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염해부지 간척지는 현재 태양광발전 “엘도라도”

▲ 전남 신안군 증도에 위치한 태평염전 전경.<사진제공=태평소금>

신안군 비금도-증도에 600MW 태양광발전 추진
태평소금은 140만평 염전 중 40만평에 100MW
재생에너지 최대 강점은 가격경쟁력
화석연료 쓸수록 오르지만 재생에너지는 떨어져
태양광 설치비 2018년 MW당 90만달러로 80% 하락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전환정책을 시행한지 2년이 되는 현 시점에서 국내 에너지 지형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올여름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가 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추진 배경이 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록적임 폭염, 추위 등 기상이변의 원인이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국민들을 괴롭히는 미세먼지 대책 일환까지 겹치자 결국 문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의 대폭적 감축을 선언했다.

지난 2016, 2017년 연 이은 경주 포항지진으로 이 지역에 대거 포진된 원자력발전 시설에 대한 안전문제로 결국 처방을 내린 방안은 오는 2045년까지 점진적인 원전 축소 정책이었다.  

2017년 기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326억톤이며 이중 발전분야 배출량은 136억톤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발전분야 청정화가 지구온난화를 막는 첫 번째 과제인 셈이다.

발전분야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74%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양산되고 있다. 석탄화력을 줄여야하는 이유다.

그 대안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정부의 2017년 12월 발표 이후 기존 메인이던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에는 태양광발전시설들이 함께 들어서기 시작했다.

전국 지방도시에는 미니태양광 국고보조 설치라는 푯말을 들고 영업을 하는 중소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지만 전국 일반 가정 및 산업시설에 설치된 태양광발전 시설은 지난 2년 사이 그 이전과 비교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 확실하다.

태양광 최적지로 알려진 서해지역은 현재 국내 발전사들의 엘도라도가 되고 있다.

당진으로부터 전남 신안 비금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규모의 염해부지, 간척지 등이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전남 신안군 소재 증도, 비금도 염전부지다.

정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추진중인 부지는 비금도와 증도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안군 비금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설립된 신재생에너지주민협동조합과 발전회사 및 건설회사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비금도 염전부지 300MW 육상태양광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민간투자 확대로 지역주민 소득증대와 신규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남부발전은 비금도 외에 서산간척지에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중이다. 

한수원은 EPC사로 호반건설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주도형 태양광발전사업이라는 점에서 지역여론도 좋은 편이다.

비금도보다 조금 북쪽에 위치한 증도는 국내 최대 소금회사인 (주)태평소금이 태양광발전사업을 개시하려고 준비중이다. 지난해 (주)신안증도태양광을 별도로 설립했다. 

전남 신안군 증도에 140여만평(약 462만8099㎡)의 국내 최대 염전을 운영하고 있는 태평소금은 약 40만평을 태양광발전 전용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주)태평소금 김양정 이사는 올 상반기중 민간발전사 가운데 파트너를 선정해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 E&S, GS EPS, 한화큐셀 등이 현재 물밑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발전소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수익을 염전사업에 재투자해 세계 1등 품질 천일염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에 위치한 태평염전은 국내 최대 소금 생산지로 규모가 여의도 면적의 두 배인 140만평이며 한 해 생산하는 천일염만 약 1만6000t에 달한다.

김 이사는 “태평염전은 근대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돼 있는데 지정된 곳에서는 천일염을 계속 생산하고 지정되지 않은 40만평은 태양광발전소로 개발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고 오는 2021년 발전을 목표로 현재 개발계획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신안군은 국내에서 일조량이 가장 좋은 곳으로 증도와 비금도에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수원, 동서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남동발전 등 기저발전을 책임지던 국내 발전공기업들은 정부의 에너지전환3020 정책에 맞춰 태양광, 육상풍력, 해상풍력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박명덕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수립된 탈원전 로드맵을 기반으로 오는 2040년까지의 원자력발전설비 용량 변화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수립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로 오는 2040년 발전량 기준 재생에너지 비중이 30~3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중 태양광, 풍력의 발전비중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오는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상한을 35%로 정하고 그 이유를 재생에너지 출력 급변동 시 출력제한 및 백업설비 비용 급증이라고 지칭한 것을 볼 때 태양광, 풍력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박 위원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변동성 전원 급증에 따른 계통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력망 ICT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전력시스템 고도화, 동북아 수퍼그리드, 통합운영 발전계획 시스템 구축 및 계통 통합관리 기관 설립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35%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달성을 위해서 필요한 백업설비, 즉 ESS, 가스터빈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3020과 함께 전세계 발전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강점은 무엇일까.

가격경쟁력이다.

대량생산과 기술발전으로 인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빌전단가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태양광 국고보조금 조차 지원하지 않는 중국의 경우 2018년 기준 발전단가가 석탄발전보다 더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석탄 및 가스발전 등 화석발전의 경우 자원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연료비 상승으로 인해 발전단가가 올라가는 반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경우는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생산단가가 떨어진다. 

태양광의 경우 설치비용이 2010년 MW당 330만달러였으나 2018년 90만달러로 80% 가까이 떨어졌다. 풍력의 경우 2010년 MW당 설치비용이 166만달러였으나 2018년 84만달러로 절반 가량 떨어졌다. 

전세계적인 추세대로 재생에너지 전환은 필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전기의 품질 및 전력망의 안정성 문제다.

국제에너지기구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전세계 발전 포트폴리오 중 재생에너지 전기 공급비중이 9%를 넘어섬에 따라 전력망에 가해지는 부담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규칙한 주파수 문제로 고품질의 전기를 필요로 하는 산업체 및 전자기기의 고장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ESS(에너지저장장치)와 가스발전 등 비상시 백업설비를 충분히 보완해야 한다. 정부가 이 점에 주목하는 이유다.

지구온난화, 미세먼지 대책으로 등장한 재생에너지가 미래에너지의 대안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 발전산업이 일부 대형 사업자 중심의 독점구조였다면 향후 펼쳐질 재생에너지 세계는 분산형 전원 주체자와 다양한 발전시장 참여자 등으로 지형 자체가 변화될 전망이다.

과감한 투자와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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