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국내 첫 고주파 선형가속기 기반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 구축
원자로 등 신소재 개발 활용 기대

원자력연 전문가들이 종합엔지니어링동 1층 운영실에서 국내 최초로 구축된 중이온빔 가속기 KAHIF의 장치 상태를 점검 중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고주파 선형가속기 기반인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KAHIF)'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주파 선형가속기는 고주파 전기장이 걸린 여러 단계의 전극 사이로 하전입자를 직선으로 통과시켜 가속시키는 장치다.

그간 해당 조사시험서비스를 필요로 했던 연구자들은 해외 가속기 시설을 이용해야만 했다. 일본 교토대 시설(DuET)은 하루 250만원, 미국 미시간대의 시설은 시간당 22만원 등 비싼 이용료를 지불하면서 이용시간도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이 전무했던 국내 여건 때문이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기술개발부 오병훈 박사팀은 원자력연구기반확충사업 내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 구축’ 과제로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3년 7개월 동안 27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지원받아 KAHIF를 구축했다. 

연구원은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와 국제협력을 통해 가속기의 일부 핵심 장치를 제공받고, 이를 다시 국내 실정에 맞게 업그레이드했다.

핵융합기술개발부 허성렬 선임연구원이 종합엔지니어링동 2층 모니터링 룸에서 가속기의 작동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최종 성능 확인을 마치고 본격적인 중이온빔 서비스 지원에 돌입했다. 관련 학계와 산업계의 성과 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견인차 역할에 나서게 된 것이다.

AHIF는 가벼운 헬륨 이온부터 철, 제논(xenon) 등 무거운 이온에 이르는 여러 종류의 중이온을 핵자당 1MeV(메가전자볼트)로 가속 후 표적에 조사해 재료의 특성을 연구하고 소재의 성능을 시험·평가한다.

중이온빔 조사시험시설은 재료 연구 분야의 핵심 인프라로 향후 다양한 신소재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동 중인 원자로와 핵융합로에서 방출되는 다량의 이온과 중성자는 핵연료 피복관, 대면재, 구조재 등 재료 특성을 변화시키면서 내구성을 약화시킨다. 때문에 이온과 중성자 조사 환경에 따른 재료 특성 변화를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적합한 내구성을 갖춘 재료를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은 “이미 KAIST, UNIST 등 학계를 시작으로 KAHIF의 활용 단계 안착 성공 소식을 접한 여러 연구 기관 및 산업체의 이용자 서비스 문의가 많다”며 “연구자들이 양질의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충분한 빔 이용시간을 제공하고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한 성능 점검 및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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