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공위성 실험도 전개

도시바와 도호쿠대의 실증실험에 사용된 양자암호 통신용 장치.

‘마지막 암호화 기술’로 불리는 ‘양자(量子)암호통신’이 실용 단계에 들어섰다.

최근, 일본 도시바는 2020년에 미국에서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양자암호기술 기반의 통신 서비스에 착수한다고 표명했다. 중국과 미국 및 유럽에서도 양자암호 관련 기술실증을 전개하며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바는 기밀 정보를 다루는 정부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암호통신 이용료를 받는 사업 방식으로 서비스를 추진한다. 우선 미국에서 2020년 9월까지 금융기관이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착수하고 단계적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도시바의 장점은 대용량의 통신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1991년부터 기초 연구를 추진해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암호열쇠 작성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토호쿠(東北)대학과 공동으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게놈 데이터를 양자암호를 걸어 통신하는 실증실험을 전개해 기존의 광섬유에서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다. 또한 여러 송수신 장치를 중계하는 방법으로 100킬로미터로 한정돼 있는 양자암호 통신 거리를 늘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양자암호통신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25년에 50억 달러(약 5조5000억 원)를 넘어 설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바는 두 자릿수 시장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자암호는 빛의 입자(광자)에 암호화나 해독에 사용하는 ‘암호열쇠(키)’ 정보를 실어 전송한다. 광자는 외부에서 무단으로 읽으려고 하면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그 변화를 감지해 누설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도청이나 해킹이 불가능한 것이다.

양자암호통신은 1980년대부터 연구가 본격화됐는데, 최근 보안 문제가 급부상하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규격 ‘5G’를 둘러싼 화웨이 문제, 사이버 공격 등의 위협, 차세대 컴퓨터인 ‘양자컴퓨터’의 등장 등이 배경이다.

현재 인터넷 통신 등에서 중요 정보를 보호하는 암호에는 슈퍼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수학 문제를 기반으로 한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완성 단계에 도달하면 안전의 근거가 삼고 있는 문제가 풀려 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본격적인 양자컴퓨터의 실현에는 2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되지만,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국가들은 보다 안전한 통신 방법으로 양자암호통신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중국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사이에 약 2000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양자암호 네트워크를 구축해, 신화통신이나 전력회사, 은행 등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을 발사해 기술실증을 거듭해 왔다. 화웨이도 유럽에서 실증 사업에 참여하는 등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스위스 기업이 실용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에 SK텔레콤이 인수했다. 기술 확보 일환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도시바 외에도 NEC와 정보통신연구기구 등이 오래 전부터 연구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달 하순,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의 조기 도입을 위한 ‘양자기술혁신전략’을 결정했다. 2020년도에 35억 엔(약 360억 원)을 들여 양자암호통신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해, 정확도 향상 및 통신 거리의 연장 연구를 후원해 나갈 계획이다.

* 양자암호통신은?

암호는 중요한 정보를 제삼자가 읽을 수없는 형태로 변환해 전송하는 것으로, 누설 등을 방지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보낼 때 그것을 암호화하거나 원래의 형태로 복원하는 데 사용하는 ‘열쇠’를 다르게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신자와 수신자의 교환은 2 단계로 된다. 먼저 광파이버에서 다수의 광자(빛의 입자)를 보내고 열쇠 정보를 전달한다. 그 다음에, 열쇠를 이용해 보내고자 하는 데이터를 암호화해 일반 인터넷 회선 등으로 보낸다. 받는 사람은 열쇠를 사용해 원래의 형태로 변환해 해독한다.

광자는 분할이나 완전한 복제가 불가능해 제3자가 부정하게 열쇠 정보를 읽으려고 하면 반드시 흔적이 남는다. 열쇠는 누구도 볼 수 없는 것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전용 장비가 필요해 도입에 비용이 들지만, 보안이나 금융 등 기밀성이 높은 정보를 다루는 분야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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