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산경e뉴스] 월성1호기 수명연장은 2012년 시행이 되었어야 하는데 2015년 2월 시행되었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

당시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되었지만 시민이 제기한 소송에서 2년 뒤 피고인 정부측은 패소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공동으로 유력 로펌을 동원하여 2심을 대비하던 중 문재인 정부에서 한수원의 영구정지 요청을 원안위가 승인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수명연장 부실심사 주역들을 책임자로 요직에 승격시킨 원안위는 전문기관과 함께 똘똘 뭉쳐 부실심사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적극 변론해 왔지만 한수원이 스스로 수명연장 이득이 없다는 경제성평가를 근거로 영구정지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야당에 정치적인 빌미를 제공했다. 

정치를 꿈꾸던 최재형 감사원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감사결과를 주고받으며 원자력 산업계와 협조하여 반격에 나선다. 

감사원은 안전성 검토 없이 경제성만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는 감사결과를 냈으며 검찰은 이를 이용 탈원전 정부가 국가자산을 폐기한 것으로 몰아가는 정치수사를 벌였다. 

이 두사람 모두 대선경선에 나섰으며 결국 감사원장은 국회의원으로, 검찰총장은 대통령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계기가 된다. 

이들은 월성원전의 정치적 이득만 노릴 뿐 안전성은 철저히 무시했다.

월성1호기 수명연장이 부실한 증거 중 하나인 핵연료저장조 누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40년이 다가오는 낡은 저장조 오염수 누설이 제보로 공개된 것이다. 이 분야 설계에 참여한 필자는 누차 근본적인 최선대책으로 스테인레스 강판으로 에폭시 방수막을 대체하는 기술적 권고를 해 왔으나 무시되었다. 

누설사실도 은폐와-공개-은폐-공개의 웃지 못 할 순환적 연속과정을 거친다.

2012년 후쿠시마 후속 조치 중 하나였던 격납건물여과배기설비를 월성1호기에 설치했다. 

하지만 수행과정에서 중수로 원전설계 경험자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연약지반이라 길게 파일을 박아 시공하는 과정에서 차수막을 뚫어 손상시킨 것을 2016년 이후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규제검사원이 확인했고 월성원전 지하오염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치를 시도한다. 

당시 규제검사원은 지적서를 발행하려 했으나 간부로부터 압력행사를 받는다. 당시 KINS원장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 승인 당시 심사단장을 역임하고 원장으로 승격한 자다. 

그는 적극 방어에 나섰던 월성1호기 수명 연장 취소 소송과 후속적인 감사원 감사에서 정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우려, 이를 숨기려는 압박이었음을 최근 뉴스타파 방송에서 규제검사원은 실토한 바 있다.

이러한 숨김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0년 12월 익명의 제보자에 의해 월성원전 지하 누설현황정보가 담긴 한수원 보고서가 경주환경운동연합에 제보되었고 이 사실로 시민사회에 누설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KINS는 두 달 뒤 저장조의 직접적인 누설이 아니라고 보도자료를 허위로 발표한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강력한 요구에 의해 구성된 조사단은 출범하였고 6개월 뒤 1차 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이 과정에서 월성 1호기 차수막의 의도적인 훼손이 확인된다. 

조사단의 조사를 방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였다. 이를 두고 3개월 뒤 원안위원장은 특사경을 늑장 투입한다고 했지만 1년이 다 되는데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이윽고 2차 보고서가 올해 5월 공개되었다. 일부 미미한 누설이 있다는 점이 공식 언급되었지만 부지 경계 밖으로 나간 것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누설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방수막 훼손 사진은 보고서에서 제외했다. 

이윽고 올해 9월 누설 동영상과 취약한 에폭시 방수막 훼손실태를 보여주는 자료사진이 MBC 제보로 공개된다. 

벽체에 금이 갔고 이곳에서 누설이 진행되는 콘크리트 벽체의 관통균열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동영상이었다.

이를 두고 작년 누설 동영상이며 지금은 보수해서 누설이 없다고 원안위원장과 한수원 사장은 국감장에서 이구동성으로 답한다. 

하지만 조사단의 미공개회의록이 공개되면서 누설사실이 또 한 번 공개된다. 회의록에서 조사단장이 줄줄샌다는 발언과 취약한 콘크리트 벽체의 부실시공까지 언급한 내용과 콘크리트 벽체 수밀성까지 의심시된다는 것이 공개된 것이다. 

또한 매주 측정한 바닥 지하 지하수 오염농도 측정에서 최고 100만 베크렐(Bq)까지 측정된 사실이 공개되었는데 이 값은 저장조 농도와 비슷한 값으로 명백한 누설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사실은 제보로 확인되고 있지만 원안위는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으며 한수원 사장은 허위답변으로 국회 고발지경에 이르렀다. 
원자력 산업계는 국민에게 진실된 사실을 공개해야 하며 불리한 정보를 말하지 않는 사업자 속성을 고려할 때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안전정보는 원안위가 즉시 실시간으로 적극 공개해야 한다. 

지금처럼 진실을 만지작거리다가 제보로 이루어지는 반복된 공개는 시간과 예산만 낭비하고 국민신뢰도 얻지 못한다. 

국민의 안전신뢰를 받지 못하고 투명성을 상실한 원자력은 이 땅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국민선택의 바로미터가 월성원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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