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19일 日경제공사 불러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계획’ 답변 요청
2011년 후쿠시마 1원전 세슘오염수 동해로 유입되는데 1년도 채 안걸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우리나라 경제제재에 대한 압박 카드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19일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과 관련, 우려를 표명하고 처리 계획을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20~22일 중 예정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24일이 시한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통보, 28일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실행 등 굵직한 외교 일정을 앞두고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권세중 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은 이날 오전 니시나가 토모후미 주한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구술서를 전달하고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먼저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 결과가 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나아가 해양으로 연결된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전했다.

또한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에 대한 보도 및 국제환경단체의 주장과 관련 사실 관계 확인 및 향후 처리계획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아울러 향후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도 후쿠시마 원전 처리 계획 등을 포함한 제반 대책을 보다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권 국장은 이 자리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가 인근국인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물론, 주변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한일 양국이 함께 모색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에 니시나가 공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본국에 보고하겠다”며 “앞으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관한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 및 국제사회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설명해나갈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일본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후쿠시마 부활'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후쿠시마 지역을 성화 봉송 출발지로 정했으며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단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대회를 계기로 원전 사고의 오명을 지우고 지역 부흥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아베총리는 후쿠시마산 쌀, 생선 등을 시식하면서 후쿠시마 안전하다는 내용의 홍보용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숀 버니(Shaun Burnie)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지난 1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에 대해 한국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을 저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숀 버니는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 정부에 핵 폐기물을 바다에 방류하지 말라고 요구할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며 “다음달 열리는 국제해사기구의 런던협약의정서 합동당사국 총회에서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쿄전력(TEPCO)은 2011년 사고가 발생했던 후쿠시마 제1원전에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10만 톤가량을 저장탱크에 담아 쌓아두고 있다. 3개 원자로 안으로 유입된 지하수가 녹아내린 원자로 노심에 있는 핵연료와 섞이면서 매주 1497톤씩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가 새로 생기고 있다. 태풍 등 기상악화로 비가 많이 오면 지하수 유입량은 늘어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저장탱크에 들어있는 오염수보다 더 심각한 것은 원자로 내 방사성 오염수인데 현재 3기의 원자로 안에는 오염수 1만8000톤이 들어있다"며 "원자로 내 오염수는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보다 방사능 수치가 약 1억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인접국가인 우리나라의 피해는 엄청난 재앙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피스는 일본 카나자와, 후쿠시마, 히로사키 대학 연구진의 연구를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오염수 115만 톤이 방류되면 동해에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일본 3개 대학 연구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당시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했을 때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는 일본 해안 해류를 타고 동중국해까지 이동한 뒤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됐다. 오염수가 동해까지 닿는데 1년이 걸렸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오염도가 꾸준히 증가했다. 2015년 방사능 오염 수치는 최고치에 이르렀다.

동해의 2015~2016년 세슘 137 농도는 입방미터(m3) 당 3.4Bq(베크렐)를 기록해 사고 전(입방미터당 1.5Bq)보다 2배 증가했다.

동해로 유입될 세슘137 방사능 총량은 최대 200TBq(테라베크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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