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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대통령 직속기관에서 해라정정화 위원장 "반쪽 공론화 책임" 26일 사퇴 기자회견
"산업부 외 정부부처 참여한 협의체기구가 해결책" 암시
이만섭 기자 | 승인 2020.06.29 08:14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사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비교적 온건주의자로 알려진 정정화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이하 재검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6일 전격 사퇴했다.

정 위원장 사퇴로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더 미궁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 위원장의 사퇴가 더 큰 그림, 즉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는 주무부처만 갖고는 어렵고 대통령 직속기구로 확대해 산업부 외에도 환경부, 국토부 등 전 부처 협의체 기관에서 해결토록 해야 한다는 사인으로 봐야 한다는 지족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원전 선도국들조차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를 완결한 나라는 아직 없다.

소통선진국인 독일 조차도 30년이 넘도록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를 정부, 주민, 시민단체간 의견조율을 못해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번에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정 위원장의 사퇴는 시민들과 정부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탓이 컸다.

당초 재검토위원회는 6월, 7월 두차례에 걸쳐 지상파방송을 통해 전문가 토론회를 갖고 국민여견을 들어 9월경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과 중장기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그룹에서 이를 토대로 안을 만들겠다는 복안이었는데 정부측 재검토위원 말고 시민단체측 재검토위원 2인이 사퇴하고 중도적 위원 2인도 사퇴하는 등 대화테이블에 앉을 인사가 정부측만 남음으로써 부담을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시민단체 쪽 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한 정황에서 이런 정 위원장의 고심을 읽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잘못된 정책을 이끌었다는 역사적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개인적 결정도 정 위원장의 사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정정화 위원장은 26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현재 공론화가 박근혜 정부에 이어 또다시 반쪽 공론화로 ‘재검토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돼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재검토위가 호선 절차를 거쳐 새 위원장을 선출하면 공론화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지만 이것도 말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0년까지 지하연구시설(URL) 부지 확보, 중간저장시설 건설, 2030년 중간저장시설과 URL 가동, 2051년 영구처분시설 운영.

산업부가 지난 정부에서부터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는 사용후핵연료 타임 스케줄이다.  

이 프로그램대로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강행한 것이 현 재검토위원회의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월성원전 건식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결정이다.

월성원전 내 맥스터는 이미 95.36%가 다 쓴 핵 원료 다발로 채워져 있어 2022년 3월 완전 포화를 앞두고 있다.

포화가 되기 전에 맥스터를 더 증설해야 하는데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8월 중에는 착공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입장이다.

착공이 늦어져 다 쓴 핵연료를 보관할 곳이 없어지면 월성원전 2~4호기를 멈춰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대해 시민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그것도 지역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있다. 마치 재검토위원회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정 위원장은 "맥스터 증설 여부에 대한 의견수렴을 주관하는 지역실행기구도 위원 구성의 대표성과 공정성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며 "원전소재지인 경주시 양남면 주민설명회는 찬반주민 간 격렬한 대립으로 세 차례나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8~19일 예정된 지역 종합토론회도 찬반진영의 균형 있는 토론자를 확보하지 못해 공정한 의견수렴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탈핵시민모임,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에서는 이제라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나선 정정화 위원장의 사퇴를 무거운 마음으로 환영하며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평가한다고 자평했다.

이번 위원장 사퇴를 계기로 현재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해체하고 새롭게 설계,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탈핵시민단체는 "당초 약속했던 중장기 계획을 설계하는 전국공론화 이후 개별 핵발전소 내 임시저장시설 건설 여부를 논의하는 지역공론화를 진행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부와 재검토위원회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현재 전국공론화와 지역공론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계획 논의도 없이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에 대한 의견수렴을 경주시만의 지역실행기구로 졸속적으로 강행해 갈등만 증폭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월성원전 피해 지역임에도 의견수렴에서 배제된 울산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여 민간주도의 울산북구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월성원전 소재지인 경주시 양남면 주민들도 강력 반발하며 주민설명회가 3차례나 무산되고 시민참여단 모집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제기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150명의 시민참여단 구성을 마쳤으며 27일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현재 운전중인 원전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에 중장기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독일처럼 충분한 소통과 이해당사자간 조율을 거쳐도 막상 최종 결정은 어렵듯이 우리나라도 독일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충분한 검토작업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재검토위원회 위원중 한 사람인 ㅎ박사는 "원전업계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산업부가 재검토위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대통령 책임 하에 독립적인 기구에서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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