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부품 불합격률은 올해 14%로 급증하는데 후속조치는 미적 미적
해외 원전부품 품질 증빙 서류 받지 못해 1288억원 규모 창고 방치

[산경e뉴스] 지난해 국감에서도 지적받았던 한국수력원자력의 해외기업 원전부품 선지급 구매 방식 부작용이 올해 국감에서도 지적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외국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 부품 중 품질 증빙 서류를 받지 못해 1288억원 규모의 부품이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는 내용이 지적을 받았다.

올해 국감에서는 바로 선지급 방식 때문에 해외 원전부품 불합격률이 지속 증가하고 먼저 돈을 받은 외국기업들이 갑질을 부려 미온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적기에 부품을 교체하지 못하는 문제가 제기됐다.     

해외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부품 인수검사 불합격률은 최근 6년간 11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외자 인수검사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2%였던 불합격률은 올해 14.0%로 11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연도별 불합격률은 2017년 1.2%에서 2018년 4.9%로 증가한 뒤 2019년 3.6%로 감소했지만 2020년 다시 9.9%로 증가했으며 2021년 8.5%, 올해 9월까지 14.0%로 급증했다.

한수원은 해외기업으로부터 원전부품을 구매하면 국내에서 인수검사를 진행한다. 

관련 절차에서 시험성적서 등과 같은 서류 불만족 사항이 발생할 경우 해당 업체 부품들은 불합격 처리하는데 한수원은 해당 해외업체에 부족한 서류 보완을 요구해 부품 합격 여부를 관리하고 있다.

최종 서류보완이 마무리될때까지 해외 원전부품은 원자력발전소에 즉시 투입하지 못하고 창고에서 썩게 된다.   

이미 대금을 지급받은 해외 납품기업이 적극적으로 서류보완 조치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과거 한수원 자체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해외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부품 인수검사 현황.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정일영 의원실)
해외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부품 인수검사 현황. (자료=한국수력원자력, 정일영 의원실)

한수원에서는 “서류보완조치가 부실한 요주의 9개 업체에 대해 일부 대금 지급 후 보완조치 시 잔여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개선했으며 현재는 모든 업체에 대해 보완조치 이후 잔여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불합격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산업위 소속 정일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납품업체의 부품 독점 문제로 인해 해당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정부에 손해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납품기업들의 먹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금 지급 비율 방식 개선 등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수원이 해외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 부품 중 품질 증빙 서류를 받지 못해 1288억원 규모의 부품이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 국감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해외기업으로부터 구매한 원전 부품 중 품질 증빙 서류를 받지 못해 1288억원 규모의 부품이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받았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9월까지 최근 5년간 한수원이 해외 업체에 자료보완을 요구한 것은 총 1517건이다.

이중 25%인 380건이 해외 구매자재 중 인수검사에서 불합격해 서류보안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불합격 부품 금액만 1288억4100만원에 달한다.

또한 이들 부품에 대한 자료보완 요구 건수는 2017년에 10건, 2018년 15건, 2019년 21건이었으나 2020년 108건으로 껑충 뛰었고 지난해 9월 현재 226건으로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23배가량 급증했다.

자재 금액별로는 2017년 16억2000만원, 2018년 62억원, 2019년 81억600만원, 2020년 335억5600만원에 달했으며 2021년 9월말 현재 793억6000만원으로 5년 전보다 무려 49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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