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속제어장치 TCU도 국내 최초 개발...인도네시아 3개 업체에 공급
바이젠, 반둥공대 전기차연구소와 11월 G20 정상회의서 발표 예정
배터리 30% 줄일 수 있어 전기차 가격 내연차 수준으로 저렴해져
독일, 미국 등 전기차업체 2단 자동변속기는 개발했지만 7단은 이번이 처음

[산경e뉴스] 전기모빌리티의 최대 관심사항은 한번 충전으로 얼마나 멀리 가느냐이다. 아울러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

이를 충족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기술기업 (주)바이젠을 이끈 김복성 대표이사가 평생을 건 도전에 성공했다.     

바이젠은 6일 강남 모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7단 자동변속기는 물론, 자동 변속을 실행하는 변속제어장치 TCU(간선결합장치. trunk coupling unit)까지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바이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 양상에 성공한 7단 자동변속기. 기존 모더에 비해 30% 효율이 좋아져 배터리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즉 가격이 30% 절감될 수 있다고 개발업체 바이젠은 설명하고 있다.
바이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 양상에 성공한 7단 자동변속기. 기존 모더에 비해 30% 효율이 좋아져 배터리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즉 가격이 30% 절감될 수 있다고 개발업체 바이젠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변속기, 컨트롤러(TCU 포함), 모터로 구성되는 전기이륜차용 파워트레인을 우선 완성하여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륜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한번 충전으로 700km(킬로미터)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600km 수준이다. 

충전거리는 배터리와 모터에 의해 결정된다.

배터리가 충전을 많이 하거나 같은 배터리에서 모터의 성능이 얼마나 우수하느냐에 따라 주행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바이젠 김복성 대표는 혁신형 7단 자동변속기가 기존 제품보다 30% 혁신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3개 업체가 이 기술을 적용해 올해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은 이륜전기차에 적용한 것이라 무게가 10배 이상 많은 승용차에 적용했을 경우 효율이 제대로 나올지는 좀더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다. 

7단 자동변속기로 30% 효율이 나온다는 얘기는 역으로 배터리를 30% 줄여도 된다는 의미다. 전기모빌리티 가격이 대폭 절감될 수 있다는 청신호다.        

평생 전기차 변속기 개발에 전념해 이번에 7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성공한 김복성 바이젠 대표이사가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평생 전기차 변속기 개발에 전념해 이번에 7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성공한 김복성 바이젠 대표이사가 개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자동변속기 연구개발 전문 중소기업 바이젠 김복성 대표는 20여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배터리를 30% 정도 절감해 전기차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는 전기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개발, 양상하는데 성공했다.

수년전 남양주시에 있는 바이젠 본사를 취재갔을 때 김 대표는 영화 <백투더퓨쳐>에 등장하는 박사처럼 마치 마술에 걸린 사람 같이 자신의 7단 자동변속기를 설명했다. 당시 공장에서는 전기 이륜차, 내연기관 이륜차 수십여대를 세워놓고 연비를 측정하고 있었다.   

바이젠은 인도네시아 현지 3개 업체와 7단 자동변속기가 포함된 전기이륜차용 파워트레인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각각 1만대에서 2만대씩 5만대를 우선 공급하기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영기업 위마(WIMA)의 개발의뢰를 받은 반둥공대 전기차연구소와 바이젠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전기이륜차를 개발해 오는 11월 15~16일 발리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행사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젠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은 정격 출력 3kW(최고 4.5kW 6마력) 모터로 엔진 125cc(약 12마력) 스쿠터 성능이 나온다. 

기존 전기이륜차 대비 성능이 약 2배 증가하고 도심지 주행거리가 배터리 kWh당 30km 이상 나옴으로써 기존 동급 성능 대비 전비가 약 30~50% 향상된다고 바이젠 측은 밝혔다. 

인도네시아 업체들이 바이젠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유다. 

바이젠의 7단 자동변속기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자동변속기 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압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유압장치 없이 자동 변속을 실현해 전기이륜차와 전기승용차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에 성공, 수동변속기처럼 에너지 사용 없이 자동 변속이 됨으로써 변속기의 효율을 대폭 개선했다. 

바이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전기차 7단 자동변속기 기술설명회를 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세텍에서 진행하고 있다.
바이젠이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전기차 7단 자동변속기 기술설명회를 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 세텍에서 진행하고 있다.

모터의 성능, 즉 토크-스피드가 기존 엔진보다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전기차는 엔진차보다 월등히 높은 출력을 사용해야 엔진차와 같은 성능이 나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출력 대비 전기차의 성능이 엔진차보다 낮은 이유는 지금의 전기차는 1개의 단으로만 주행하기 때문에 토크(회전력=힘)-스피드 범위가 좁고 그로 인해 주행 상황에 맞는 가속력, 등판능력, 스피드에 필요한 토크와 스피드를 모두 얻기 위해 전류(실제로는 상전류)를 정격 이상으로 사용해 심한 열(Overheat)이 발생한다. 

과열이 발생하면 에너지 효율이 90% 이상 달하는 모터와 컨트롤러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효율 저하만큼 전기에너지가 열로 손실되고 전기차의 성능 저하도 그만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지금의 전기차는 엔진보다 우수한 모터의 성능을 살리지 못해 낭비되는 전기 사용량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전기차에 다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상대적으로 작은 출력의 모터로 넓은 영역의 토크-스피드를 구현하고 열발생을 막으면 엔진보다 우수한 모터의 성능을 살려낼 수 있고 전기(배터리) 소모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최근 변속기의 전비 향상 효과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적용 사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2020년 상반기에 출시한 포르쉐 타이칸은 2단 영역에서 상당한 효율 개선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아우디 e트론에도 동일한 2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2021년 12월 출시했다. 

대만 킴코는 전기이륜차에 2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2021년 상반기에 출시했다. 또한 미국의 버스전문생산업체인 프로테라(Proterra)는 자사 시내버스 ZX5에 미국의 변속기 전문업체 이튼(Eaton)사의 4단 변속기를 장착해 전비가 20~30% 향상됐다고 발표했다. (Green Car Congress 2022. 5. 6)

친환경 에너지 사용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인류의 최우선 과제다. 

화석연료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 차량의 구매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이다. 하지만 친환경 차량의 핵심인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은 비싼 차량 가격이다. 

바이젠이 개발한 전기차용 7단 자동변속기는 차량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30% 정도 절약하고 열이 발생하지 않아 냉각장치가 필요 없고 모터와 컨트롤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엔진차보다도 낮은 가격의 전기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기후변화 해결에 크게 기여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된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는 “엔진보다 우수한 모터의 성능을 전기차에서도 발현시키면 전기차의 생산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변속기는 절대적"이라며 "변속기 전문업체와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용 다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전기이륜차나 전기승용차에 적용할 수 있는 소형화에 성공한 자동변속기는 2단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바이젠이 전기차용 7단 자동변속기와 더불어 자동변속을 실행하는 변속제어장치 TCU까지 개발함으로써 모터로 구동되는 다양한 교통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이 가능해져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젠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3개 업체에 양산형 변속기를 약 1만대~2만대씩 5만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PDN(PT. PERCIK DAYA NUSANTARA)은 인도네시아 대표 관광도시인 발리의 유일한 인증 전기이륜차 개조업체로서 현재 구매계약을 진행한 상태다.

발리에는 약 380만대의 이륜차가 운행중이며 향후 2025년부터는 내연기관 이륜차 판매가 금지돼 이후에는 전기이륜차로 전환되는 만큼 이번 계약은 이를 주도하기 위한 유일한 선도계약으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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