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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전문가 인터뷰] 김숙철 한전 전력연구원 원장“코로나19 경제위기…한전R&D 기술사업화로 넘는다”
이만섭 기자 | 승인 2020.03.23 16:10
   
 

‘한전 발명왕 김숙철’ 원장 부임 이후 R&D 사업화 활성화
전력연구원 보유 기술 사업화-연구소기업 창출 이원화 추진
2019년 11개중 5개 기업 선정, 공동창업-기업전환 방식 지원
에너지전환3020정책으로 신재생-환경 융합분야 유망지원사업

   

올초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인적, 국가간 접촉이 줄어듦으로써 산업경제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현실화된다면 전세계적 경제 공황과 같은 위기 국면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전망하고 있다. 

국내 산업경제계는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화이트리스트라는 후안무치한 조치를 당한 바 있다. 이로인해 우리 산업계는 오히려 기술국산화라는 명제에 좀 더 몰두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가설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주요 에너지설비의 국산화가 한전, 발전5사를 중심으로 일본 화이트리스트 공세 이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 R&D 전문연구소인 한전 전력연구원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부임한 “한전 발명왕” 김숙철 원장이 한전 전력연구원을 좀 더 일반기업과 가까운 R&D기관으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김숙철 원장은 한전 재직 동안 10개가 넘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2년 전에는 특허청으로부터 지식재산권 창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런 그가 R&D 전문연구소의 장으로 왔으니 날개를 단 셈이 됐다.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전력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사업화’와 ‘연구소기업’이다. 연구소 기업은 전력연구원이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하는 기업으로 한국전력이 20%의 지분을 투자한다. 국내 많은 연구원은 좋은 기술이 있어도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기술이전이나 특허를 내는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연구원 고유 업무에서 벗어난다는 시각도 있고 관련 인력도 부족하여 유지보수는 물론 상용화도 힘들기 때문이다.”

김숙철 원장은 한전 전력연구원의 나아갈 바를 압축해 설명했다.

김 원장은 전력연구원 R&D 결과의 기술이전에 앞서 우선 협력이 가능한 연구소기업 창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판매와 영업 및 유지보수가 가능한 인력은 있어도 혁신적인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는 실험장비와 인프라가 부족하여 상용화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소 기업은 기술의 상용화와 사업화 등을 담당할 수 있는 중소기업, 기술의 개발, 검증, 실험할 수 있는 연구원을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여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금의 상황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검증된 기술을 사업화로 성공시킴으로써 지역경제 및 국가경제에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는 것 지체가 애국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전 전력연구원이 진행중인 연구과제는 2019년 기준 200여개다. 전력연구원은 지속적인 사업기술 발굴을 통해 연구소 기업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2019년 1월에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이산화탄소를 메탄가스로 전환하는 설비를 국내 최초로 실증했으며 3월에는 역시 국내 최초 해상풍력단지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향후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전력설비인 국내 최대 규모의 고압 직류 케이블시험장도 4월에 구축했으며 인공지능 전력망에 적용되는 무선 통신용 칩도 개발했다. 지난 8월에는 인공지능 기반 보일러 감시시스템을 대만에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9월에는 연료전지-배터리 복합 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힌 김 원장은 ”짧은 시간 동안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전력연구원의 우수한 연구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우수한 전력연구원 인력,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협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연구원이 위치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한전 본사가 위치한 나주혁신도시 등을 통한 정부지원과 세제지원 등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큰 결실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2년간 6억원 연구개발비 지원, 3년간 법인세 및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제 지원 등을 등에 업고 위기국면을 기회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일례로 한전 전력연구원이 지난 2019년 최종 선정한 연구소기업 상황을 살쳐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한전은 연구소기업으로 신청한 11건의 기술제안 안건을 놓고 심의를 거쳐 최종 5개 기업을 기술, 시장성 위주로 선정했다.

5개 선정기업 기술은 △전력데이터를 활용한 전력사용자 행동 및 생활패턴 분석기술 사업화 △e-IoT 기술을 활용한 공공조명 통합관제시스템 사업화 △전력정보 디지털 변환 플랫폼을 이용한 진단, 예지, 거래서비스 사업화 △전기차 충전인프라 플랫폼 기반 충전서비스 및 부가서비스 기술 사업화 △전기 흡착식 수처리 셀, 이를 이용한 전기 흡착식 수처리 장치 사업화 등이다.

승인된 5개의 한전 연구소기업은 기업전환 방식이 2곳, 공동창업 방식이 3곳이었다.

기업전환 방식은 한전이 전력연구원의 R&D 성과를 이전하거나 현물 출자 등을 지원함으로써 기존 일반기업에서 한전연구소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공동창업 방식은 일반 기업과 한전이 기술과 현금 등을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하는 형식을 말한다. 기존 기업이 갖고 있는 지식재산권과 전력연구원의 지식재산권이 상호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경우가 주로 해당되는 방식이다.   

한전 연구소기업은 우수기술 사업화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으로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우수기술에 대해 엔젤투자를 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김 원장은 “2000년대 들어 에너지신산업은 다른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다”며 기술의 흐름을 설명했다.

가령 기존 전기자동차 기술은 제조업 영역에 머물러 있었지만 현재는 통신사, 플랫폼개발자, IoT, 인공지능 서비스사가 함께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력연구원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에너지신산업 분야의 핵심으로 파악하고 연구개발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에는 전기차-전력망 통합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해 소비자도 에너지를 판매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전기차-전력망 통합시스템은 현대자동차, 명지대학교 등 20여개 다양한 분야의 기업 및 대학이 참여하여 진행했으며 ESS, 통신시스템, 빅데이터, IoT 등의 기술이 통합된 기술”이라고 김 원장은 말했다.

김 원장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잘 살펴보면 향후 기업의 나아갈 바를 예측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력연구원은 재생에너지 3020로드맵 이행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신기술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품질 저하도 고려하여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까지 이어지는 전체 가치사슬을 매끄럽게 하나로 묶는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력연구원이 개발한 석션버켓 해상풍력시스템. 이 기술은 2017년 미국토목학회로부터 풍력 분야 우수 프로젝트상을 수상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김 원장은 “석션버켓 해상풍력시스템을 서남해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지지구조에 적용하면 기존 기술 대비 1500억원의 건설비용절감이 가능하다”며 “전력연구원은 풍력발전분야 시공기술 뿐만 아니라 해상풍력단지의 개발이 해양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해상풍력 환경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여 국내 해상풍력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표공기업 한전이 기업생태계 회생에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R&D 기술 지원, 발명 특허 등 지식재산권 허여, 엔젤투자, 정부 및 지자체의 전폭적 지원 등 일하기 좋은 기업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만섭 기자  skenews@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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