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前 국가기술표준원장

먼저 산경에너지의 창간 7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산업, 경제, 에너지, 환경 현장의 다양한 뉴스와 정보를 쉴 새 없이 취재·분석하고 입맛에 맞게 정리해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목마름을 해소해 온지 어언 7년! 그동안 산경에너지는 특화된 맞춤형 매체로서 현장 근로자에서부터 정책 결정자에 이르기까지 상호 소통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우리나라 산업 경제와 에너지 환경 분야의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창간 초기의 예상치 못 한 숱한 어려움과 역경을 이겨내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맡은 바 직무를 훌륭하게 다하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도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미증유의 코로나 발 고통과 급격한 4차 산업혁명의 큰 소용돌이 속에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엄청난 어려움과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먼저 사망자 숫자로 보면 제3차 세계 대전에 맞먹는 코로나와의 전투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컴퓨터에서 시작된 3차 산업 혁명이 인공 지능 등으로 넘어가는 제 4차 산업 혁명으로 급격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 코로나 전쟁과 4차 산업 혁명이 동시에 진행 중인 시점에서 우리는 더욱 더 긴장하고 새로운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다 더 냉정하게 대처해 이 위기를 슬기롭게 이기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더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5,000년을 내려오면서 그동안 숱한 고난을 극복한 선조들의 경험과 지혜를 다시 한 번 더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의료진의 사투 덕분도 있습니다만 그동안 우리가 황사다 미세 먼지다 하여 마스크를 끼고 비상 훈련한 결과로 국민 1인 당 사망자 숫자가 세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때에 우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치료 물질을 하루 빨리 발견하여 개발해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내고 이를 퇴치하는데 필요한 치료 물질을 발굴해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민간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이 치료제 개발 사업에 産·學·硏·官이 총 동원될 수 있도록 컨소시엄을 구성해 집중 연구함으로써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치료제를 개발했다는 낭보를 접하기를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정부로서도 보유하고 있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집중 지원해 이 사업이 조기에 성취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코로나 이후 전개될 새로운 세계의 모습을 예측하고 산업구조의 개편에 선제 대응해야 하겠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 급격히 진행되는 가운데 코로나 발 세계의 변화가 설상가상으로 덮쳐 세계는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IMF 사태, 2000년대 리먼 브라더스 발 세계 금융위기, 2010년대 코로나 사태 등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사태의 흐름과 과정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해 앞으로 2020년대와 2030년대에 또 일어날 사태들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경기 사이클처럼 이러한 사태 사이클(외환->금융->질병 사태)이 왜 일어나는지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대비하는 전문 기구라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문화혁명과 인공지능으로 인한 4차 산업혁명이 어우러지면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못한 신세계가 열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인공지능이 열어 갈 인류와 생명의 미래” 라는 저서에서 제시된 미래 예측과 대응책을 한 번 깊이 고민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셋째 이 같은 세계적인 변화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국내 변화에도 좀 더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는 와중에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시책들이 현실과 어우러지면서 힘겹게 버텨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소득주도 성장이란 생소한 이름의 각종 시책들, 예를 들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초과 근무 금지, 코로나 특별 지원자금이란 명목의 기본 지원금 등 각종 장밋빛 시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미덕으로 여겨왔던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라는 말은 잘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하겠습니다! 또는 창의적으로 하겠습니다! 란 말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그것도 잘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시책이라도 이를 소화할 수 있어야 몸에 영양이 될 것입니다. 1인당 소득 3만$ 시대를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벌써 뒷걸음치는 등 삐꺽거리기 시작하고 있고 4만$ 시대를 열어갈 성장 동력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위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겐 너무나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리는군요! 우리는 1인당 소득 4만$ 시대를 연 나라들의 공통점을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앵글로 색슨 족, 게르만 족 등 세계를 선도하는 민족들은 화려한 장밋빛 정책보다는 다소 힘들더라도 기본에 충실한 정책들을 선택해 자기들이 사는 나라를 세계적인 선도 선진국으로 나가게 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그동안 유교 문명에서 벗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꼰대 문화”의 탈출 과정도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비록 세대 간의 갈등이 다소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꼰대 탈출 문화”를 만들어 이를 뿌리 내리도록 함으로써  품격 있는 선진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넷째 이제 우리나라도 전문가 시대를 열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이 이제 전문가가 인정받고 대우받는 시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60여 년 전부터 행정의 전문화. 복잡화 라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모두들 지적해 왔으나 그 동안 일반 행정가(Generalist)의 힘 앞에 전문 행정가(Specialist)들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열심히 일하더라도 일반 행정가의 인격을 확장해주는 데만 급급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반 행정가 나아가 정치인들까지 나서 듣기 좋은 이야기를 내 놓았다가 곤욕을 치룬 일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제 우리나라도 대형 사고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전문가들에 맡겨놓고 사태가 수습된 뒤에 고위직들이 보고를 받아도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위급해 눈 코 뜰 새도 없는데 고위직이 현장에 나가 이들의 시간을 뺐고 사태를 더 힘들게 만드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일반 공무원들이나 회사 직원들의 전문 지식 향상을 위한 지원 사업이 좀 더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르는 것을 알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모르면서도 아는 척 힘으로 누르거나 강제하는 일은 더욱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젠 “계급의 권위”에서 “지식의 권위”가 뿌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쉽게 이야기해 일반 행정가들은 어떤 모임에서 특강을 하더라도 2시간 이상 일반 행정에 대한 강의를 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행정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할 때도 많을  것입니다. 좀 더 설득력 있는 강의를 하기 위해서는 문제점만 적시할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많이 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도 이젠 선진국 진입을 위한 각종 제도와 정신의 선진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우리나라 법 제정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현장에서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사문화된 법은 없는지? 좀 더 살펴보고 정비할 것은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법이 있으면 당연히 지켜야 하고 지키지 못 할 법이라면 바꾸든지 없애야 할 것입니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하나의 법으로 통제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을 것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의 불편함이나 불만을 줄일 수 있는 법 조항이 수 없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중국에 가면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헬멧을 쓴 사람을 구경하기 힘들고 대만에 가면 헬멧을 안 쓴 사람을 구경하기 힘듭니다. 우리나라는 어디에 속할 까요? 이와 함께 우리나라도 이젠 거짓말을 하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6.25 사변을 겪으면서 살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 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바른 말을 하면 목숨을 잃어야 할 상황인데 어떻게 바른 말을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이제는 살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시대는 지나 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이러한 사실들이 더 명확해졌습니다. 자기가 간 곳을 거짓말을 해도 옛날 같았으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이제는 거짓말이 범죄 행위로 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한번 거짓말을 한 사람은 그 거짓말이 들통 나지 않게 하기 위해 그 뒤로도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그 거짓말이 들통 날 것입니다. 요사이 같이 신용조회 기능이 없었던 시대에도 미국은 신용사회를 만들어 신용카드를 발급했고 그것이 오늘의 거대 미국이 돌아가게 하는 힘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평소에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한 것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되돌아가서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지혜와 힘을 모아 기본에 더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이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가 올 산업 구조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우리는 코로나 사태처럼 세계를 선도하고 나아가 모범적안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산경에너지 신문이 지금까지의 개척 정신을 더 중무장하고 지혜를 발휘해 산업, 경제,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독자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산업 현장에서는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취재해 역동적으로 제공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아무쪼록 다가오는 미래에는 산경에너지가 독자와 함께 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앞서 가는 선진 매체가 되어 주실 것을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산경에너지의 창간 7주년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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