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외 에너지수요 전망과 재생에너지 그린뉴딜 투자 동향...에너지경제연구원 최도영 에너지정보통계센터장

온화한 기후 영향으로 총에너지 소비 2년 연속 감소
2021년 총에너지 소비 2020년 대비 3.9% 증가 전망
내년 세계 전력수요 GDP 성장보다 낮은 3% 증가 예측
코로나19 불구 재생에너지 설비 전년 대비 10% 증가 전망
프-독 300억 유로 투입, EU 그린딜에 10년간 1조 유로 지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pandemic)의 영향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2020년의 세계 에너지 수요는 유례없는 감소세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고=최도영 센터장

현 시점은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대한 공포와 백신 및 치료제의 보급이 점진적으로 순조롭게 이뤄져 경제가 코로나19라는 늪에서 점차 빠져나오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교차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 시점은 각국 정부 및 유관 산업계에서 2021년의 에너지수급 상황을 고려한 에너지정책 및 사업전략 수립을 위하여 에너지수요 전망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2021년과 같은 특별한 해에 에너지수요가 얼마나 증가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규모와 지속 기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의 대응 정책들 그리고 백신의 효과성과 보급 속도 등이 경제활동 및 에너지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을 위해 각국 정부에서 시행하는 경기 부양책들도 에너지수요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그린 뉴딜 등 에너지전환 정책 수단이 적극 활용된다면 중장기적인 수요 회복은 에너지원별로 차별화되어 나타날 것이다.

본고에서는 주요 기관들의 자료를 활용하여 2021년 국내 에너지수요와 세계 에너지수요를 조망해보고 주요국의 재생에너지 그린뉴딜 투자 동향을 소개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에너지 시장의 전개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1. 2021년 국내 에너지 수요 전망

1) 2020년 에너지 수요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최근 전망 결과에 따르면 2020년의 국내 총에너지 소비는 2019년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온화한 기후의 영향 등으로 총에너지 소비가 1.2% 감소한데 이어 2년 연속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 것이다.

2020년 에너지 소비 감소의 주요 요인은 3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산업 생산 활동이 둔화되고 국민들의 외부 활동이 위축되며 경제가 -1.1% 역성장(KDI 경제전망, 2020.11)한 것이다.

또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겨울철(1~2월)에는 상대적 고온 현상이, 여름철에는 저온 현상이 나타났던 것도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2020년 총에너지 기준 에너지원별 소비를 살펴보면 원자력은 △2020년에는 7.0% 증가하지만 △석탄, 석유, 천연가스는 각각 9.5%, 4.9%, 4.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석탄은 코로나19보다는 미세먼지 대책과 철강생산 활동 감소의 영향으로 소비가 감소한다. 석유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교통 수요 급감과 석유화학업의 생산활동 감소가 주요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0년 최종 소비부문의 에너지 소비도 2019년 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 수송, 건물 부문의 소비가 모두 각각 3.1%, 10.3%, 0.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는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수송부문의 소비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 2021년 에너지 수요 전망

2021년 총에너지 소비는 우리 경제가 3.1%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2020년 대비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DI의 예측(KDI 경제전망, 2020.11)에 따르면 2021년 경제성장률은 상품 수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3.1%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 성장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2차 유행의 규모와 지속 기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성장률 전제에 기초한 에너지 수요 예측 결과도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에너지원별로는 석탄을 제외한 모든 에너지원의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원자력은 2021년 신한울1, 2호기가 신규 가동함에 따라 10.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석유와 천연가스는 각각 4.3%, 7.3% 증가할 전망이다.

신재생 및 기타에너지는 8.5%의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총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한 에너지원별 기여도는 석유, 원자력, 천연가스, 신재생?기타 순으로 예상된다.

석탄은 발전용 석탄 감소로 인해 2021년에도 소비가 감소할 전망이다.

2021년 최종 부문 에너지 소비는 4.0% 증가할 전망이다.

2020년 소비가 급감했던 수송 부문의 소비가 5.6%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나 2019년의 소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및 건물 부문의 소비는 각각 4.1%, 2.4%의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2. 세계 에너지 수요 전망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세계 에너지 수요는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수요 전망’(World Energy Outlook 2020, 2020.10)에 따르면 2020년 세계 1차 에너지 수요는 2019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코로나19 충격의 영향은 에너지원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와 석탄 소비가 각각 8%, 7%의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반면, 가스 소비는 3% 감소, 재생에너지 소비는 1%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은 7%, 에너지투자는 18% 감소한다.  

2021년 세계 에너지수요를 예측하는 것에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전개 양상,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각국 대응책의 수준 그리고 백신의 보급 속도 등이 에너지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고 또한 각국 정부에서 시행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 부양 정책들도 에너지수요에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그린 뉴딜 등 에너지전환 정책 수단이 적극 활용될 경우, 수요 회복은 에너지원별로 차별화되어 나타날 것이다.

현 시점에서 2021년에 대해 에너지 수요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은 IEA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다.

IEA는 ‘전력시장보고서’(Electricity Market Report, 2020.12)를 통해 2021년 세계 전력 수요 예측치를 제시하였고 EIA는 ‘단기 에너지전망보고서’(Short-term Energy Outlook, 2020.12)에 2021년 세계 석유 수요 예측치를 담고 있다.

IEA에 따르면 2020년 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세계 전력 수요는 2021년 세계 GDP 성장률(5.2%)보다 낮은 3%(약 700 TWh)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3분의 2를 차지할 전망인데 대부분은 중국(5.2%, 350TWh)과 인도(3.6%, 350TWh)에서 수요 증가가 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2021년도 전력수요는 전년대비 1%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2020년 3.6% 감소).

유럽은 이보다 높은 2.3%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편 미국 EIA는 세계 석유 수요가 2020년 전년(101.2백만b/d) 대비 8.7% 감소한 9240만 b/d를 기록하고 2021년에는 6.3% 증가한 9820만b/d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의 ‘세계 에너지수요 전망’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고려된 2040년까지의 시나리오별 장기 에너지수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현정책유지’ 시나리오(Stated Policy Scenario, STEPS)와 ‘회복지연’ 시나리오(Delayed Recovery Scenario, DRS)의 결과를 간략히 소개한다.

‘현정책유지’ 시나리오는 기존에 공표된 정책 수단과 목표를 반영하며 세계 경제가 2021년 내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이 경우 전 세계 에너지수요는 2023년 초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회복지연’ 시나리오는 ‘현정책유지’ 시나리오의 가정이 동일하게 적용되며 세계 경제가 2023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세계 에너지수요는 2025년이 되어서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시나리오에서 석탄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2040년 에너지믹스 비중이 20% 미만까지 하락하고 석유는 수요 증가의 시대가 10년 안에 막을 내릴 전망이다.

가스는 단기적으로 수요에 대한 전망은 밝으나 정책적 상황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부문에서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태양광이 가장 각광받는 에너지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3. 코로나19의 재생에너지 시장 영향 및 그린뉴딜 투자 동향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20년 기본연구보고서인 ‘국제 신재생에너지 정책 변화 및 시장 분석’은 IEA의 자료에 근거하여 코로나19의 재생에너지 시장 영향을 분석하고 최근 주요국의 그린뉴딜 투자 동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IEA는 2020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가 2019년 대비 4% 증가한 역대 최대인 298GW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수력과 풍력은 각각 43%, 8% 증가하나 태양광 설비 보급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 차질과 지연된 프로젝트가 상업 운전을 개시하여 2021년도 설비 규모는 2020년 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의 회복을 위해 각국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핵심이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투자이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7월14일, 2025년까지 73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지금까지 발표된 단일 국가 단위의 녹색 경기부양책 중 가장 규모가 큰 투자계획이다.

프랑스는 2020년 9월3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1000억 유로 규모의 경제 회복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친환경 에너지전환 사업 지원에 300억 유로를 배정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경우 1300억 유로의 코로나 경기 부양책 중 300억 유로는 에너지와 기후 분야에 사용한다. 이 자금은 EEG 부담금(재생에너지 추가 요금) 인하 지원, 수소, 전기차 산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EU도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계획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19년 12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유럽 그린딜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 그린딜은 2050년 탄소중립(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 전 분야를 전환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로 향후 10년간 1조 유로의 재정 지원을 포함하고 있다.

유럽 그린딜은 에너지, 산업 및 순환경제, 건물?수송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방안, 친환경 농식품 및 생물다양성 보존 방안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더해서 EU 집행위원회는 2020년 7월 코로나19로 침체된 유럽 경제의 회복을 위해 단기적으로 넥스트제네레이션EU(NextGenerationEU) 이니셔티브를 통해 7500억 유로를 추가 투자하여 총 1조8000억 유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미국의 경우 2019년 2월 기후 위기와 사회경제적 불공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그린 뉴딜 결의안을 상하원 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이 결의안은 5대 그린 뉴딜 목표(Green New Deal Goals) 및 향후 10년 간 국가적 역량을 동원해 추진해야 하는 14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비록 이 결의안이 상원에서 부결됐으나 기후위기 및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적 전환을 모색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2020년 7월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2조 달러를 투자하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즉, 새로운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의 경제 복구와 일자리 창출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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