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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컬럼]두산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이만섭 에너지국장
이만섭 기자 | 승인 2020.02.24 15:11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감원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두산중공업이 45세 이상 직원 2600여명에 대해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목표 감원 규모는 1000여명이다.

회사는 명예퇴직자에게 법정 퇴직금 외에 45세 이상 20년 이상 근속자에게 최대 24개월치 월급을 준다고 한다.(유감스럽게도 이 조건에 해당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상 경영난에 따른 정리해고다.

두산 뿐만 아니라 효성, 현대 등 중공업 계열 대기업들의 부침이 최근 몇 년 사이 커진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의 이번 발표는 예측된 결과다.

그러나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 당시부터 출입을 했던 기자에게 두산중공업의 이번 결정은 기업의 대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분에서 씁쓸한 여운을 주고 있다.

잘 알다시피 두산중공업은 국영기업이던 한국중공업을 지난 2000년, ‘말 그대로’ 싼값에 넘겨받아 영토확장에 이용한 측면이 많은 회사다.

한국중공업을 인수할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사람은 다름아닌  두산중공업 회장을 역임한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이다. 당시 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이던 박용만 회장은 2000년 12월13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중공업 인수배경 및 자금조달 계획 등을 밝힌 인물이다. 한국중공업이 두산에 넘어갈 때 말도 많았다. 

당시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은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5대 그룹을 제외한 구실이었다. 그 결과 한국중공업은 당시 재계 순위 12위의 두산에 넘어갔다.

과거 공기업을 인수했던 재벌들이 늘 그랬듯이 두산그룹도 한국중공업을 “거저 주웠다.”지난 2000년 한국중공업은 적자를 내기는 했지만 연말 순자산이 무려 1조6672억원(주당 순자산 1만6064원)에 이르는 알짜기업이었다. 두산그룹은 이런 회사의 지분 36%를 겨우 3057억원에 샀다.

경영권을 확보하면서도 주당 순자산의 절반 가격에 주식을 인수한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이 침체 국면인 상황에서 정부가 민영화를 강행한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어쨌든 그해 상반기 자산규모가 2조3935억원에 불과하던 두산그룹은 자산규모 3조5500억원짜리 거대 공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재계 판도를 크게 바꿔놓았다.

두산이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인수하는데 든 돈을 회수한 일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으로 하여금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에 두차례 증자를 통해 800억원을 집어넣었다.

이어 두산메카텍에 두산기계를 2595억원에 인수하게 했다. 인수능력이 없던 메카텍은 두산기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채를 떠안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을 인수하는데 든 돈을 두산중공업을 통해 거의 챙길 수 있었다.

두산은 뒤 이어 한국중공업 인수 뒤 1200명을 희망퇴직시켰다...

20년만에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그룹의 외형확장에 일조했다.

여기에는 근로자들의 몫이 컸다. 물론 탈원전, 탈석탄화 등 주변환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부분이 있는 것 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이 사회의 주춧돌인 40대 근로자를 정리해고 한다는 것은 경우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조차 두산중공업에게 발전터빈 국산화, 풍력발전, 연료전지 등 거의 독점특혜를 주고 있는 상황에서 제 식구를 자른다는 것은 그룹 오너 가(家)만 살겠다는 심보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이만섭 기자  skenews@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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