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자립섬의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최근 울릉도 자립섬 사업자인 울릉에너피아 관계자에 따르면 수개월째 사업이 늦어지면서 답답한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섬 자체에 태양광, 풍력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되지만 당초 계획했던 연료전지사업은 유가하락에 의해 더 이상 사업 진척이 어렵기 때문이다. 울릉에너지피아도 연료전지 대신에 지열사업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 제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부딪치게 됐다.

국내 에너지자립섬 사업은 지난 2015년부터 본격화되면서 5개 섬을 중심으로 사업화가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울릉도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그나마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도 기존 5개 섬과 사뭇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에너지자립섬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은 기존 디젤 연료를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으로 섬그리드를 구축하는 에너지신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당초부터 경제성 논란이 이어져 온데다 지금껏 한전과 사업자간 전력구매계약(PPA)도 한 곳도 성사되지 않은 상태다. 말 그대로 ‘스톱’단계다. 이유는 분명하다. 경제성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 에너지자립섬 사업은 정부 지원이 절대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과는 달리, 막상 사업에 들어가면서 전력구매에 대한 명확한 지원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나오지 않자, 자금 조달 등의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은 상태다. 결국 자체 자금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울릉에너피아의 경우 민간사업자로 출연된 자금을 통해 우선 태양광과 풍력사업을 올 상반기중에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설치자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 때문에 섣불리 확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에너지자림섬 사업은 공익적 측면이 강하다. 민간 사업자라고 하더라도 수익보다는 공공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에너지자림섬 사업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의 완성판을 짜겠다는 게 당초의 큰 그림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기술습득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기도 했다. 멈춰선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대로 두면 자칫 사업 자체가 함몰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껏 추진하겠다던 5개 섬에 대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대해 좀더 면밀한 분석과 함께 정책지원책도 마련해야 해 주길 바란다. 정부가 에너지신산업을 추진하면서 말로만 떠든 꼴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에너지자림섬 사업은 경제성 보다는 국가 미래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에너지신산업 모델로 성장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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