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소기업 10만개 늘려 3중 공략한다”

무역한국을 이끄는 KOTRA 사장으로 김재홍 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취임한지 반년이 지났다. 김재홍 사장은 KOTRA 체질을 강화하지 않으면 무역한국의 제2도약은 없다고 확신한다. 행시26기인 김 사장은 산업부에서 산업통상 분야에만 30년간 봉직한 통상전문가다. FTA체결국도 늘어났고 원자력, 수력발전 등 에너지 분야 시장도 활발하다. 답은 하나다.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 강소기업을 적극 육성하자는 것이다. 통상전문가 김 사장에게 무역입국 스토리를 들어본다.   

1. 먼저 KOTRA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KOTRA의 지난 반세기는 우리나라 무역성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60~1970년대는 ‘무역입국’ 시기였습니다. 

KOTRA는 바로 그 시대인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뿌리를 두고 그해 6월 설립했습니다. 1960년대 KOTRA는 해외시장 개척의 선봉장으로 바이어 발굴 및 한국상품을 해외에  전파하는데 주려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1970년대는 두 차례 오일쇼크를 맞아 중동특수를 수출기회로 삼기 위해 앞장섰습니다. 그 결과 1974~1976년에는 두바이 등 중동에 6개 무역관을 개설했습니다. 

1980~1990년대는 무역 확대 및 개방기라 볼 수 있는데 1980년대 후반 동구권 개방기에는 미수교 국가들과 교역을 트는데 앞장서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동구권에 현지 무역관을 개설하고 한국상품전을 개최하는 등 현재 한류의 저변을 그때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는 외국인투자유치 기능을 추가해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하던 시기였습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대 글로벌 경쟁기에 접어들며 KOTRA의 외연은 현재의 모습으로 확장됩니다. 

2003년 12월 인베스트 코리아 출범으로 투자유치 기능을 강화했고 그해 3월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 양성을 위한 글로벌 연수원 개원, 2004년 12월 해외투자진출 지원을 위한 지원센터 개설, 2009년 1월 해외전문인력 유치 기능을 새로이 추가했습니다. 

2010년대는 제2의 무역입국 시대입니다.  

▲방산물자 수출지원(2011.3) ▲글로벌 CSR(2012.8) ▲글로벌 M&A지원(2013.1) ▲해외 취업창업 지원(2013.1) ▲정부간 거래(GtoG) 지원(2013.1) 등의 기능을 새로 추가해 변화하는 세계 경제 및 무역 환경에 적극 부응했습니다. 

현재 KOTRA는 전세계 84개국 124개 해외 조직망을 구축하고 중소기업의 수출역량 강화에   주력하면서 ‘제2의 무역입국’ 실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2. KOTRA 사장으로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밝힌 신경영방침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KOTRA는 그동안 그 규모나 조직이 비약적으로 커졌음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KOTRA 존재목적과 역할 재인식을 위한 ‘신경영방침’을 수립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해외’와 ‘중소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4대 핵심사업’ 방향을 수립, 추진토록 했습니다.  

중소, 중견기업 수출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출 중소기업 10만개 육성, 글로벌 전문기업 400개 육성, 벤처기업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키로 했습니다. 

새로운 수출 먹거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제조업을 이을 새로운 수출 분야 개척 및 새로운 무역방식 대응에 고민하라는 것이죠. 여기에는 에너지기업들도 포함됩니다. 

넓어진 경제협력 영역을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세계 3위의 FTA 네트워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정상외교 등을 적극 활용, 해외진출을 촉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외투기업 유치 노력도 한층 더 강화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 R&D센터, 헤드쿼터 유치 및 기존 외투기업의 선제적 고충처리에 주력해야 합니다. 

이같은 4대 핵심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대 업무혁신 방향’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고객-현장, 내실-성과, 소통-협업, 기본-원칙 중시의 업무혁신 방향 수립 및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KOTRA는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이어야 합니다. 

플랫폼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고객에게 만족을 주어야 합니다.  

KOTRA가 다른 중소기업 지원기관과 협력하여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관기관과의 ‘개방형 협업’이 중요합니다. 

3. 수출 중소기업을 10만개로 늘리는 ‘10만 양기론(養企論)’을 주창하셨는데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경제양극화 해소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출 중소기업 육성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대외적 어려움 속에도 사상 최대 무역 규모, 수출, 무역 흑자 등 ‘무역 트리플 크라운’
을 달성했지만 내용을 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경제 불균형 및 양극화를 초래하고 수출 및 내수의 연결고리 약화 등 부정적 측면도 양산하기 때문입니다.  

KOTRA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도우미’로서 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을 강화해 대기업 위주의 성장 개선 및 지속가능한 무역성장에 기여해야 합니다.        

재임기간 동안 수출 중소기업 10만개를 육성하자는 ‘10만 양기론(養企論)’을 적극 실천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개로 전체 320만 중소기업의 3% 미만이며 중소, 중견기업 수출비중은 34%로 OECD 평균 39%에 미달합니다. 

참고로 수출 중소기업 수 비중은 한국이 2.7%에 불과한 반면, 독일 10.9%, 영국 11.0%, 네덜란드 10.1%, 이탈리아 5.3% 순입니다. 

따라서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KOTRA, 무역협회, 중기청, 중기중앙회, 산단공 등이 협업하여 매년 3000개 이상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성공사례를 창출토록 하겠습니다. 이를위해 수출전문위원(PM)을 두배 이상 확대 채용하고 대내외협업체계 구축, 글로벌 역량진단(GCL 테스트) 통한 역량별 맞춤형 지원 서비스, 이동코트라 지원사업 등을 강화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수출액 증대도 중요하므로 1억 달러 이상 수출 글로벌 전문기업을 400개 이상 육성할 계획입니다. 월드챔프 지원대상을 월드클래스 300기업에서 글로벌전문기업으로 확대하는 한편, 산업별 해외인프라(KAPP, IT지원센터) 등을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4. 올해 들어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6월은 당초 조업일수 증가 등으로 증가세 전환을 예상했으나 어긋났습니다. 원인을 진단한다면? 

당초 기대와 달리 6월에도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했습니다. 올 상반기 우리 수출을 압박해왔던 유가하락, 엔화 및 유로화 약세, 러시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해 6월 수출 역시 마이너스 1.8%를 보이며 수출감소세를 벗어나는 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수출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각국 통화의 가치 하락에 따른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 볼수 있습니다. 

엔저와 유로화 약세, 그리고 러시아 등 산유국의 통화가치 하락은 해외시장에서 한국산의 가격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엔화의 경우 평가절하율이 최근 3년간 약 55%, 유로화는 최근 1년간 약 20%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과의 경쟁품목인 자동차·가전 등의 수출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올 3분기에는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KOTRA가 매분기 발표하는 수출선행지수에 따르면 3분기에는 우리 수출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등의 전망은 해외시장 경기가 차츰 회복되고 바이어들이 우리 상품의 품질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에 근거합니다. 다만, 엔화 및 유로화 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악화 현상의 지속과 그리스 사태 등 대외변수들로 수출이 본격 회복 국면에 들어서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5. 예상보다 상반기 실적이 더욱 저조하다보니 우리 기업들도 기존에 세워둔 하반기 계획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계획을 세워야 할까요? 

수출 업계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 수출부진은 우리 수출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보다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철저한 원인분석과 함께 냉정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이 잘되는 지역과 부진한 지역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난 상반기 수출이 증가한 미국(6.2%), 중남미(1.4%), 대양주 등에 대해서는 바이어 추가 발굴 등 공격적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반면, 수출 부진의 지속이 예상되는 일본, EU, CIS 등에 대해서는 바이어 이탈 방지를 위한 관리강화 및 점유율 관리를 통해 상대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닥칠 때마다 각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제품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가 중국 등 저임금 국가와 가격경쟁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원가절감에 주력하되 신기술, 신제품 개발, 차별화된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비가격 요소의 경쟁력을 확보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신규 FTA를 해외진출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중국(2015.6.1 정식 서명), 호주(2014.12.12 발효), 캐나다(2015.1.1 발효) 등 신규 FTA를 중소기업들이 적극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의 호기로 삼겠다는 도전적인 자세가 요구됩니다. 

6. 중국, 중동, 중남미 등 이들 국가들을 묶어 3중전략을 강조하시는 이유와 구상하시는 진출 전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중국 시장은 우리 경제 도약의 키(Key)입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교역국(수출 비중 25%)이면서 우리 제품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2년 연속 1위입니다.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한국 9.7%, 일본 8.3%, 미국 7.8% 순이었습니다. 그만큼 중국은 우리에게 수출장벽이자 기회이기도 합니다. 

한중 FTA 타결은 우리 무역의 큰 기회이자 도전입니다. 

내수시장 진출 강화를 위해 고급 소비재, 안전한 농식품, 온라인시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FTA 해외활용지원센터 4개소(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청두) 및 코리아 비즈니스플라자(KBP)가 지난 4월8일 개설됨으로써 FTA활용 한국기업의 중국진출 지원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중동 시장은 포스트오일 시대에 대비한 산업다각화 분야가 활발한 만큼 이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중동 4개국 순방 때 처음 ‘1대1 상담회’를 개최하여 ICT, 의료보건 등 분야에서 총 5560만달러의 수출계약, 투자를 포함하면 총 9억6백만 달러의 실적을 올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란의 무역제재 완화에 대비한 양국 협력사업 발굴 및 추진 실적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4월 주한 이란 대사와 면담을 통해 한류 활용 및 해운, 철강 등 진출 유망 분야를 협의했습니다. 그 결과 5월에 이란시장 진출설명회, 이란 국제의료전시회에 참가헸으며 오는 10월에는 경제협력사절단을 파견합니다. 지난해 대 이란수출입규모는 수출 41.6억 달러, 수입 45.8억 달러 규모입니다. 

중남미는 IDB 연차총회 및 VIP 순방을 활용한 ‘붐 조성’에 주력할 것입니다.  

무역흑자 시장 중에서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이며 한류 보급으로 제품 인지도는 높은 반면 수출 비중은 6%대로 추가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7. 대통령 순방기간 동안 KOTRA가 주관한 1대1 비즈니스 상담회가 큰 성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피소드나 성과를 소개해 주시죠. 

1대1 상담회는 KOTRA 본연의 역할과 업무이며 후속조치가 중요합니다. 대통령의 중동 및 중남미 경제외교 순방 때 실시한 1대1 상담회가 정식 프로그램으로 등록, 중추적인 역할을 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대기업 위주로 경제사절단을 구성, 양국 기업인들의 경제포럼 등으로 진행되어 중소기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전에 무역관에서 파악한 정보를 통해 필요한 파트너 발굴 및 매칭으로 1:1 상담을 실시하여 우리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보증하는 업체라는 신뢰감 속에 2~3년간 공들여도 꿈쩍 않던 빅 바이어가 상담회장에서 바로 계약하거나 숨겨뒀던 프로젝트를 같이 하고 싶다며 구매 규모를 확대하는 등 상담회 효과가 컸습니다. 

중동 성과에 고무돼 중남미 상담회장을 다시 찾은 중소기업들도 다수 있었고 중남미 순방 때는 대통령 방문국 이외의 에콰도르 등 인근 국가에서도 바이어가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8. 끝으로 산경에너지 창간 2주년을 맞아, 에너지 전문 언론으로서 기대하는 바와 발전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간 2주년을 축하하며 더욱 좋은 정보의 발굴과 제공을 기대합니다. 에너지 전문 언론사가 드문 현실에 창간 2주년을 맞은 것을 우선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욱 발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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