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축구장 면적의 몇백 배 규모인 데이터센터의 효율을 근본적으로 높여 데이터센터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도록 메모리 소재의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울산과학기술원 화학공학부 이준희 교수팀이 메모리 소자의 용량을 1,00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산화하프늄(HfO2)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10nm 수준에 멈춰선 메모리 소자의 단위셀 크기 한계를 단숨에 0.5nm까지 축소할 수 있는 새로운 페러다임의 메모리 소재 원리를 발견한 것이어서 의미가 큰데 이 이론을 적용하면 원자에 직접 정보를 저장해, 기존 메모리 소재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작은 크기의 반도체 뿐만 아니라 초집적이고 초저절전 인공지능 반도체 구현에까지 이용될 수 있다고 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국내 이준희 교수팀 단독교신으로 발표됐다고 밝혔는데, 순수 이론 논문이 사이언스에 게재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기존에는 원자들 간 강한 탄성 상호작용으로 인해 원자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준희 교수팀은 산화하프늄(HfO2)이란 반도체에 특정 전압을 가하면 원자를 스프링처럼 강하게 묶던 상호작용이 완전히 사라지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해 이번에 큰 성과를 올리게 됐다.

더욱이 산화하프늄(HfO2) 이라는 산화물은 기존의 실리콘 기반 반도체 공정에서 이미 흔하게 사용되는 물질이어서, 원자 이론의 상업화 적용 가능성이 높고 파급력도 클 것으로 기대가 되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연구수행은 과기정통부가 계산과학 등 신연구방법론으로 새로운 물성과 기능을 구현하는 신소재 개발을 추진하는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과 데이터 집약형 공학·과학분야 문제해결을 지원하는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센터의 지원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같은 어려운 수출여건 속에 우리나라 수출효자 종목의 최선봉에 서 있는 반도체 분야에 정부가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소재 연구가 활성화 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해 볼 만하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