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 중국 최대 통신기기업체 화웨이는 자사 최초의 폴더블 스마트폰 ‘Mate X’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예약 판매를 개시했다. 중국 국내 판매가격은 1만7000 위안(약 265만 원)이다.

이 제품은 지난 2월에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와 함께 이목을 끈 제품이다. 그러나 그 후 별다른 주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8개월이 지나 판매에 들어가게 됐다. 오는 15일에는 중국 시장에서 정식으로 판매에 들어간다. 화웨이는 초기 출하 물량을 소량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일단 시장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다.

화웨이가 신중한 자세를 보이는 이유는 우선은 삼성전자의 전철은 밟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당초 4월 26일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액정 결함으로 그 시기를 9월로 늦췄다.

액정 결함 문제는 삼성전자에만 타격을 준 게 아니다. 폴더블폰 자체의 품질이나 실용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계기가 됐다.

겨우 정식 발표에 이른 ‘Mate X’에도 문제는 있다.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중앙 부분이 약간 부풀어 오른 느낌을 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것은 폴더블폰이 직면하고 있는 기술의 한계라고 기술 전문매체 36Kr은 지적했다.

문제의 근원은 폴더블폰의 높은 기술적 난이도에 있다. 현재 폴더블폰에는 디스플레이가 안쪽을 향하는 안쪽 접기와 디스플레이가 바깥을 향하는 바깥쪽 접기 두 종류가 있다. 삼성전자는 안쪽 접기, 화웨이는 바깥쪽 접기를 채용하고 있다. 어느 쪽이든 해결해야 할 과제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디스플레이, 힌지(hinge, 경첩) 회전축의 내구성 등의 향상이고 두 번째는 폴더블폰에 적합한 어플, 서비스 에코시스템(생태계)의 구축이다.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는 10만 번 이상의 접기와 펼치기를 견뎌내는 내구성을 필요하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과하는 디스플레이는 20%에모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가 자신 있게 양산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C넷이 실시한 실험에서는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는 12만 번 접기와 펼치기를 한 후 완전히 파괴된 것으로 전해진다.

힌지의 내구성도 난제의 하나다. 화웨이의 경우 힌지 설계에만 3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도 디스플레이의 결함 문제를 거치면서 힌지 부분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이 같은 기술적인 문제 뿐 아니고 어플, 서비스 등의 최적화도 중요하다. 생태계 구축에 실패하면 설령 기술적으로 이상적인 제품이라 해도 유저 익스피어리언스(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를 향상시킬 수 없다.

‘Mate X’의 디스플레이를 펼치면 독서나 지도, 게임에 최적이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게임인 ‘honer of king’도 현장감이 넘치는 대화면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 ‘Mate X’에 지원되는 어플이 적어 이용자 개개인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조사업체 가트너는 폴더블폰이 태블릿이나 PC 시장을 잠식하는 스마트폰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중국의 시랜드증권(Sealand Securities)은 “조건만 성숙되면 폴더블폰이 스마트폰의 주류가 될 것”이라며 “2020년이나 2021년까지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갤럭시폴드’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국 조사업체 IHS마켓은 2025년까지 폴더블폰의 출하량은 5000만장에 이르러 연평균성장률(CAGR)은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폴더블폰이 그 디자인적 매력에 유저 익스피어리언스도 커 장래성이 기대되는 상품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동시에 보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도 별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 내년에, 5G 지원 스마트폰의 판매대수는 1억대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갤럭시폴드’도 ‘Mate X’도 현재로는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폴더블폰이 만개하기까지, 삼성전자와 화웨이 두 회사 앞에 놓인 여정이 결코 짧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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