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가 주도하는 저소비전력의 광(光) 반도체 개발에 마이크로소프트도 가세해 전체 참가 기업이 65개 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소니, 인텔 등과 2020년 1분기 중 빛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원리의 반도체 개발 등을 연구하는 업계 단체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NTT의 사와다 순 사장은 13일 도쿄에서 열린 ‘NTT R&D 포럼 2019’에서 이 단체에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단체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은 일본 업체 10곳을 포함해 65개 곳에 이른다. 미국 통신사업자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대만 통신사업자 중화전신 등도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

광 반도체 개발 업계 단체 추진은 중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5G’ 이후인 ‘6G’를 지원하는 정보처리 기술에서 세계 표준을 겨냥한 연합 세력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광 반도체는 광 신호로 정보를 처리해 소비전력을 기존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으로 2030년 이전 양산을 목표로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실용화 되면, 한 번 충전으로 1년을 쓸 수 있는 스마트폰도 실현된다.

현행 반도체는 광 신호를 전기 신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있는데, 이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한다. 따라서 광 신호 상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면 정보 처리의 효율이 올라간다.

사와다 사장은 “광 반도체를 통해 단말이나 네트워크의 활용성을 더 넓혀 나갈 수 있다”며 “소니, 인텔 등과 연구를 진행해 수 년 안에 통신방식 규격이나 정보 처리에 사용하는 반도체 칩의 사양을 결정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NTT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자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왔지만, 해외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1990년대에 영상도 전송할 수 있는 고기능 통신서비스를 겨냥한 ‘VI&P’ 구상, 2005년에는 차세대 고속통신망 ‘NGN’ 구상 등을 내놓았지만 모두 해외로 보급되지 않았다. 이런 상태로 세계 인터넷 환경이 진전한 결과, 통신 분야의 주도권은 미국 ‘GAFA’와 같은 거대 정보기술 (IT) 기업으로 돌아갔다.

NTT는 연구개발 투자도 열세다. 이 회사의 2018년도 연구개발비는 그룹 전체로 약 2200억 엔(약 2조3000억 원)으로 미국 아마존닷컴의 10% 수준에 그친다. 미국과 중국의 주요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축적하고 있다. 퀵(QUICK) 팩트세트의 자료(금융 부문 제외, 달러 기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까지 5년간 51.7% 증가했다.

IT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혁신에서 인공지능(AI) 등의 신기술이 기업의 경쟁력에 직결돼 있다. NTT가 10년 후 IT 분야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핵심이 되는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내세울 수 있는 힘이 요구된다고 일본경제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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