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규모가 180조 위안(약 3경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중국의 스마트폰 결제가 진화를 멈추지 않고 계속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스마트폰 결제가 본연의 기능인 지불에 머물지 않고, 의료나 금융 등 중요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분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그 선봉은 각각 10억 명 규모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로, 두 기업은 인공지능(AI) 접목 등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성 항저우시의 위항제일인민병원의 경우,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가 크게 줄고 회계 창구에서도 사람 그림자가 드물다. 얼굴인증으로 예약에서 진찰, 결제까지 ‘빈손 서비스’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 결제 ‘알리페이’에서 발전했다. 보험증과 스마트폰 결제, 얼굴 데이터를 하나로 묶으면 진료 예약은 스마트폰으로 30초면 된다. 진찰실에 얼굴인식 카메라를 설치해, 진료 결과의 보존에서 알리페이를 통한 결제까지 거의 자동이다.

기술적으로 대단할 것은 별로 없다. 개인을 식별하는 얼굴인증이나 은행과 자금을 주고받는 알리페이를 결합한 정도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이 단순한 작업을 통해 ‘진료 난’이라 불릴 정도로 진료받기 어려운 상황을 단숨에 바꿔놓았다. 이것을 계기로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진단 사업도 검토할 계획이다.

민간 조사에서는 지난 1년 중국 국내 스마트폰 결제는 178조 위안 (약 2경9841조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조사업체 RBR에 따르면 세계 카드 결제는 2017년에 25조 달러(약 2경9000조 원)인데, 단순비교는 할 수 없지만 거의 같은 규모다. ICT총연에 따르면 일본의 스마트폰을 사용한 무현금 결제는 2018년도에 1.1조 엔에 그친다.

알리바바가 알리페이를 통해 만들어낸 일자리 기회는 관련 산업을 포함해 4000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다. 지난 10일 회장에서 물러난 마윈 씨는 이 규모를 1억 명으로 확대 “알리바바 경제권을 국내 총생산으로 간주했을 경우 세계 5 위의 경제 대국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허풍이 아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중국 국내 거주 50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지난 1개월 현금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응답이 40%에 달했다.

한 응답자는 7월에 독일 폭스바겐 세단 ‘라뷔다’를 구입했는데, 계약금 6만 위안은 알리페이로 결제했다. 이 응답자는 지난 한 달간 현금 사용은 ‘음료 5 위안과 주차요금 20 위안’이 전부다.

결집된 데이터는 수많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낸다. “이용한도액은 8만 위안, 이자는 1일 잔고의 0.05%이다.” 알리페이 앱에서 몇 번 누르면 ‘제베이(借唄)’라는 화면이 나온다. 산하의 금융회사를 통해 다루는 소액 대출서비스이다.

한도액과 이자는 AI가 판단한다. 스마트폰 통신판매사인 타오바오에서 대금 미납은 없는가? 알리페이에서 공공요금이나 스마트폰 이용료를 체납하고 있지 않는가? 결제 행동 모두가 평가 대상이다. 여신 기준을 설정해 이용자가 신용카드처럼 후불이 가능한 서비스도 전개한다.

AI 대출의 정확성은 일반 금융 기관을 능가한다. 알리바바는 소액 대출을 수십억 위안마다 한 덩어리로 묶어 투자자에게 매각하여 자금을 회수한다. 그 자료에 따르면 대출이 부실채권이 되는 비율은 2017년 6월 시점에 0.47%로 중국 상업은행의 평균치 1.8%를 밑돈다.

개인정보보호를 중시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중국은 편리성과 경제적 혜택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닛케이 설문조사에서 현금 주체의 결제를 고수하고 있다는 응답은 단 1명뿐이었다. 스마트폰 결제의 급격한 확대는 중국 특유의 사정에 의지하고 있는 면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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