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원전 설계, 유럽 원전 수출 요건 충족...유럽시장 진출 우위 확보
APR 원자로 특허권 갖고 있는 웨스팅하우스와 법적 분쟁 종결 소식
미국과 한국 원전 안전성·경제성·건설성 등이 합쳐져 시너지효과 기대

[산경e뉴스] 폴란드, 체코, 튀르키에, 영국 등 유럽 원전 수출을 적극 모색중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이 지역 수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설계인증을 취득하는데 성공했다. 

한수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유럽수출형 원전인 APR1000의 표준설계가 유럽사업자협회로부터 설계인증(EUR Certificate)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APR보다 한단계 진화한 한국형 원전인 APR1000은 유럽사업자요건인 EUR(European Utility Requirements)을 요구하는 원전 수출시장에서 추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APR1000 조감도. (사진=한수원 제공)
APR1000 조감도. (사진=한수원 제공)

1991년 창설된 유럽사업자협회(이하 협회)는 유럽 12개 나라 13개 원전사업자로 구성돼 있다. 

신규원전 설계를 표준화해 회원국들이 이를 유럽의 표준 입찰요건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EUR 인증은 협회가 유럽에 건설될 신형경수로의 표준설계에 대해 안전성 및 경제성에 대한 요건을 심사하는 제도로 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유럽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안전 및 성능요건 등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APR1000 노형은 IAEA(국제원자력기구), WENRA(서유럽 원전 규제자협회. Western European Nuclear Regulatory Association) 등의 최신 안전 기술기준을 적용해 유럽 요건에 맞게 현지화한 노형이다. 

체코, 폴란드, 슬로베니아 등 유럽시장에서는 입찰요건으로 최신 EUR을 반영한 노형을 요구하고 있다.

한수원은 EUR이 요구하는 20개 분야, 5000여개의 요건에 따라 우수한 품질의 심사문서와 질의응답을 통해 EUR 인증 심사 가운데 최단기간인 22개월만에 본심사 수검을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원전이 세계 최고기술 수준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특히, 해외 경쟁노형 대비 최고 수준으로 요건을 만족한 것으로 확인돼 APR1000이 유럽에 건설하기에 최적의 노형임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APR기종의 원자로 특허권를 갖고 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 여부는 추후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일각에서는 최근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사용문제와 관련한 법적 분쟁을 끝내고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수원의 동유럽 원전 수출이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에너빌리티 등 원자력산업계와 지난 2019년 11월 EUR 인증 심사를 공식 신청했으며 53개 핵심요건으로 구성된 예비 적합성 평가를 2020년 1월에 통과하고 2021년 2월부터 본심사를 받아왔다. 

앞서 한수원은 2017년 유럽형 APR1400 표준설계에 대해 EUR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APR1000이 최단 기간에 EUR 인증을 받으며 우리 원전이 안전성과 경제성, 건설성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며 “이러한 성과들을 바탕으로 체코를 포함한 유럽지역에서 가시적인 원전수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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