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용변압기(PT) 고장의 절반이 제작 불량

원자력발전소에 설치된 '계기용 변압기'의 절반 이상이 불량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부터 2020년 10월 현재까지 총 6건의 고장 가운데 4건이 제작 불량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위 소속 김경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전 계기용 변압기 신뢰성 평가 시스템 구축 및 기술규격 개발' 연구용역(2019.3)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7년 송배전 전력설비의 계기용변압기(PT) 총 48건의 고장 중 절반인 24건(50%)이 제작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배전 전력 설비 PT 현장 고장 데이터(2000~2017)/자료=한수원 국정감사(2020) 제출자료, 김경만 의원실

1981년도부터 1993년까지 일어난 32건의 계기용변성기(PT/CT 등) 고장 원인 중 13건 또한 제작 불량인 것으로 확인되는 등 고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PT는 고전압을 저전압으로 변성하는 변압기이고 CT는 대 전류를 소 전류로 변성하는 변류기를 말한다.

계기용변압기는 고전압을 측정이 용이하도록 저전압으로 변환시키는 전력설비 전반에 사용되는 필수설비 중 하나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에 설치된 계기용변압기의 고장 발생시 발전정지를 초래해 막대한 손실을 야기하므로 높은 신뢰성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계기용변압기(PT)의 일반적인 기대수명을 약 1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한수원은 PT/CT의 사내 교체주기 정비기준을 20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번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으로 문제가 발생한 고리 3,4호기, 월성 2,3호기의 계기용변성기(PT/CT)는 설치연도가 2007년~2008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기대수명이 지난 셈이다.

한편 한국전력공사의 제출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10월 현재까지 최근 태풍으로 인한 신월성 변전소 계기용변압기를 포함해 총 6건의 고장이 확인됐으며 그 중 4건(옥내2건, 옥외2건)이 제작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만 의원은 “최근 태풍으로 인한 원전 정지 사태로 인해 국민안전과 전력수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현재 원자력 발전소에 설치되어 있는 계기용변압기의 안정성에 대해 전수 조사하고 특히 제작과정에서 불량이 발생되어 고장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신뢰성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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