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대학의 한 연구팀이 AI를 통해 코페르니쿠스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돌고 있다’는 사실을 계산 방식으로 확인했다.

인공지능(AI)도 16세기의 천문학자인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가 주창한 ‘지동설’이 옳다고 손을 들어줬다.

기술 전문매체인 엔가진은 11일, 스위스 취리히공과대학의 물리학자인 리나토 리너(Renato Renner) 씨를 비롯한 연구팀이 AI에 ‘지구에서 관측한 태양과 화성의 궤도 데이터’를 가르쳤더니 그 AI가 코페르니쿠스처럼 ‘태양을 중심으로 행성이 돌고 있음’을 발견한 점을 판명해 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물리학자 다양한 현상을 간단한 수식으로 나타내도록 대규모 데이터세트를 기본 수식으로 분해하는 뉴럴네트워크(신경망) 디자인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기존 신경망에서는 화상이나 음성 등의 개체를 인식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세트를 학습시킨다. 그 결과로, 신경망은 ‘고양이’와 ‘드럼 소리’ 등 특정 오브젝트(객체)에 대한 다양한 특징을 찾아 대상이 되는 객체의 인식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신경망이 객체의 특징을 인식하여 정보를 추출하는 프로세스(과정)는 간단하게 해석할 수 없다. 신경망이 객체를 인식하는 방법은 블랙박스와 같아, 물리학자가 도출하는 일반적인 수식이나 법칙과 같이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두 개의 신경망을 이용한 AI를 개발했다. 이 AI는 먼저 첫 번째 신경망이 전형적인 AI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집합을 학습하고 특징을 인식한다. 이어 첫 번째 신경망을 학습한 경험인 ‘압축된 정보’를 두 번째 신경망에 전달하고 두 번째 신경망이 그 한정된 정보에서 새로운 예측을 도출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 대해, 리너 씨는 “교사가 지식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과 같다”라고 표현한다.

연구팀은 개발한 AI를 테스트하기 위해 지구에서 본 화성과 태양의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주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AI는 예전 코페르니쿠스가 발표한 ‘태양을 중심으로 한 화성 궤도’의 계산식을 재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토론토대학의 AI 연구자인 마리오 크렌(Mario Krenn) 씨는 코페르니쿠스 천문학의 발견에 대해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패러다임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리너 씨는 이번 발견에 대해 확실히 AI가 방정식을 도출했지만, 이 방정식을 해석하고 실제로 어떤 현상과 관련이 있는지를 이해하려면 인간의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데이터에서 물리 법칙을 도출하는 AI를 발전시켜 양자역학 분야의 모순을 해결하는 기여하고 싶다고 밝힌다.

컬럼비아대학의 로봇공학자인 호드 립슨(Hod Lipson) 씨는 이번 결과에 대해 “이 기술은 물리학 분야를 넘어 복잡해지는 현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희망이다”라고 평가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