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 세계 최고 환경오염 방지기술 탑재한 영흥화력본부

▲ 영흥화력 저저온 전기집진기 전경. 석탄 연소 후 발생하는 석탄회를 거의 대부분 잡아낸다.

영흥화력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량의 2.2% 불과”

전기집진기 먼지제거 99.9%, 황산화물 제거 99% 

7,8호기 좌절, 신재생설비 확충 신재생메카 도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데 살신성인의 역할을 다한 석탄화력발전소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신기후체제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당장의 발등의 불로 인식되는 마당에 미세먼지 문제까지 겹치며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급기야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지난 7월1일 발표하고 석탄화력발전소와 노후 경유차를 교체하겠다고 밝혔고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4일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20년 이상된 석탄화력은 탈황산화물, 탈질산화물 등 대기오염을 줄이도록 대대적인 성능개선을 실시할 것이라는 것이 산업부의 진단이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전력의 25%를 차지하는 에너지 일꾼 영흥화력발전소가 재조명받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가 정식 명칭인 영흥화력발전소는 2004년 1,2호기가 준공됐고 2008년 3,4호기가, 2014년 5,6호기가 준공된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에선 청년이다.

국내 화력발전소들이 신기후체제에 살아남기 위해 친환경 화력발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한국남동발전 영흥화력본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오염방지기술로 국내 청정화력발전의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옛 영흥도에 위치한 영흥화력발전소는 서울 경계 약 40km, 인천광역시로부터 약 30km 떨어진 수도권 최대규모의 유연탄 발전단지로 국가보안목표 ‘나’급으로 지정받은 주요시설이다. 

다른 석탄화력에 비해 늦게 가동한 이유가 주된 것이겠지만 영흥화력은 수도권 인근에 위치하다보니 건설 당시부터 수도권 대기기준에 맞춰 설계됐고 이로인해 국내 화력발전소 가운데 친환경 기준으론 으뜸이다.       

환경부나 지자체에서 하는 말이 있다. “영흥화력만큼만 하면 된다. 영흥화력이 기준이다”라는 것.  

그런 영흥화력이 최근 슬픈 얘기를 듣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 NASA의 대기환경감시기가 수도권 대기를 측정한 결과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오염원이 보령, 태안, 영흥 등 인천 서해안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탈황, 탈질설비를 가장 완벽하게 갖춘 영흥화력이 구설수에 오르자 사실일까 궁금해졌다. 

기자는 6월 마지막주에 영흥화력본부를 찾았다. 

장마 영향권에 접어든 영흥도는 잿빛 구름으로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했다. 마치 억울한 누명을 쓴 미드 ‘뿌리’의 주인공 검은 얼굴의 쿤타킨테가 연상됐다. 

“검다고 다 나쁜 건 아닌데...”   

영흥화력본부 녹색환경부 조현식 차장과 최준호 차장이 마중나왔다. 

에너지 전문지 기자이지만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문외한인 것은 사실. 그러나 본부가 어떻게 움직이고 발전소 대기환경 담당자들의 자세를 통해 상황을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으리란 방문 목적이 무색할 정도로 두 차장은 성심껏 영흥화력의 현재를 설명해주었다.

최근 여론을 통해 문제가 된 미세먼지에 대해 조현식 차장은 영흥화력이 필요 이상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영흥화력본부는 수도권대기환경특별법에 따른 엄격한 배출총량규제를 받고 있어 인근지역의 급격한 대기오염 물질 증가는 없다는 것. 

지난 2014년 영흥화력 5,6호기 준공으로 발전설비용량이 52% 증가(334만kW→508만kW)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할당된 배출총량 이내로 운영되고 있다고 조 차장은 말했다.     

대기오염을 잡는 탈황, 탈질설비 및 미세먼지를 잡는 전기집진기는 현재 대기오염물질 저감기술 중 저감효율이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되는 시설인 최적방지시설로 타 화력발전소 대비 배출 농도 및 배출량에 있어 국내 최저 수준이라고 단언했다. 

옆에 있던 잘생긴 최준호 차장이 미세먼지의 정의에 대해 설명했다. 

“미세먼지란 대기중에 떠다니는 직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를 말하고 초미세먼지란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를 말하는 것으로 연소잔재물(회분), 2차 생성물질, 광물질 등이 원인으로 석탄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배출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영흥화력의 경우 최고의 탈오염 시설을 갖췄기에 미국 NASA가 분석한 것만큼 수도권 미세먼지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미세먼지의 국내오염량 중 중국발 황사가 30~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전국기준으로는 제조업이 6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이 차량-선박 21%,  발전부문은 겨우 3%(영흥화력은 0.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경우도 차량-선박이 74%로 가장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제조업 9%로 그 다음 발전부문이 6%에 그친다고 말했다. 영흥화력은 수도권 미세먼지 배출량의 2.2%에 불과한 극히 저조한 상황인데 왜 이토록 여론의 뭇매를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흥화력발전소는 설계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오염 방지를 목표로 환경오염 방지시설에 총 1조3400억원을 투입했다. 

조현식 차장은 매년 640억원에 이르는 환경설비 운영비를 투입해 저감시설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흥화력본부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5,6호기를 둘러보았다. 

최준호 차장이 동행했다. 

최 차장은 5,6호기에 탑재된 환경오염방지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저저온 전기집진기는 먼지제거율 99.9%, 탈황설비는 황산화물 제거율 99%, 탈질설비는 질소산화물 제거율 94%를 보이는 현존 지구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가운데 최고라고 말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자 고효율 전기집진기는 발생되는 먼지를 99.9% 저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높은 배출허용 기준인 5mg/㎥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배출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전기집진기에 포집된 먼지는 석탄 연소 후 발생되는 석탄회인데 이는 회정제설비 등 재활용 설비를 통해 레미콘 혼화재, 인공경량골재, 산업용소재 등으로 재활용된다는 것.

미세먼지 2차 오염물질 생성의 주원인으로 지목받은 질소산화물 배출량 역시 극히 미세한데 LNG발전소의 국내 평균 배출농도인 23.4ppm 대비 절반 수준으로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98.9%의 효율을 갖춘 탈황설비는 석탄 연소 후 발생하는 황산화물을 제거한다. 이 설비는 황산화물 제거 뿐만 아니라 유입되는 배출가스 중 황산화물을 석회석분말과 화학반응시켜 탈황석고로 재생산한다고 한다. 이렇게 재생산된 탈황석고는 시멘트 원료와 석보보드 재료로 100% 재활용된단다.     

이러한 점 때문에 환경부는 지난 6.3 미세먼지 저감 특별대책 발표시 기존 발전소의 대대적인 성능개선 추진을 언급하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영흥화력본부 수준으로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흥화력본부는 신재생 메카로도 거듭 난다는 복안이다. 

지역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하며 기존 송전선을 활용, 신규발전소를 지을 넉넉한 부지를 유일하게 갖춘 영흥화력본부는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됐던 영흥화력 7,8호기 건설이 최종 유보됨에 따라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그 대안이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이다. 

영흥화력본부는 지속적인 대기오염 저감노력과 함께 풍력, 소수력, 태양광, ESS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오는 2020년 영흥화력본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전체 발전원의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흥에는 검은 피부의 쿤타킨테가 녹색 반란을 꿈꾸고 있다. 

영흥=이만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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