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 R&D 허브로 입지 강화…글로벌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 도약”

중소·중견기업 지원 오픈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 애로 대응 상시 운영
미국, 독일 등 선진국과 연구개발 중…기후변화대을 기술 허브기관 역할
국제적 미션이노베이션 통해 에너지기술 투자 확대하고 기술혁신 가속화
이기우 원장.

국내 에너지기술 연구개발의 허브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기우 원장을 만나 에너지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기후체제에 대비한 에너지기술의 중요성을 들어본다.


Q.국내 에너지기술연구의 산실인 에기연의 경영 좌표와 추진 계획 등을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 연구원은 대내외 환경변화, 미래 트랜드, 정책 방향, 그리고 연구원 내부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국가적으로나 우리 연구원의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분야, 도전적인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야들을 전략목표로 설정하여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요 전략분야는 수요관리기술 효율향상, 신재생에너지 경쟁력 확보, 기후변화대응기술 상용화 촉진, 미래선도 에너지융합기술 4개로 구성하였습니다.
수요관리기술 효율향상에서는 산업, 가정, 상업, 수송부문 등 에너지 소비 부문의 효율향상을 위한 에너지 기기 고효율화, 최근 수요관리의 중요성 부각에 따라 전력 부하 평준화, 전기차 등을 위한 핵심기술로서 에너지저장, 그리고 전기, 열, 연료 등 모든 에너지를 시스템적으로 최적화하여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에너지네트 최적화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경쟁력확보에서는 향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적인 진보가 가장 크게 필요한 분야로 고효율화, 가격경쟁력 향상을 꼽았으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융합기술로서 친환경에너지 커뮤니티 관련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대응기술 상용화 촉진분야에서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포집 및 이용기술의 저가화, 저급탄 고품위화, 바이오, 그리고 셰일가스 이용기술 등 청정연료 관련 기술 등을 중점 개발하고 있습니다.

Q.원장님께서 임기 동안 추진해 오신 과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추진할 숙제가 있다면.
지난 임기동안 태양전지, 연료전지, 염분차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기술과 이산화탄소 포집 상용화 기술, 에너지 저장 및 마이크로그리드 기술, 에너지효율향상기술 등 새로운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기존에 개발된 기술들의 상용화와 개발도상국가로의 기술이전을 가속화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신시장 창출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시적인 성과로서 대용량 플로우전지, 온실가스 포집기술, 실리콘 태양전지 분야 등에서 14건의 세계 최고수준의 에너지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기술 R&D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2013년 말 전자연구노트를 도입했으며 2년만인 지난해에는 전체 연구원의 85% 이상이, 올해는 전원이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전체 40여개 실 중 9개 실은 전원이 전자연구노트를 사용했으며, 신입연구원들은 선배들의 연구 자료를 활용함으로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분석한 바에 따르면, 특허 출원을 많이 하는 과제일수록 전자연구노트를 약 2.8배 더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지식재산권 출원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전자연구노트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우리원을 방문하는 기관들도 많아졌습니다.
선택적 자율근무제도는 육아를 병행해야하는 여직원들의 건의에 따라 지난해 4월 도입했습니다. 육아부담 감소와 출퇴근 편의는 물론, 스스로 효율적 업무 수행이 가능한 근무형태를 선택함으로서 창의적 연구 활동 및 업무 집중도 향상과 자기계발을 병행할 수 있어 구성원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외에도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를 운영,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지금까지 추진해 온 연구, 정책 등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한편, 연구원 내에 중소기업을 유치해 보유기술을 이전, 기업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현재는 공간 부족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기업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창업보육센터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우리원이 세계 최고의 기후변화대응기술 개발과 에너지신산업 육성이라는 국가목표 달성에 핵심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Q.연구원이 걸어온 발자취에 대한 설명을 해 주세요.
우리 연구원은 1977년, 70년대 석유위기를 겪으며 에너지 문제를 ‘기술’로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됐습니다. 초기에는 국내 부존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치중했으며, 이후 에너지 절약과 효율 개선,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연구원에서 개발한 LED교통신호등은 전국에 200만개 이상 보급돼 국민 실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또 가정용 콘덴싱 보일러는 개발 이후 기술이전을 통해 약 6000억 정도의 기업매출을 올린 바 있습니다. 이 콘덴싱 보일러는 국가적으로도 약 585억 원 가량의 에너지 절감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CIGS 박막 태양전지, 현대 하이스코에 기술이전한 수소연료전지, 한화건설에 기술이전한 제로에너지솔라하우스, 그리고 국과위에서 주관한 2011년 100대기술 중 TOP5 기술로 꼽힌 분리막을 이용한 연소전 이산화탄소 포집공정 등을 핵심 성과로 들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이러한 성과들을 기반으로 미래지향적인 도전적인 연구주제를 발굴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 및 국가 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국가 창조경제 실현에 이바지함은 물론, 다가오는 미래 세대를 위한 에너지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최근 정부는 에너지신산업을 적극 추진 중에 있습니다. 연구원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보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신기후체제(Post-2020) 출범 이후, 기후변화 대응 기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이 대부분 에너지기술이라는 점을 보면 우리 연구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올해부터는 종합적인 기후변화 대응 기술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과 포집기술, 에너지효율향상기술, 신재생에너지기술 및 청정 연료기술 등을 중점 연구하고,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내 기술개발 허브로서, 기술 개발은 물론 정책개발·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연구기관의 역할 중 기술상용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연구원과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 프로그램이 있는지, 협력관계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우리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IP경영 고도화를 통한 시장기반 기술사업화 네트워킹을 구축하고 전략적 기술 마케팅을 실행하는 기술이전·사업화 체계를 운영해왔습니다. 그 결과, 기술이전율과 특허활용율이 증가세에 있습니다.
유관 기관과의 전략적 파트너링을 통해 총 12회의 우수기술 설명회와 미활용특허 나눔 페어를 통해 기술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향후 기술이전과 이전특허 건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또, 우리 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오픈 플랫폼과 기업의 다양한 기술 애로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체계를 상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애로 상담 핫라인과 에너지닥터 중소기업 멘토링사업은 누구나, 언제든지 신속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멘토링사업을 통해 기업과 연구자를 1대1 매칭해 무상으로 기술과 연구기획 자문, 정보제공,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연구 인력의 60% 이상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소기업 육성 지원 사업, 신사업 창출 및 매출 증대를 위한 시작품 제작 지원 사업, 수요자 맞춤형 기술개발을 위한 산업연계형 에너지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기술지도사업인 에너지닥터 사업을 통해 2014년도 160개, 2015년도 192개 기업에 기술을 지원했으며, 매년 200~300개 중소·중견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또, 연구원과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을 패밀리기업으로 지정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R&D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Q.연구원의 미래상, 국내외 기관과의 협력 관계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요.
과학기술계에서 융합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원도 융합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작년 4월 에너지기술R&D벨트를 발족한 바 있습니다.
에너지기술R&D벨트는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출연 연구기관, 공기업, 민간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중복연구를 피하고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 기술에 플러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협업·융합 연구 체계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참여기관별로 다양한 연구 주제를 제안 받았으며, 기관별 자체 검토를 통해 저등급 석탄의 건조, 플로우전지 상용화 기술개발 등 4개 주제에 대해 협력 연구를 수행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후에도 융합 R&D 수행 및 보유기술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공유하고 핵심 R&D 인력을 공유하는 등 소통을 증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 클러스터인 FEP 융합연구단을 원내에 운용하며 융합 연구를 최대한 지원하고 있습니다. FEP 융합연구단은 초청정·고효율 연료다변화형 미래에너지 생산 기술 개발을 목표로 표준연, 기계연, 생기연 등과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연구단은 향후 석탄 화력발전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여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은 환경부 차세대에코이노베이션사업(EI사업)의 일환으로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자동차 기술 및 시장 경쟁은 엄격히 강화되는 자동차 배출허용기준 대책과 자동차 온실가스 감축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저배기·저탄소 기술개발이 주축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업단은 저배기·저탄소 친환경자동차 기술의 통합적인 개발, 보급, 관리를 통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해외 선진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여 세계화 및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주도하고자 합니다.
또, 우리 연구원은 현재 미국, 독일 등 9개 선진국과 20건의 공동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 4개국과 기술이전 플랫폼 구축 관련 사업(4건)을 수행중입니다. 아울러, 29개국 60개 기관과 MOU를 체결(2016.4.30. 유효MOU기준) 하고, 상호 워크샵 개최, 인력교류 등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해 5월 우리 연구원은 기후변화대응기술 허브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관련 기술의 국제협력을 위해 청정에너지 R&D 투자를 향후 5년 내 2배로 확대하는 미래부·산업부 합동 ’미션이노베이션 위원회‘의 인프라 분과 내 국제공동 소분과를 맡고 있으며, 현지사업화 및 통합 실증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계획인 BAU대비 37% 감축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1.3%를 국제탄소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달성해야 하는바, 미래부 지정 기후기술을 중점적으로 해외기관과 협력할 계획입니다.

Q.연구원의 전문가 그룹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지요. 연구원의 구성인원의 특징 등 인력구조 측면에서 연구원의 발전 전략은 무엇입니까.
우리 연구원은 약 40년간 원자력을 제외한 에너지절약과 효율 개선, 기후변화 대응기술, 신재생에너지기술 개발 등을 선도하는 등 다양한 에너지기술 개발을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원동력은 다양한 전공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적인 인력구성 측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연구원이 최근의 융합과 창의를 강조하는 과학기술의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경쟁력 있는 인적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배가 되게 하기 위해서 열린 대화와 토론을 통해 밀어주고 끌어주는 ‘밀끌화합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강조합니다.
서로가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서로 보완해가면서 밀어주고 끌어줄 때 두 배의 장점으로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규정과 같은 약속을 준수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플러스해 갈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를 통해 개인 중심의 연구체제를 탈피하고 연구실?본부 차원의 조직연구체계가 가능하고 나아가 외부와의 협력?융합연구로서 연구 성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Q.마지막으로 향후 국내 에너지기술 방향과 미래에 대한 예측, 즉 신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1980년부터 1990년대는 에너지안보와 에너지절약이 R&D의 트렌드였던 반면에, 2000년 들어서는 에너지환경과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트렌트가 바뀌었습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신기후체제와 에너지신산업 창출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가장 비용 효과적이며 궁극적인 대응수단으로서 에너지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청정에너지기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국제적 추진되고 있는 미션이노베이션을 통해 확실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미션이노베이션은 지난 파리 기후총회(COP21)에서 청정에너지 연구개발 공공투자를 향후 5년간 두 배로 확대해 기술혁신을 가속화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내용으로 미국, 일본, 영국 등 20개국이 참여해 선언한 바 있습니다.
현재 정부부처와 수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추진하고 있는 미션이노베이션 로드맵 수립 결과, 2014년에 수립된 기후변화대응 핵심기술 전략 등을 2030년 온실가스 감축전략에 긴밀히 반영하는 등 정책 프로그램 간 연계를 통해 기술개발과 감축목표 달성의 효율성을 보다 증진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존 에너지 산업에 ICT, 자동차 등 제조업, 농업, 금융 등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미래사회를 변혁할 혁신모델로 제안된 에너지신산업에서도 에너지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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