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 개발, 화합물 생산성 2배 향상
경제성-온실가스 감축 동시 달성...중소기업 기술이전 통해 사업화 추진

[산경e뉴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주요국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배출된 탄소를 자원화하고 유용한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실질적 저감이 가능하고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잠재적 시장 가치가 있는 원료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기연이 개발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에기연이 개발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새롭고 간단한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탄소중립의 핵심기술인 CCUS(탄소포집·저장·활용)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에기연 탄소전환연구실 박기태 박사 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 섬유 및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틸렌, 합성가스, 일산화탄소, 개미산과 같은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 생산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신개념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물과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 및 연료로 바꾸는 친환경 기술이다. 온실가스도 줄이고 유용한 제품도 생산할 수 있어서 탄소중립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핵심기술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2018년 개미산염 생산에 적용해 생산성을 2배 이상 향상시킴과 동시에 95%의 높은 패러데이효율을 달성해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게재됐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일산화탄소 생산에도 적용해 기존기술 대비 2배 이상의 생산성과 93%의 높은 패러데이효율을 얻었으며 한국과학기술원과의 공동연구로 경제성과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그린 케미스트리(Green Chemistry)’ 2021년 3월호에 게재됐다.

에기연이 개발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에기연 탄소전환연구실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
에기연이 개발한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시스템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에기연 탄소전환연구실 고유나 선임기술원, 이원희 책임연구원, 김영은 선임연구원, 박기태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이와 같은 매우 간단한 방법을 통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전기에너지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같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소비되는 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전해액 비용 및 전해액 사용에 따른 장치운전비용을 줄임으로써 제품의 생산단가를 5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데 적용될 수 있어 기술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연에너지(태양광, 풍력 등)로부터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해 탄소중립적인 화학제품(e-chemical) 및 연료(e-fuel)를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분야로 적용처가 점차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에틸렌, 합성가스, 일산화탄소, 유기산 등 다양한 화합물 생산에 적용하기 위한 전극 촉매 개발도 병행하고 있으며, 대전 본원 R&D 실증설비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플랜트와 연계해 소형 파일럿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2025년까지 하루 1톤의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박기태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확보함으로써 관련 연구가 상용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개발된 기술이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산업현장에 하루빨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전기화학적 전환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 2월 에너지환경기술기반의 플랜트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성광이엔텍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규모 기술 실증 및 사업화에 협력할 예정이다. 지난 12일에는 해당기업과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성광이엔텍 김현준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에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에기연과 협력해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의 사업화를 앞당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주요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번 기술개발을 통해 6건의 국내외 원천 특허가 등록됐으며 11편의 논문이 국제 우수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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