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편집국장

[산경e뉴스] 전국전력노조 최철호 위원장이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이만섭 편집국장
이만섭 편집국장

7일 치러진 제23대 전국전력노조 위원장 선거에 단독출마한 최철호 위원장은 75%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인한 최악의 한전 경영적자와 급격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산업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큰 상황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암시하는 바는 크다.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전력산업민영화 저지와 일방적인 조직개편 저지 등 현정부의 노동개악 정책에 조합원 대부분이 반감을 표출한 결과다.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최 위원장은 총 유효투표 17,958명중 13,462명 지지를 얻었다. 

50%만 넘어도 대단한 일인데 75% 득표를얻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 지울 수 없다. 물론 본인은 80% 이상이 나왔기를 바랄 수도 있다. 

"공공기관 개악 저지! 민영화 분쇄! 검증된 리더"를 선거공약으로 들고 나온 최 위원장은 ▲전력산업 민영화 저지 ▲주4일 근무확대 ▲근로시간 저축 계좌제 ▲업무간소화 전담부서 신설 ▲시간외 근무 개선 ▲일방적 조직개편 저지 ▲실질임금 인상 ▲조합 연수원 신설 ▲생활밀착형 복지 구축 ▲전직원 태블릿 지급 등을 약속했다.  

이번 선거결과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자산매각과 정원감축, 복지축소 등 일방적인 공공부문 개악정책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국제 발전연료가격 폭등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지 않는 전기요금 억제 정책으로 인해 한전 경영악화가 최악으로 치달아 위기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큰 상황에서 올바른 해법을 제시해야 함이 선거에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 결과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전력연맹을 주도하는 최철호 위원장의 3선 연임에 따라 에너지공기업들의 대정부 투쟁이 강성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노총 산하 공공노련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던 최철호 위원장은 이번 세번째 도전을 통해 전력그룹사 노조 통합을 주요 아젠더로 내세웠다.

발전공기업 노조 최초로 모두 참여하는 방식의 전력연맹(가칭) 창립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최 위원장은 7일 당선소감을 통해 "윤석열정부의 일방적인 공공부문 개악정책에 잘 대처하고 특히, 대한민국 발전과 전력산업의 미래가 달린 에너지전환 정책에 있어서는 핵심 이해당사자인 전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곧 결성될 전력산업연맹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만약 전력노조, 한수원, 발전5사, 한전자회사 노조가 모두 참여한다면 조합원 수만 5만명이 넘는 한국노총 산하 최대 조직이 탄생할 수 있다. 

정부는 아니라고 계속 주장하지만 전력공기업 민영화 문제는 현 한국사회 에너지공기업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한전, 가스공사 적자 문제를 윤석열 새정부는 민간시장 관점에서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1990년대 유럽, 호주 등을 중심으로 추진하다 좌초한 에너지공기업 민영화정책을 뒤늦게 밀어부치려는 정부와 이를 저지하려는 전력에너지 노동자들과의 정면대결 양상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서로를 믿고 소통하는 가운데 갑-을관계가 아닌 을-을관계로 대화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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