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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인터뷰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제레미 리프킨 정도는 알아야 그린뉴딜 제대로 하죠”
올초 직원들에게 <글로벌 그린뉴딜> 선물
밑바닥부터 최정상 오른 흙수저 출신 “직원들과 적재적소 소통”
이만섭 기자 | 입력 2020.07.21 13:53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한국중부발전이 서천건설본부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올해 경평에서 뜻밖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만약 이 사고가 없었다면 올해 경평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던 중부발전이었기에 서천 안전사고 후유증은 컸다. 중부발전이 현 정부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일사불란한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사장이 정책의 원칙을 세우면 관련 부서에서 바로 실행 프로세스 결정을 하고 사장은 믿고 일을 추진하도록 밀어준다. 경영 상층부에서 두 번, 세 번 거르는 일 없이 원칙과 대의에 맞으면 바로 집행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졌다는 말이다. 그러니 일의 속도가 빠르다. 

그 중심에 박형구(65) 중부발전 사장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박형구 사장은 소위 잘나가는 대학, 화력한 인맥, 경상도-전라도 지연-혈연 등과 거리가 먼 흙수저 출신이다. 발전사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최고 경영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박 사장은 발전사 업무 추진방식을 꿰뚫고 있다. 

어디 쯤에서 어떻게 일을 풀어가야 하는지 본인 스스로의 경험에서 너무 잘 알고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만나 해법을 찾아간다. 문재인 정부의 화두인 에너지전환 정책을 큰 잡음 없이 묵묵히 경쟁 발전사보다 한발 앞서 실행하는 이유다. 창간 7주년을 맞아 최근 보령 본사에서 박 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이때쯤 중소기업진흥공단 임원과 차담을 나누다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중부발전이 발전 공기업 가운데 일을 가장 잘하는 것 같더라는 취지의 얘기였다. 특히 협력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있어서 발전사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는 것이 중소기업벤처부의 관측이었다. 

지난해 중부발전은 경평 최우수성적을 받았다. 그것도 2001년 발전분할 이후 중부발전 단독으로 경평 최초의 1등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우수 성적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상반기에 미리 잡아두었던 박 사장과의 인터뷰는 그러나 아쉬운 안전사고 여파로 예상을 빗나갔다. 인터뷰 자체의 의미는 퇴색됐지만 여전히 박사장의 그린뉴딜 추진 동력에 대해서는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박 사장은 공격적인 그린뉴딜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이니 따라가는 것이 맞지만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선도적으로 일을 만들어가자는 것이 박 사장의 철학이다.

일을 즐기며 하는 사람 당할 자 없다고 말하며 박 사장은 웃었다.

여담이지만 박 사장은 사진과 실제 인물이 다른 대표적 인물이다. 실제 인물에 비해 ‘사진발’이 잘 받지 않는 스타일이다. 

큰 키에 호감형 얼굴(미남형)에는 그가 흙수저로 시작해 오늘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세월이 묻어있다.           

현재 박 사장은 매주 서울에 올라와야 한다. 세종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중부발전 신재생에너지처 모 부장이 먼저 다니고 있었고 이를 알게 된 박 사장이 뒤를 따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꽤 흥미로워했다.

박사과정에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 나이도 많고 특히, 교수들보다 에너지분야 경험이 많은 터라 강의도 듣지만 본의 아니게 화력발전 분야가 나오면 강의도 하게 된다고.  

에너지전환시대, 재생에너지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 박사장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너지는 10년 내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사장은 올초 직원들에게 제레미 리프킨의 <글로벌 그린뉴딜>을 선물했다.

이 책을 통해 직원들이 지구온난화, 재생에너지로의 귀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에 관한 이해와 가능성을 느껴보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국내 최대규모 화력발전본부인 보령화력을 보유한 중부발전이 태양광,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그린뉴딜에 있어서도 최고의 발전공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 초석을 본인이 닦고 나가겠다는 비장함도 내비쳤다.

박 사장은 오는 2030년까지 석탄 발전량 감소분 2GW를 풍력, 태양광 개발을 통해 오히려 발전량을 3.6GW로 증가시켜 회사 수익 개선 및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환정책에 입각한 업종으로 중부발전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현재 발전설비 11,234㎿를 10년 후 25,463㎿로 2배 이상 육성한다. 

석탄은 6088㎿(54%)에서 4088㎿(16.1%)로 줄어들고 LNG는 4383㎿(39%)에서 4020㎿(15.8%)로 발전량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발전비중에서는 두배 이상 줄어들게 된다.  중유도 135㎿(1.2%)에서 80㎿(0.3%)로 대폭 줄어든다. 

반면 재생에너지의 비약은 놀랍다. 태양광은 현재 15㎿(0.1%)이지만 10년 후 3775㎿(14.8%)로 200배 이상 키울 방침이다.  풍력도 211㎿(1.8%)에서 12,000㎿(47.1%)로 50배 이상 육성한다. 발전비중만 놓고 보면 10년 후 중부발전의 발전구동축은 석탄에서 풍력으로 이동하게 된다.  

연료전지도 7㎿(0.06%)에서 500㎿(2%)로 70배 이상 늘어나고 새롭게 P2G 수소 1000㎿(4%)를 계획에 넣었다. 수소경제 활성화 추진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해결과 LNG 이용률 저하로 수익 감소가 예상되지만  P2G 기술 개발을 통한 수소생산 업종 육성을 통해 감소분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즉, 기존에는 전력생산, 판매에만 몰두했지만 앞으로는 전력생산 외에 수소와 열을 공급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사장은 보령화력발전본부에서 자신의 중부발전 생활 절반을 보냈다. 보령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부발전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특히 관심을 두고 있다. 부산, 울산, 진주 등 거대 도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른 발전공기업과 달리 중소규모 도시에 본사를 둔 중부발전은 그래서 잘하고 못함이 극명하게 표가 나는 단점을 갖고 있다. 

보령에서 택시를 타고 가며 기사에게 들은 얘기다. 

중부발전이 없었다면 코로나19 경제 위기 상황에서 보령경제는 곤두박질쳤을 것이라고, 그러나 중부발전이 각종 경제활성화 기금을 지역에 내놓고 다양한 공헌활동을 함으로써 보령시 경제는 죽지 않고 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택시기사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박 사장은 충북 제천 출신이지만 보령이 제2의 고향이나 진배없다.  

그런 그가 보령시를 내려다보는 산 중턱에 위치한 한국중부발전 사장이니 보령경제까지도 박 사장에게는 아픈 손가락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하지 않았나.  

박 사장은 올 초 양질의 친환경 일자리 전환을 위해 인재 육성 및 직무 개편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우선 화력발전 축소에 따른 일자리 전환 계획이 눈에 들어온다. 

화력 감소로 인한 최대 700명의 유휴인력을 풍력 증가로 메꾼다는 복안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풍력단지를 개발하여 화력발전 정원감소를 상쇄하겠다는 것. 

중부발전이 향후 10년간 추산한 10년간 친환경 일자리 창출인력은 △해상풍력 7265MW 개발에 14만7389명 △육상풍력 786MW 개발에 7738명 △태양광 1255MW 개발에 1만3208명 △신에너지 112MW 개발에 2307명 등 17만642명이다.  

즉 그린뉴딜로 17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부발전 정규직 친환경 일자리는 10GW 신재생 개발로 안전관리자 90명, 유지보수(O&M) 999명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박 사장은 밝혔다. 

박 사장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해결을 통한 안정적 전력공급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인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해 대용량 P2G 그린수소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덴마크는 풍력, 태양광 잉여전력을 이용한 수소생산이 성숙단계에 진입한 상태. 500㎾ 규모의 P2G기술 고도화를 즉각 실행하고 있다고 박 사장은 밝혔다. 

특히 ESS 안정화 등 기존 기술을 보완함으로써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겠다는 것이 박 사장의 복안이다. 

이밖에도 신재생 수용성 확대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 마련을 위해 △어업 공존형 해상풍력단지 개발 △개방형 주민 참여제 및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등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해당 부서에 지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그린 뉴딜 시대, 수소경제로 회사 업무영역을 확대한다고도 강조했다. 

“P2G 수소설비 1GW 증대 시 잉여전력에서 1조 매출이 발생한다”고 강조한 박 사장은 그린수소 생산을 확대하는데 방점을 찍고 발전회사에서 종합에너지(전력, 수소, 열)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만섭 기자  skenews@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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