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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日 ‘가상발전소’ 활기…기업 진출 잇따라
이향미 기자 | 승인 2020.03.12 13:11
최근 일본에서는 분산 전원을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용하는 ‘가상발전소’ 사업에 기업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일본에서는 태양광 발전 등 분산돼 있는 전원을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기능시키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토추상사가 일본 시장 진출에 앞서 금년 중 북미 지역에서 사업을 개시하고 도쿄가스는 자체 개발한 시스템의 외판에 나선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토추는 VPP 사업 추진을 위해 축전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캐나다 기업 이구아나 테크놀로지와 자본 제휴했다. 이미 제휴 관계에 있는 영국 기업의 인공지능(AI)을 이구아나 시스템에 탑재해 주택용 태양광 및 축전지의 상태를 일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토추는 각 가정의 잉여 전력을 모아 관리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가정에 태양광 패널을 무상으로 설치하는 미국 기업 산노바에도 출자했다. 이 회사의 고객 약 8만 가구에 축전지를 제안해 VPP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다. 북미에서 노하우를 쌓으며 일본 시장 진출도 대비한다.

도쿄가스는 자회사를 통해 2020년에 가스 시설을 조합한 VPP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 회사는 1월부터 요코하마시의 연구소와 치바시의 냉난방센터 등 3개 시설을 연동시켜 VPP의 운용을 전개하고 있다. 전력제어시스템을 포함한 운용 노하우를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해 판매한다.

일본에서 VPP 사업에 기업 진출이 잇따르는 것은 관련 제도의 정비가 그 배경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에 잉여전력을 파는 사업자와 구매자가 되는 전력회사가 참가하는 새로운 거래 시장을 출범시킨다. 이에 따라 전력시스템 전체적으로 수급 조정이 용이해져 기업들의 VPP 사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는 VPP의 도입이 재생에너지 보급과 관련해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은 전국 각지에서 도입이 진행되고 있지만,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는 가동과 정지를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는 화력발전소가 수급의 조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VPP를 활용하면 태양광이 가동해 전력이 남는 낮 시간대에 축전지나 전기자동차(EV)에 전기를 축적해 부족한 야간에 방출할 수 있게 된다. 대형 화력에 의존하지 않고 수급을 조정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보급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VPP 사업은 유럽과 미국이 앞서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사 로열더치셸의 자회사인 독일 조낸은 유럽에서 약 5만 건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주요 전력사가 가진 기존 대형 전원의 가동률이 떨어졌다. 유럽에서는 ​전력 대기업이 비(非)핵심 사업을 분리하거나 다른 기업과의 사업 통합을 계획하는 등 업계 재편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VPP 확산을 계기로 대규모 전원이나 수급 조정의 노하우를 지닌 전력 대기업이 우위인 시대는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한다.

일본 시장을 노리는 해외 기업들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약 10개국에서 VPP를 운용하는 이탈리아의 전력 대기업 에넬 그룹은 일본 기업에 수급 조정 시스템을 제공할 방침이다. 셸도 조낸 통해 일본 VPP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VPP 보급에서 가장 큰 과제는 축전지 비용이다. 아직은 일반 가정이나 기업에서 도입하기에 부담이 될 정도로 비싸다. 가정용 축전지의 경우, 현재 용량 1킬로와트 당 20만 엔을 넘는데, 이것이 6만 엔 선까지 내려가야 폭발적인 보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VPP의 보급에 따라 축전지 등 관련 설비의 가격이 저렴해지면 전력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화력발전소에 대해서도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VPP를 조기에 사업화한 조낸은 이용자에게 축전지와 태양광 패널을 평균 200만 엔 정도에 공급하고 그 후는 요금을 받지 않고 전기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독일에서 전개하고 있다.

조낸과 같은 새로운 가격 체계의 전력 서비스가 일본에서 보급되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인 일본의 전기 요금이 현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본다.

이향미 기자  skenews@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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