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밥상머리 복원 프로젝트-김필수의 젓가락 칼럼(1)

한국인에게 젓가락은 무엇인가?

지금과 같이 바쁘게 사는 일상에서 젓가락은 단순히 음식을 먹을 때 활용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예전과 같이 밥상머리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음식을 먹기보다는 빵이나 우유 등으로 식사를 대신하거나 포크나 나이프를 이용한 서구형 식사도 많고 아예 차량 안에서 간단히 식사를 때우는 사례도 많다고 할 수 있다. 예전과 같이 밥상머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종 화제를 안주삼아 얘기를 하던 시대는 많이 지났다고 할 수 있다.

바쁜 시대에 이러한 얘기 자체가 사치라고 폄하할 수도 있으나 전통 문화의 계승이나 옛 것이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번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젓가락 문화이다. 동시에 국내 대표하는 쇠젓가락과 함께 전체를 보는 밥상머리 문화의 중요성을 언급하고자 한다.

예전 어른들은 밥상머리 문화를 가장 중요한 예의의 시작이라고 하였다. 여러 세대가 모여 식사를 할 때 어른들은 아랫 세대에게 밥상 모서리에서 밥을 먹지도 말며, 어른들이 수저를 들기 전에 미리 들지도 말며, 소리를 내어 먹지도 말며, 밥그릇을 들고 먹지도 말며, 음식을 젓가락으로 뒤젖거리며 먹지도 말며, 숟가락과 젓가락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식사를 하고 너무 한쪽으로 기우려 좋아하는 음식만을 먹지도 않는 등 보이지 않는 수십 가지의 예의를 밥상머리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를 수행하는 수단으로 쇠젓가락만을 활용하는 관계로 서투른 젓가락질은 좋아하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를 못해 처음부터 숙달된 젓가락질이 중요하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밥상머리에서 배우는 각종 예의와 범절이 웃어른에 대한 예의는 물론 전통 문화의 계승, 쇠젓가락질에 의한 경쟁력 확보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연이 지금은 이러한 옛 것을 그대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변했고 방법까지 다양하게 식생활 문화가 변한만큼 능동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기본적인 예의와 방법은 살릴 수 있는 뼈대를 고수하자는 것이다. 젓가락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중일 모두는 이러한 옛 것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 국가마다 밥상머리 문화는 다르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국의 문화와 예의는 물론 고유 유전자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가장 이러한 중요성을 인지한 일본의 경우는 올바른 젓가락 문화와 이를 통한 밥상머리 문화에 대한 노력을 특히 기울여 왔다. 젓가락의 날 지정은 물론 교토와 도쿄를 중심으로 다양한 젓가락 박물관은 물론이고 젓가락 문화 계승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세계 시장에 우수한 자국의 젓가락 문화를 상류사회의 당연한 기본 상식이라는 논리로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이웃 중국도 각 지역별로 노력하고 있고 세계 시장에 진출한 공자학당 등을 통해 젓가락질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는 예외였다. 세계에서 유일한 쇠젓가락을 사용하고 있고 동시에 개인 식사도구로 숟가락까지 사용하는 특수한 계승문화를 이어받지 못하고 지금은 국적 불명의 식사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에게 젓가락질이 불편하다 하여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할 수 있다.

아예 정부도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심지어 초등학교 교과서에 저학년 젓가락질 사용방법도 애매모호하게 표기되어 있는 등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국적 불명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지난 2003년부터 올바른 젓가락질과 밥상머리 문화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하여 젓가락왕 선발대회, 올바른 젓가락 사용법, 대중의 젓가락 관련 인식조사, 아이들을 위한 기능성 젓가락 개발 보급은 물론이고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지정하여 외롭게 노력하여 왔고 황우석박사의 복제세포에 활용하는 젓가락 기법까지 소개되면서 우리의 우수성을 알리기에 이르기도 하였다.

황우석박사가 문제가 발생하면서 관심도도 사라지고 외롭게 운동하던 필자도 어려움이 가중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할 수 있다.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작년 후반에 청주에서 처음으로 한중일 젓가락 페스티벌이 열리면서 한중일 공조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고 올 6월초 드디어 3박4일 일정으로 청주에서 한중일을 대표하는 젓가락 포럼이 개최되어 각국의 노력과 공조, 정책과 문화 등 다양한 공감대 자리가 시작되었다.

외롭게 분투하던 필자도 참가하면서 공감대 형성과 동지감을 느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다. 젓가락에 대한 한중일 유네스코 무형 문화재 등재 등 공동 관심사가 집중 논의되었다.

이제부터 우리나라의 쇠젓가락 문화에 대한 복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뜻이다. 향후 필자는 한국젓가락협회 등 구심점을 만들고 올바른 젓가락질에 대한 우수성, 이미 의학적으로 밝혀진 머리와 손의 손응성을 극대화하는 젓가락질 등 다양한 문화 계승과 우수성을 알릴 예정이다.

특히 학부모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IQ개발 측면에서 ‘돈들이지 않고 아이들 IQ 10 올리는 방법’ 등 다양한 문화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제는 관심을 가질 시기이다. 옛 것을 모르고 미래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옛 것을 통하여 미래를 본다는 가장 기본적인 논리를 다시한번 생각할 시기이다.

                                                           김필수 (한국젓가락협회 회장, 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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