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컬럼]이만섭 편집국장

2020년 경자년도 10일 남았다. 지난 일년 코로나19 얘기는 더 하지 않아도 독자 여러분들이 잘 아실 거라 판단하고 아무쪼록 각별히 유의하시기 당부한다.  

20년 넘도록 신문을 만들면서 올해처럼 고민을 많이 한 해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념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정권 자체가 비민주 정부였으면 여야 구도가 확연했을텐데 지금은 30년전 그 시절과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최재형 감사원장.

2020년 한국사회는 흔히들 말하는 보수 대 진보 두세력으로 갈라졌는가. 보수는 친원전을 외치고 진보는 탈원전을 외쳤나. 보수는 검찰을 옹호했고 진보는 검찰을 부정했는가. 조중동은 보수를 대변했고 한겨레경향은 진보를 대변했나. 기독교는 보수고 불교천주교는 진보였나.

참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해본다.

윤석렬 검찰총장은 보수인가. 최재형 감사원장은 보수인가. 이 역시 부질없는 질문이라고 본다.

철학은 사유하는 자유와 그 사유를 통해 인류 정의와 본질을 찾는 탐구의 과정이라고 본다.

철학적 사유로 올한해 국민들을 혼돈에 빠뜨린 두가지를 유념해본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조직이 아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검찰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이는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과거 독재정권에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시스템이 지금까지 존재해온 것이다. 이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외치는 검찰의 수장은 국민, 정의, 민주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 분명하다.

월성1호기는 고장이 많은 원전이다. 설계 가동시한이 끝나 7000억원을 들여 새로 고쳐 10년을 더 쓰겠다고 했지만 이번 국감에서 새로 밝혀진 바로는 5000억원 밖에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새원전처럼 고쳤다고 했지만 잦은 고장이 발생한 이유다.

고장이 났더라도 즉각 수리해 가동하는데 문제가 없다면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럼 더 큰 사고가 나 '더 큰 문제'가 되면 그 땐 어떻게 하나.

기자가 알기에 우라늄 원석을 원료로 쓰는 중수로 방식인 월성1호기 안전 기준은 같은 기종인 캐나다 것에 비해 몇년 뒤쳐져 있다. 즉 원전 기술 선진국 기준에 한참 못미친다. 그 기준에 적용하면 월성1호기는 진작 폐로하는 게 맞다.

감사원이란 조직은 공평무사 정신으로 정부조직을 감시하는 곳이다. 그런데 감사원은 월성1호기 감사를 하면서 공정하지 못한 감사를 했다. 감사원이 최종 발표한 감사결과보고서는 오히려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역할만 했다. 

국민안전성은 빼고 더하기 빼기 경제성 논리만으로 폐로 결정을 한 현 정부가 잘못했다는 희한한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공평무사 직분을 다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위대한 철학자 테스형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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