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kW급 APR+ 기술개발로 해외수출시장 다변화”

 

혁신 거듭, 원전이용률 2013년 75%서 85%로 높아져

해체분야에서도 단기간 내 기술강국으로 도약 확신

중국 광동화전공정총공사에 35억원 규모 기술 지원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비리 등으로 최근 3년간 한수원은 여론의 뭇매에 시달리며 이를 감당하느라 곤혹을 치렀다. 그렇다보니 대외홍보를 담당하는 총책인 홍보실장이 사안에 따라 계속 바뀌었다. 방송사 출신 인사를 데려와 보기도 하고, 내부 원자력전문가를 앉혀도 보고, 심지어는 소통강화 측면에서 외부에서 여성 홍보전문가를 초빙하기도 했다. 결국 여러 시행착오 끝에 백훈 홍보실 보좌역이 실장으로 얼마전 임명됐다. 백 실장의 홍보실장 임명은 예견된 일이기는 했지만 많이 돌아온 느낌이다. 한수원이 한전에서 분리되어 나오기 전인 1997년 당시 백훈 실장은 한전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2001년 한수원으로 나오면서 홍보일을 하지 않다가 3년전 파동을 겪으며 홍보실 보좌역으로 홍보파트에 다시 배치된 것.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출신으로 원자력직군이면서 홍보까지 한 경험이 백 실장을 만든 배경이다. 이론과 실전을 두루 겸비한 백 실장으로부터 최근 한수원 동향을 들어보았다.      

1. 최근 한수원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지난 2013년 시험성적서 위조로 원전 3개 호기가 가동 중단됐을 당시 안팎에서 회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직원들이 많이 지치기도 했지만 온 직원이 혁신을 위해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초 규제기관의 안전성을 확인받아 재가동한 것을 신호탄으로 최근 한수원에는 혁신의 결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전 고장정지 건수는 5건으로 2012년 9건, 2013년 6건에 대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에 따라 2013년 75.47%였던 원전 이용률은 2014년 84.99%로 높아졌습니다. 이처럼 안정적인 원전운영으로 전력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한수원은 당기순이익 1조5천억원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2. 중국이 원전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원전건설은 잠시 주춤하는 상태입니다. 현재 건설현황과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5기의 원전을 건설중이며 4기의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건설 중인 것이 신월성 2호기, 신고리 3.4호기, 신한울 1.2호기이며 계획 중인 것이 신고리 5.6호기, 신한울 3.4호기입니다. 

지난해 1월 마련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원전비중을 29% 수준으로 결정했고 그에 따라 총 4300만kW(43GW)의 설비를 확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2024년 이후 2035년까지 700만kW(7GW)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상위개념이고 구체적인 계획은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세워집니다. 신규원전의 건설기수와 구체적인 스케줄은 향후 전력수요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이후 매 2년마다 수립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한수원은 현재 건설중이거나 건설 준비중인 원전 외에도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이미 확정설비로 반영되어 있는 신고리7,8호기 물량을 활용해 경북 영덕군에 천지원전1,2호기를 2026년과 2027년 각 1호기씩 준공하겠다는 건설의향서를 제출하고 현지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신규원전 건설 준비를 위해 영덕군과 협의 중에 있습니다. 

또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총 300만kW 규모의 원전 2기 (각 150만kW 규모, 2028년, 2029년 각 1기)를 건설하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한수원은 이 2기에 대해 강원도 삼척 대진1,2호기 또는 경북 영덕 천지3,4호기로 건설의향을 제출했으며 최종 입지는 인허가단계에서 확정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종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원전비리 문제로 APR1400 이후 차세대 원전 기술 등이 경쟁국에 밀리고 있는데. 

APR1400 이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150만kW급 대용량 원전인 ‘APR+’가 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습니다. 지난 2007년 8월 개발 착수 7년 만에 APR+가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해 한국형원전이 더욱 높은 수출경쟁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표준설계인가는 인허가기관(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을 포함한 종합적인 심사를 거쳐 표준설계를 허가받는 제도로 부지특성 등을 감안한 상세설계만 추가되면 원전건설이 가능한 단계까지 기술개발이 완료됐음을 의미합니다.  

APR+ 기술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력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APR+ 기술개발을 통해 150만kW급 신형 노형을 확보함에 따라 해외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데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원전설계핵심코드와 원자로냉각재펌프, 원전계측제어설비 등 일부 미자립 기술품목까지 100% 국산화하여 설계에 적용했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원전 플랜트 2기 수출시 약 100억 달러를 수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정부의 고리1호기 해체 결정에 대한 판단과 해체 관련 대비책을 알고 싶습니다. 

한수원은 고리1호기의 주기적안전성평가와 주요기기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 전반적인 안전성을 평가했고 대통령 공약사항인 스트레스테스트도 시행했습니다. 최종 안전성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판단할 사항이지만 사업자로서 2차 계속운전 신청을 위한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경제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었습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국회 예산정책처 모두 경제성 분석 결론은 긍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행 인허가 체계에서는 고리1호기 2차 계속운전 심사기간 장기화로 인한 운전기간 단축 및 가동률 저하 등의 가능성이 있고 지역지원금 증액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어 경제성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사회에서는 특히 이 문제에 대해 장기간 격론이 있었고 2차 계속운전의 경제성은 불확실성이 있어 고리1호기를 해체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하게 됐습니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가 건설-운영 중심에서 해체를 포함한 전(全)주기적 원전산업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로 들어가는 대한민국 원전역사의 획기적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고리1호기의 해체는 원전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가 결정됨에 따라 관련 법령에 따른 후속조치 및 성공적인 해체를 위한 준비가 수행되어야 합니다. 먼저 영구정지를 위한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여 승인 받아야 하며 해체를 위한 해체계획서 작성, 해체 조직 및 인력확보, 기술개발 등을 병행하여 추진해야 합니다.

한수원은 원전해체에 대비하여 지난 2012년부터 원전해체 기본전략, 원전해체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 시행했으며 2013년 원전사후관리실을 조직하여 해체관련 업무를 전담 추진해 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조석 한수원 사장이 팀장이 되어 ‘고리1호기 안전정지 및 해체준비 TF’운영을 시작했으며 고리1호기의 안전한 운영, 정지 및 성공적인 해체를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TF에서는 해체/운영변경허가 준비, 사용후핵연료 관리, 제도개선, 지역수용성 등에서 회사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대책 및 추진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원전 불모지에서 30년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운영 역량을 갖춘 것처럼 해체분야에서도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해체 기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5. 사용후연료가 곧 포화상태에 이릅니다. 한수원의 처리 방법 및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사용후연료는 그 속에 포함된 핵분열생성물 때문에 원자로에서 꺼낸 이후에도 오랜 기간 동안 방사선과 열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고 열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후연료는 발전소의 ‘사용후연료저장조’에 임시 저장하고 있습니다. 사용후연료저장조는 냉각 설비가 갖춰진 수조입니다. 

최근 해외에서는 물 속에 저장하는 기술 외에도 콘크리트 또는 탄소강 등으로 방사선을 막고 자연순환되는 공기를 이용해 냉각시키는 기술을 적용한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이러한 공기냉각식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의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해 운영중입니다. 

현재 발전소에 임시 저장중인 사용후연료의 포화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처분시설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민간자문기구인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를 본격 추진키로 했습니다.

2013년 10월 정식 출범한 공론화위원회는 올해 6월까지 각종 토론회, 타운홀미팅, 포럼, 설명회, 설문조사, 온라인 의견수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용후연료 관리에 대한 최종권고안’을 도출했습니다.

이 권고안을 기초로 정부가 우리나라 사용후연료 관리 방안을 정하게 될 것이고, 한수원은 그 지침에 따를 계획입니다. 

6. 해외시장 진출 성과 및 계획은.

지난 2011년 아르헨티나 엠발세 원전 계속운전사업에 기술용역을 수출한 바 있고 2012년에는 캐나다에 월성1호기 설비개선공사 경험기술을 제공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우리의 월성 중수로 원전을 설계하고 우리에 수출했던 국가인데요. 원천기술 보유국에 우리 기술을 역으로 수출한 셈이니 대단히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합니다. 최근에는 중국 광동화전공정총공사(GPEC)와 320만달러(약 35억원) 규모의 시공 기술지원용역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GPEC이 중국 광동성 양장시에 건설중인 양장원전 5,6호기 현장에 2018년 9월까지 기술인력을 파견, 원자로계통 기전공사 부문 등 발전소 핵심 분야 건설에 대한 기술자문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한수원은 1993년 광동원전 운영지원 사업으로 중국시장에 첫 진출한 후 20여년간 친산원전, 링아오원전 등의 기술지원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친산원전에 ‘제어용 전산기’ 운영 및 정비기술을 수출했습니다. 이 ‘제어용 전산기’란 발전소 주요기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설비인데요. 한수원은 지난 30년간 월성1호기 전산기를 안전하게 운영했고 전세계 중수로 최초로 전산기를 전면교체하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수성을 바탕으로 거둔 성과입니다.

또한 한국전력과 함께 UAE에 수출한 원전은 2017년 5월 첫 호기 준공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총 4기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UAE에 건설중인 원전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설비용량 1400MW급 신형경수로 APR1400으로 1000MW급의 한국표준형원전 OPR1000의 설계, 건설, 운영 및 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신개념 기술을 도입해 안전성과 경제성, 운전 및 정비의 편의성을 향상시킨 원전입니다. 

특히, APR1400의 표준설계가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하고 본심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번 사전심사 통과는 NRC가 표준 심사기간 준수를 위해 사전심사 요건을 강화한 이후 첫 통과사례로 본심사에서 설계인증 취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되어 그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세계적 에너지 수요 증가와 기존 원전의 노후화로 세계의 신규원전 건설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전망입니다. 이에 한수원은 정부 및 한전과 보조를 맞춰 베트남, 이집트 등 원전 최초 도입국 뿐 아니라 체코 등 유럽국 대상으로도 원전수주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규 원전 발주국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높은 수준의 원전 안전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이중격납건물, 다중안전설비 등을 적용한 유럽 원전 설계요건을 충족하는 원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후쿠시마 후속대책을 가장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안전성 차원에서 세계 어느나라의 원전보다도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해외 원전수출은 결국 국내 원전의 안정적 운영이 밑받침이 되어야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바 안전 최우선 원전 운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우리 한수원은 원전 운영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회사를 찾아주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앞으로도 이러한 해외 기술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위 선양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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