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에너지국장

알키미스트(alchemist), 연금술사란 뜻으로 고대 주술사들이 납이나 구리 같은 비금속을 은이나 금 등으로 변환하려고 시도했던 유사과학의 일종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연금술사들이 당시 일반인들에게 꿈과 환상을 주었던것 만은 사실이다.
 
이 알키미스트라는 단어가 정부 프로젝트에 인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분 충전으로 600km를 주행하는 전기차, 100m를 7초에 주파하는 로봇슈트, 가시광선 투과율 70%-발전효율 12% 이상인 태양전지로 건물 유리창에서 발전이 가능한 유리창 형태의 투명 태양전지,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론적 발전효율(30%)을 능가한 슈퍼 태양전지, 초고효율 히트펌프로서 기존 냉난방 기기의 소비전력을 50% 이상 감소시키며 냉난방기 산업 재편이 가능하도록 할 카르노 효율 한계에 근접한 히트펌프, 주행 중 배출 미세먼지 보다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정화하여 획기적인 실외 미세먼지 대책으로 기능할 실외 미세먼지 정화 자동차 등 6개 과제가 현대판 연금술사, 즉 알키미스트로 선정됐다. 

이들 6개 과제들은 화학적, 물리학적 이론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현실화하기에는 부품소재 등 여러면에서 혁신이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버려둘수도 없는 일. 현대판 알키미스트가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알키미스트 존재의 필요성을 역설한 화제의 주인공은 산업통상자원부다. R&D 기술개발 과제는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몫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산업부가 모처럼 산업과 R&D를 접목하려는 새로운 시도를 해 참신함을 주고 있다.

산업부는 산업 판도를 바꿀만한 이들 6개 미래 기술을 본격 개발하기 위해 오는 8월6일까지 산업기술R&D정보포털(itech.keit.re.kr),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www.ketep.re.kr)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신청을 받아 8월중 수행기관을 공고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내후년까지 단계평가를 통해 가장 혁신적이고 타당한 선행연구 결과를 제시한 수행기관이 단독으로 해당 연구를 5년 내외 계속 수행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종평가도 결과물의 목표달성 여부에 대한 등급 부여를 하지 않고 성과발표회를 개최하는 형태로 대체해 기술개발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연구과정에서 파괴적 기술이 확보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란다. 이러한 정책이 왠지 낯선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발명가나 과학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방식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실제로 정책에 반영된 바는 없었다. 이번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보며 불연듯 취잉 1년차를 맞은 산업부 산하 준정부기관장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산업부 담당과장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산업의 난제에 해당하는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한 모험적인 연구개발 과제인 만큼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론을 가진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연구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가 혁신하고 있는 것인지, 세상이 산업부를 혁신하고 있는 것인지 참 알케믹(alchemic)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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