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감소·소비 부진으로 경기 현저히 약화

수출 물량을 실은 수 많은 컨테이너들이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하반기 수출·수입 동반 하락속 부진 이어져 연간 무역흑자 축소되고 설비투자·건설투자는 하반기에 소폭 증가세로 전환돼 연간 전체 감소폭은 전년대비 줄어들 듯“

산업연구원은 현재 국내 실물경기는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이 심화되면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에 따르면 내수는 민간소비가 실질총소득(GDI)의 감소 영향으로 올 1분기에 증가율이 현저하게 떨어졌으며 수출은 수출물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수출단가도 반도체 가격의 낙폭 확대와 유가 하락 전환 등의 영향으로 떨어지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 역시 선진권의 성장 둔화와 개도권의 성장 약화 등으로 전년보다 낮은 성장률이 전망되고 미국은 현재의 금리동결 기조가 유지되지만, 그동안 내수 지지를 견인해 온 감세 정책의 효과가 점차 약해지면서 내수의 점진적 둔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외 악재속에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수출 부진과 투자 감소,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2018년보다 낮은 2.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정부의 가계소득 안정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고령층 중심 고용 증대와 소비심리 약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기비 증가율 하락이 예상되며, 설비투자는 올 상반기 대폭적인 감소의 영향으로 연간 전체로는 감소폭 확대가 예상되고, 건설투자는 SOC 예산 증대와 공공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또한 하반기 반도체의 가격하락세 둔화 등으로 감소폭이 둔화될 전망이나,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간 수출은 작년 대비 5.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국내경기는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내수와 투자의 큰 폭 감소 및 소비 둔화로 부진이 이어지면서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가 올 1분기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민간소비도 전년동기비 증가율이 1%대로 하락했으며, 수출은 통관기준으로 반도체 수출감소와 수출단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올해 들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경기선행지표는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11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이후, 현재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
최근 민간소비는 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실질총소득(GDI) 증가세의 둔화 영향으로 전년동기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의복 등 준내구재와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 소비는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소비와 동행하는 실질총소득(GDI)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최근에 취업자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4월 고용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취업자 확대가 대부분 소비여력이 낮은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 진작에 제한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등이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 민간소비는 고용 여건의 개선과 정부의 가계소득 지원정책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높아질 것이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고용 증가가 상대적으로 평균소비성향이 낮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 등에서 연간 전체로 전년에 비해서 낮은 증가율이 예상된다.

정부의 주거비 부담 완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확대 등 가계소득 안정정책 등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둔화, 미·중 무역마찰, 원리금 상환부담 확대 등의 부정적 요인으로 인해 민간소비 증가는 예년에 비해 둔화될 전망이다.

■설비투자
설비투자는 2018년 2분기부터 전년동기비 감소세를 보이면서 2019년 1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욱 크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투자 확대를 주도한 반도체 업종에서 2018년 하반기부터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됨에 따라 투자 수요가 감소되고 있는 실정인데 미·중 무역갈등과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투자 감소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형태별로는 기계류 투자가 2018년 3분기 이후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이고, 운송장비 투자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증가세를 회복한 이후, 연초에 일시 감소하고, 최근에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올 설비투자는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감소하지는 않겠지만, 상반기에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연간 전체 기준으로는 감소세가 예상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미 이뤄져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을 제약하고 있고 미·중 통상마찰 지속과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은 기업들이 투자를 계속해서 유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기계수주액과 설비투자조정압력 등 설비투자와 관련된 선행지표들이 추가적으로 급락하지 않는 모습이며, 정부의 경제활력 제고 대책 추진과 추경 집행 가능성 등이 기업들의 투자 불안 심리를 다소 완화시키면서 하반기 설비투자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건설투자는 지난해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인 이후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규제와 경기 둔화로 인한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설의 수요 부족으로 인해 건물건설 투자가 크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며, 토목건설은 플랜트 등 토목공사 부문에서의 침체 여파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건설기성액이 최근 들어 감소폭이 점차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 그나마 다행이다.

이에 따라 올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건물건설에서 감소세가 이어지나, 하반기에는 SOC 예산 증대 등으로 인해 토목건설에서의 부진이 완화되며 추가적인 감소 추세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건물건설은 정부의 부동산 관련 대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으로 보더라도, 건물건설에서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토목건설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총액 기준으로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OC 예산 증대 및 공공부문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토목건설에서의 부진이 상당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건설투자는 올해 SOC 투자 증액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감소 폭이 줄어든 3.3%의 감소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입
올 하반기 수출은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 둔화 등으로 감소폭이 둔화될 전망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연간 수출이 전년대비 5.9%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경기는 미·중 무역협상의 결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세계 교역도 위축될 것으로 보이나, 미 연준과 ECB의 금리인하 시사 등주요국들의 긴축기조 완화 가능성과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은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화웨이 제재 등으로 인한 시장규모 축소로 부진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만 단가 하락세가 둔화되고 글로벌 IT기업들의 재고소진 시점에서 수출 감소세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은 하반기 유가의 소폭 상승에도 수요 감소와 해외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확대 요인으로 수출단가 상승 여력이 낮아 수출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조선은 2017년 이후 수주물량을 바탕으로 수출이 회복세로 전환될 전망이며, 자동차도 친환경차와 신차효과로 선진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은 국내 경기 둔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 등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로 자본재 등에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에는 전년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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