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쇼바야시국제특허상표사무소, 분석

중국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규격 ‘5G’ 관련 특허를 대량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기술에서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차세대 이동통신규격 ‘5G’ 관련 특허를 대량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 기술에서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중국과 첨단기술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보다 우호적인 선진국에서 5G 시장 확대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대표적인 특허사무소인 쇼바야시(正林)국제특허상표사무소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화웨이가 5G 관련 ‘표준필수특허(SEP)를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핵심기술 분야에서는 구미 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쇼바야시국제특허상표사무소는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에서 출원(국제특허출원 포함)된 5G 관련 5만6000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했다. 대상은 5G용 △통신(휴대단말이나 기지국) △CPU(중앙처리장치) 등 단말용 반도체 △운영체제(OS) 3개 분야.

통신 분야에서는 주요 4개 사를 비교하면, 선두는 미국 퀄컴으로 2500건 이상으로 집계됐고, 이어 삼성전자 1800건 이상으로 2위에, 화웨이는 1400건 이상으로 3위에 각각 올랐다.

반도체에서는 미국 인텔이 1만3300건 이상으로 압도적 우위를 나타냈다. 화웨이는 5700건 이상으로 2위를 기록했다.

OS 분야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3800건 이상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화웨이는 930개 이상으로 2위, 미국 구글은 760건 이상으로 그 뒤를 이었다.

화웨이는 3개 분야에서 출원한 SEP가 총 500건으로 비교적 많았다. 표준화된 기술에 반드시 사용되는 SEP가 많으면 자사가 주도하는 표준기술을 통신사업자 등에 판매할 때 유리하다.

한편, 화웨이는 일부 핵심기술에서 미국과 유럽 기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소비전력 절감 등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처리’와 ‘처리 회로’ 2개 분야에서 영국 암의 특허가 압도적으로 많다. 화웨이는 암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기술을 차질 없이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암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특히 스마트폰의 저(低) 소비전력 CPU 분야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쇼바야시국제특허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진단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수출관리법에 근거하는 ‘엔티티 리스트(EL)’에 추가해 화웨이를 곤경으로 몰았다. 중국 동종업체인 ZTE의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반도체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돼 경영난에 빠졌다.

현 단계에서 암은 화웨이에 주요 기술을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고, 미국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도 무상공개이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제재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나 화웨이는 상황이 악화돼 ZTE와 같은 사태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도체나 OS의 내제화를 추진해 왔다.

화웨이는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내걸고 기술력을 높여왔다. 2018년의 연구개발비는 약 1조5000억 엔(약 15조 원)으로 2013년의 3배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업 중 5번째로 많은 규모다. 인력 면에서도 전체 직원의 약 19만명 가운데 기술개발에 종사하는 비율은 40%를 넘는다.

화웨이를 위협하는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가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구글의 지도나 메일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취한 조치로 풀이된다. 향후 이 같은 움직임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화웨이에게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 경제 외교를 추진하는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등으로 공세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업에 우호적인 선진국과 화웨이가 공세를 펼치는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기술이나 서비스가 분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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