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러가 선보인 음성인식의 스마트변기

“굿모닝, 건강진단 결과와 치료 관련 도움말이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이런 애기를 듣게 될 지도 모른다.

중국 스타트업기업 전문매체 36Kr은 센서 내장 스마트 변기가 등장해, 화장실이 사람의 건강을 살피는 ‘미니 진찰실’이 돼 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분석측정 모듈과 칩을 장착한 스마트 변기는 용변을 보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고,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의 앱 등의 건강관리 플랫폼에 보내 사용자에게 건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건강관리 기능을 갖춘 스마트 변기를 개발한 중국 스타트업 지오메트리 헬스테크(Geometry Healthtech, 幾何科技公司)의 관계자는 “스마트 변기는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훌륭한 건강관리 포털이다. 사용하기 쉽고 응용성이 높다. 스마트화(化)에 따라 변기는 검사측정기구로서의 활용이 기대되고, 사람의 삶과 밀착도가 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금 인체의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데 있어, 변기의 대안은 없다”고 말한다. 적어도 중국 국내에서는 건강데이터 모니터링 기능을 가진 스마트 변기는 완전한 블루오션 시장이라는 것이다.

변기로 신체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는 일이 정말 가능할까. 이 문제에 대해 미국 토일렛연합회(Toilet Board Coalition)의 마이클 린덴 마이어 (Michael Lindenmayer) 씨는 “현대인은 병에 걸리고 나서 진찰을 받는다. 신체 데이터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면, 변기가 사람보다 그 역할을 더 충분하고 확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대량의 신체 데이터는 충분히 이용되지 않고, 변기를 통해 하수도로 그냥 흘러가고 있다.

충전해야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달리, 변기는 대상자의 습관을 바꾸는 일없이 묵묵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뿐이다. 또한 변기는 실제로 피부에 닿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읽을 수 있다. 현재 스마트 변기는 심장 질환을 모니터링 할뿐만 아니라 소변의 모니터링을 통해 암이나 당뇨병의 초기 증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다.

대기업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한 예로, 주방 및 욕실 관련 글로벌 업체인 콜러(Kohler)는 올 초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9’에서 음성지원시스템 알렉사(Alexa)를 활용한 음성 제어의 스마트 변기, 스마트 배스(욕실)거울 등을 선보였다.

구글은 2016년에 스마트 욕실 관련 특허를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설계도의 미래의 스마트 욕실에는 초음파 욕조와 압력 센서 변기가 설치돼 있어 심장이나 혈관의 건강 상태를 전체적으로 검사, 측정할 수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2015년에 혈압 측정용 압력 센서 변기 특허도 신청했다.

일본 제조업체인 토토(TOTO)와 파나소닉은 와이파이(Wi-Fi)로 접속할 수 있는 변기를 설계하고 있다. 소변과 대변의 성분 분석을 통해 비만도를 나타내는 체질량지수(BMI), 신체의 생화학적 구성 물질(당분, 단백질)과 소변의 온도를 측정 할 수 있다.

지오메트리 헬스테크의 경우는 전자동의 스마트 건강관리 변기를 연내 정식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의 프로젝트 매니저 데이비드 코폴라(Davide Coppola) 씨는 스마트 변기와 관련해 더 큰 비전을 그리고 있다. 그는 “만약 한 지역에 1000개의 인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 변기가 있으면 공간 데이터를 이용하여 그 지역의 질병을 모니터링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질병의 확산 가능성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변기의 센서 데이터와 위성의 관측 데이터의 결합을 통해 궁극적으로 질병예방을 위한 건강정보 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변기는 더 이상 ‘더러움’의 대명사가 아니고 보다 건강한 동시에 똑똑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로 변신해 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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