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규태 동국대학교 원자력공학부 교수

고리원전 1호기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경북 경주시의 월성원전 1호기가 수명연장을 위해 규제기관의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승인여부가 조속히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규태 동국대경주캠퍼스 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지만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계속운전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정이 지연될수록 원자력산업계와 환경단체들 간의 비생산적인 갈등만 고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서울대 핵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를 거쳐 버클리대에서 핵공학 석, 박사 학위를 취득한 국내 손꼽히는 원자력에너지 분야 전문가다. 원자력에너지의 국산화와 수출산업화를 위해 30년 이상 연구개발해 왔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표준형 핵연료인 PLUS7 개량핵연료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주역이기도 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월성원전 1호기가 30년 설계수명을 마치고 수명연장을 위한 심사에 들어간 지 1년이 넘었다.

=월성 1호기는 운영허가 30년을 마치고 지난 2012년 11월20일 정지된 이후 계속운전 관련 심사를 위해 이미 1년7개월 이상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규제기관에서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하여 국민안전 및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원자력법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 안전심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원전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어떤 절차를 거치나.

=국내외 공히 규제기관에서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안전심사에 의거해 계속운전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판단하면 계속운전을 허가할 수 있다. 국내 규제기관에서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따른 원전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원자력시설, 기기 등의 주기적 안전성평가, 원자력 기기 수명평가,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월성 1호기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가 새로 제시한 원전 스트레스테스트를 원전사업자에게 추가로 수행하게 해 극단적인 원전사고 조건 하에서도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안전성을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외 원전의 수명연장 현황은.

=각국의 원자력법에 의거해 승인, 운전중인 국내외 계속운전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 100기 중 11기, 러시아 33기 중 17기, 캐나다 20기 중 7기, 인도 20기 중 4기, 영국 16기 중 5기, 우크라이나 15기 중 2기, 대한민국 23기 중 1기 순이다. 즉 세계 가동원전 중 30년 이상 운전 중인 원전만도 절반에 가까운 212기이며 이 중 32기는 이미 40년을 넘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계속운전 원전에 대한 운영실적을 토대로 평가해 볼 때 계속운전 원전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환경단체들은 원전의 수명연장을 반대하고 있다.

=국내 규제기관에 의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최근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월성 1호기에서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월성 1호기 계속운전 불가 및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계속운전 중인 고리 1호기에 대해서도 폐쇄를 요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원전수명연장 금지법’에 대한 국회 발의와 통과를 모색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이는 국내 규제기관의 계속운전 심사절차 및 규제기술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의구심과 불안을 해소할 방안은.

=환경단체들의 이러한 주장으로 인해 증폭되고 있는 경주시민 및 원전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기관은 환경단체가 제기한 월성 1호기 안전성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판단되면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조속히 승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정이 지연되어 나타나는 문제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결정이 지연될수록 원자력산업계와 환경단체들 간의 비생산적인 갈등만 고조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이로 인해 원자력 기술자립, 원전 수출 및 원전 안전혁신을 위해 노력해온 원자력 종사자들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더구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의 원자력 산업계 유입은 어려워질 것이고 국내 원자력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약화되고 결국 원자력기술의 해외 종속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원자력발전은 자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기술집약적 에너지원이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집중 개발할 필요가 있는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의 에너지자립 현황과 향후 예상되는 세계경제 불황을 생각해 볼 때 현재의 경제력 및 향후 경제성장 전망치 등을 고려한 중장기적 에너지 정책을 신중하게 수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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