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식 재발협(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사무총장

 
정우식 재발협 사무총장
정우식 재발협 사무총장

3수 도전 바이든, 마침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고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46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로써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렸던 미 대선이 끝났다. 아직도 아름다운 승복선언보다 추하고 찌질한 법정다툼을 선택한 패배자의 몽니가 남아있지만, 전혀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고령, 최다 득표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1942년 11월 20일생으로 우리 나이 80세 만 78세에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그가 8일 밤 11시(현지 시간) 현재까지 받은 득표는 7551만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얻은 6950만표를 넘어선 역대 최다 기록이다. 바이든이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는 최초의 흑인 혼혈 여성 부통령 타이틀도 갖게 되었다.

조 바이든 당선의 의미

바이든의 당선으로 지난 4년간 전 세계를 럭비공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SHOW+STRONGMAN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 배타적 고립주의는 종언을 고하게 되었다. 트럼프는  4년 전 강력했던 제국 아메리카의 황금시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멋진 구호를 들었었다. 그러나 그는 집권한 기간 내내 목욕탕이나 공공장소에서 등이나 팔뚝에 새긴 문신을 드러내며 공갈과 협박에 능수능란했을 뿐이다. ‘거래의 기술’이니 ‘협상의 달인’이니 화려한 수사로 치장했지만, 결국 겁박으로 돈을 버는 장사치를 벗어나지 못했지 싶다.

이제 바이든의 당선으로 희대의 리얼리티쇼 스트롱맨 트럼프가 물러나고, 미국과 세계는 많은 부분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세계 정치의 예측가능성이 향상될 것이다.
미국의 일방주의·고립주의 노선이 폐기되고 다자협력주의 동맹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유엔, 나토, WTO, WHO 등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 회복에 나서고, 이에 기반한 시스템파워를 통해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둘째, 2050년 넷제로를 분명히 하고, 초록별 지구를 위한 ‘기후위기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바이든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를 규제하고, 강력한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펼 겻으로 전망된다.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고, 전기차를 비롯한 녹색산업 육성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2조달러가 투자되는 그린뉴딜 정책은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절인 솔루션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최적화된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시스템 구축과 리더십 확대는 바이든의 최대 화두이자 향후 미국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코로나19와 보건안전에 대한 대응이 강화될 것이다.
공공기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쓰기가 의무화되고, 제약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트럼프에 의해 훼손된 오바마 케어를 다시 정비하고, 공공의료시스템 혁신 노력도 가속화될 것이다.
넷째, 대 중국 고립·봉쇄전략이 보다 정교해질 것이다.
트럼프식의 관세부과, 무역분쟁과 같은 직접적인 대중압박은 지양하겠지만, 나토와 쿼드(미·일·인도·호주 4개국 인도태평양 다자안보협력체제) 등을 통한 시스템 압박은 보다 정교해지고, 매우 강력해질 것이다. 특히 쿼드 플러스(4개국에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 포함)는 인도태평양판 나토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는 미국의 안보요구와 북의 비핵화와 관계개선, 평화공존, 경제협력을 희망하는 우리나라 사이에 미묘한 긴장상태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 대응 전략

민족이 분단된 채 세계 4대강국에 둘러싸이고, 미중의 패권경쟁의 한가운데 위치한 지정학적 입지는 우리에게 언제나 ‘생존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민족공영 평화통일을 지향점으로 삼고, 한미동맹에 기반한 자주국방을 벼리로 세워, 기술혁신과 산업경쟁력을 벼릿줄로 묶고, 평화공존 선린외교 경제협력의 그물추로 세계를 엮어야 한다. 필자는 이른바 4대원칙이 대한민국 생존의 기술이자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든 시대에도 변함없이 4대원칙에 입각하되, 다음과 같이 좀 더 진화된 맞춤형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재생에너지 입국론’을 대한민국의 21세기 국가전략으로 채택해야 한다.
미국의 기후위기 시스템구축과 바이든의 리더십에 맞춰,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 및 국가시스탬을 재설계해야 한다. 이제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과 경제는 급속하게 좌초자산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화하고, 풍력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새만금을 재생에너지판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고 세계재생에너지 산업 메카로 발전시켜야 한다. 재생에너지 산업경쟁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전 산업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고도화해야 한다.

둘째, 2050 탄소중립국 비전 아래 일관되고 강력한 제도·정책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탄소세를 부과하고, 에너지전환법을 도입하는 등 제도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전력,통신,건물,교통 등 4대 인프라의 재생에너지화를 핵심으로한 그린뉴딜·지속가능발전·에너지전환 정책을 핵심 아젠다로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전력구조개편·재생에너지컨트롤타워 구축·대중소 동반성장체계에 기반한 혁신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RE100 시스템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바이든의 친환경적인 기후정책에 조응하여 애플 구글 등 세계적 기업들은 강력한 RE100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이 밴더사(소부장 협력사)에도 RE100을 공급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오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제품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실패하면 수출입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괴멸적 타격을 입게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바이든 시대는 대한민국 경제에 양날의 칼과 같다. 기후위기시대에 걸맞은 최적의 시스템을 갖춰 잘 쓰면 더할 나위 없는 유용한 경제성장 원동력이 되겠지만, 화석연료에 기반한 전통산업에 기대어 변화를 외면한다면 우리 경제의 숨통을 겨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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