예찬하기에 앞서 경직성 전원과 간헐성 전원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 연말부터 제주도에서 시범운영하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차질 없이 운영해 운영의 묘를 찾고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여러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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